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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콜로이드 은의 정체
  글쓴이 : kopsa     날짜 : 00-02-02 22:31     조회 : 6793    
콜로이드 은의 정체

  콜로이드 기제에 초현미경적 금속 은 입자를 현탁시킨 제제가 콜로이드 은(colloidal silver) 제제이다.  서울경제(1999년 4월 1일, [건강나라] 콜로이드실버기 개발 시판)에 이 장치가 "순도99.99%의 은 봉을 증류수 속에서 전기분해 작용을 일으켜 체내흡수가 가능한 0.005~0.015미크론의 소립자로 녹여 은 이온 상태로 만들어 준다"고 한 내용에서 콜로이드 은이 무엇인지 좀 더 알 수 있다.   

1. 국내 콜로이드 은 유행

  필자가 콜로이드 은을 처음 접한 것은 조선일보 기사(1997년2월 1일, [신비의 물] 콜로이드 실버, 정말 만병통치인가)를 통해서다. 인터넷에 콜로이드 은이 "암과 에이즈를 치료하고, 대머리의 머리카락을 나게 하는 {신비의 물}이라느니, 바이러스성-세균감염질환, 여드름, 알레르기에 이르기까지 650여 가지 질환을 치료한다느니 화제가 무성하다"는 보도였다. 그 기사에는 "FDA도 {콜로이드 실버의 유통을 막을 권한이 없다}는 입장을 밝힘으로써 사실상 판매를 허용했다"라는 대목도 있다.
 
  당시 필자는 기사에서 "KIST 책임연구원 김재수 박사(금속공학)는 {은은 인체에 어떤 독성도 끼치지 않는 자연항생제로 오래 전부터 사용돼 왔다}며 {용액을 써 본 사람들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는 대목을 유심히 보았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그는 인터넷 자료 유의 말을 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가 의약학자가 아니기 때문에 이해되는 점도 있다.

  앞서 서울경제 기사는 1999년 4월 콜로이드 실버 제조기가 발매되었다고 보도했다. 이 제조기는 물론 약 제조기로 판매할 수는 없다. 아마도 공산품으로 판매하면서, 설명서 어디에도 약 제조 목적이라고 말하지 않으면서, 암시적으로 이 장치의 용도를 알려 줄 것이라고 생각해 본다. 그런데 한겨레신문(1999년 8월10일, [사기] 증류수를 만병통치약으로 속여 판매한 4명 영장)에는 콜로이드 은이 만병통치라고 광고한 업자에게 구속영장이 신청됐다는 기사가 실렸다.

  "은을 입힌 봉을 넣고 전기분해한 물을 1ℓ들이 병에 담아" 팔았다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콜로이드 은 용액 제조과정이다. 그런데 이들이 "증류수에 `은물(콜로이드 실버)'이란 상표를 붙여 한 환경신문에 당뇨병, 피부암, 무좀, 결핵 등에 효과가 있는 만병통치약으로 광고를 낸 뒤 다단계방식으로 팔아 온 것으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또 다른 어떤 방식으로 콜로이드 은을 판매하는 업자가 있을지 모르나, 필자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제조기 판매와 콜로이드 은 용액 판매가 무슨 차이가 있을지 생각해 본다. 오히려 마구 만들어 바르거나 마시면 문제가 더  큰 것이 아닐까?
 
  여하튼, 앞의 콜로이드 은 제조기와 관련 있는 기업체에서 은 속옷을 만들었다는 기사도 나와 있다(한국일보 1999년 8월 22일, [코코실버] 은 속옷 '건강박사' 시판). 김재수 박사가 개발한 은 합성 원단기술을 상품화, 섬유에 은을 첨가해 항균력을 높인 한 벌에 5만원 짜리 은 속옷을 내놓았다는 것이다. 기존 천연섬유와 비교해서 항균력이 우수하고 또한 여러 번 세탁해도  항균력을 유지한다고 한다. 어떤 세균에 대한 항균력인지 모르나 은이 배양액에 솔솔 새어나와 균을 죽일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이렇게 비싼 속옷을 사 입을 필요가 있을까? 기사에는 "특히 임산부나 세균성 피부질환이 있는 고객에게 효능이 뛰어나다"라고 되어 있다. 또한 암에도 효능이 있기 때문에 암 환자용 특수 의복개발에도 나섰다고 한다. 그러나 이 속옷을 입어 위에 열거한 질병에 정말로 효과를 발휘한다는 증거가 있을까? 다른 대안, 즉 과학적으로 연구된 약보다 효과적이고, 경제적이라는 증거가 있을까? 과학적으로 그런 증거의 확보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는 필자로서, 증거가 없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콜로이드 은 제조기도 그렇고 이런 판매전략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 의심이 있다.   
 
2. 콜로이드 은의 정체   

  과연 과학적으로 연구된 증거가 있는가?  필자는 이 질문이 허위과학으로 광범위하고 깊게 오염되어 있는 한국에서 항시 물어야 할 것이며 효능을 인정하고, 활용하기 전에 과학적인 증거를 찾아보아야 할 책임이 있다고 느낀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콜로이드 은에 관한 소문이나 주장도 대부분 허위로 드러나고 약으로의 정확한 실체를 알 수 있다.

  콜로이드 은 제제는 현대 항균제가 등장하기 전에 소독제 내지 살균제로 많이 사용하던 약이다. 미국 약전에는 1975년이래 등재되어 있지 않지만 지금도 약전에 올라 있는 국가가 다수 있다. 주로 점안제, 점비제로 사용하며 화상의 감염 예방과 치료에도 적용한다.
     
  미국 보건당국은 콜로이드 은 제제가 건강식품점과 약국에서 앞서 말한 대로 다양한 허위효능의 소문 속에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에 깊은 우려를 나타내었다. 1995년 건강식품점에서 흔히 팔리는 9개 제제를 시험한 결과를 보아도 2개의 제품은 미생물로 오염되어 있었으며, 제제 중에 은의 함량에 상당한 차이가 있으며, 안정성(stability)에도 문제가 있으며, 단지 5개의 제품만이 시험관내 시험에서 항균력을 나타내었다.  물론 이 5개의 제품도 주장하는대로 감염질환에 항균 효능을 나타낼지는 미지수이다.
 
  이것보다 더욱 큰 문제는 콜로이드 은 제제의 안전성(safety)이다. 장기적으로 은 제제를 사용할 경우, 은은 피부, 눈, 내부장기에 축적되며 피부가 잿빛의 회색으로 변하는 은 침착증(argyria)을 유발한다. 이 증상은 항균제가 나오기 전 은 제제가 많이 사용되던 때에 흔히 볼 수 있던 것이나  그후 그리 관심을 두지않았던 것이다. 아직 은 함량과 은침착증과의 자세한 자료가 없으나 상당한 양의 은을 함유한 제제도 판매되고 있으므로 문제가 될 것임이 틀림없다. 이러한 은 함유 제제의 위험성과 그것이 가진 효능성의 한계를 고려하여 미국 식품의약국은 1996년 10월에 일반의약품에 콜로이드 은의 사용을 금지할 것을 권고하는 안을 내었고 1999년 8월에는 최종 금지조처가 내려졌다.   
 
3. 김재수 박사와 신과학

  위의 몇 개 기사만 보아도 김재수 박사가 우리 나라 콜로이드 은의 유행에 기여하였음을 알 수 있다. 콜로이드 은 속옷의 개발은 공학자로서 훌륭한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지만, 그것이 암시하는 대로 실제 질병 환자에게 효용이 있을지는 의심이 있다. 질병 치료에는 확실한 과학적 근거를 가진 방법만이 의미가 있다. 속옷은 분명히 상품이며 프로파간다가 통하는 것이지만, 병의 예방과 치료에는 과학적인 근거 외의 것이 통하지 않는다는 개념정립이 필요하다.

  이와는 별개의 말을 하려고 한다. 김재수 박사는 신과학 반경의 학자이다. 그는 1999년 9월 12일 개최된 미내사 클럽 주최 '제3회 국제신과학심포지엄'의 운영위원장을 맡았다(한국일보 1999년 9월 13일, '물'여인 '물'엔진 시선집중). 그곳에서는 '물' 여인, 상온 핵융합, 초효율 특수전압발전기, 사후세계 지도 등등이 소개되었다고 한다. '물' 여인과 관련하여 "양애란 씨는12살 때 갑자기 밥이 먹기 싫어지다 물조차 먹지 않고 잠도 자지 못하며 1년을 지낸 후 34년 동안 물만 먹고 살아온 자신의 과거를 담담히 소개.."라고 나와 있다.

  양애란씨는 정말로 물만 마시고 살았을까? 증언을 그대로 믿기보다 그녀가 실제 어떻게 살아왔는지 과학자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조사해야 하지 않을까?  개인의 증언이 그대로 초능력으로 광고되는 이 세상 초능력을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최근 주간조선(2000년 2월 3일, [커버스토리] 초능력이 21세기를 지배한다)에서도 양애란 씨를 다뤘다. 그녀는 또한 예지능력, 질병 치유능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으며 일반인과의 접촉을 삼가고 있어  학문적 연구 자체가 불가능한 실정이라고 하였다. 그렇다면 "기존 과학이 설명하지 못하지만 분명히 실재하는 현상이다"라고 해서는 안될 것이다. [콜로이드 은에 관한 자료가 Stephen Barrett의 인터넷 사이트(www.quackwatch.com)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