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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술에 과학성이 있는가?
  글쓴이 : kopsa     날짜 : 99-12-16 15:26     조회 : 5660    
침술에 과학성이 있는가?

  중국 침술 연구의 일인자는 베이징 대학 한(J.-S. Han)교수이다. 1995년
그의 실험실을 찾은 CSICOP 방문단에 의하면, 한 교수는 37명 연구원을
거느린 연구소의 소장이다. 그의 연구는 서양 학자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
으며 저명한 아편류(opiate) 학자 골드스타인(Avram Goldstein)이 스탠퍼
드 대학을 은퇴하며 장비 등을 한 교수에게 보낸 일화도 있다. 한 교수는
미국 약물남용연구소(National Institute on Drug Abuse)나 프랑스 제약회
사 웁사(Upsa Laboratories) 등과 같은 곳으로부터 연구비를 받아 연구하
고 있다고 적혀 있다.

1. 침술의 엔도르핀 설
 
  한 교수는 침술의 진통효과를 연구하여 유명한 엔도르핀(endorphin) 설
을 낸 학자이다. 그는 뇌에 존재하여 모르핀과 유사한 작용을 나타내는 엔
케팔린류(enkephalins)가 발견되기 이전에 침술이 토끼의 통증 감소를 가져
오며 침술로 처리한 동물의 뇌척수액을 미처리 동물에 주입함으로써 미처
리 동물에 유사한 진통 효과가 나타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이것은 침술이 전달 가능한 어떤 물질의 방출을 촉진하여 통증 역치를
증가시킨다는 것을 의미하며 후에 이 물질은 아편제 펩티드류(opiate
peptides), 즉 엔케팔린류와 엔도르핀으로 밝혀진 것이다. 그는 또한 침술의
진통작용이 척수신경의 표면에 있는 엔도르핀 수용체의 발현을 억제함으로써
억제된다는 결과를 내어 엔도르핀설을 분명히 했다. 
  한 교수는 이런 결과를 정규 학술잡지에 발표하여 일단 규격화된 과학연
구의 형식을 통과했으며 이 때문에 미국 국립연구기관에서도 연구비를 받
을 수 있었으나 그의 엔도르핀 설에 또한 많은 문제도 제기되었다.
  한 교수는 인간의 경우 엄지와 집게손가락 사이의 침점(acupuncture 
point)에서 자신의 연구결과가 특이하게 나타난다고 주장하였으나 그의 실
험을 재현해 본 학자에 의하면 침의 정확한 위치와 통증완화 내지 임상적
효과와는 관련성이 없다는 결과였다. 또한 어떤 학자는 엔도르핀 수용체
차단제인 날록손(naloxone)을 사용한 실험에서 침술 진통효과를 반전시킬
수 없었다. 이런 차이가 정확한 측정 조건 등 방법상 차이에 기인한 것인
지 아직 불명확하나 한 교수의 실험이 쉽게 재현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나
타낸 것이다. 
  또한 침술에 의해 방출된다는 엔도르핀의 역할에 대해서도 문제가 제기
되었다. 엔도르핀으로 통증완화를 설명해 줄 수 있는지에 관한 문제이다.
예를 들어 혈장 엔도르핀의 농도와 인간의 통증 완화정도 사이에는 일치된
관련성이 성립되지 않는다. 또한 침술에 의한 일시적인 엔도르핀의 증가로
는 침술사가 흔히 주장하는 오랜 동안의 통증 완화를 설명해 주지 못한다.
  이 외에도, 과연 엔도르핀이 방출된다면 이것은 침술에 의해서만 나타날
것인가? 꼬집기라면 어떨 것인가? 실제 한 교수는 꼬집기에 의해서도 마찬
가지로 엔도르핀이 방출된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침의 삽
입보다는 꼬집기가 더욱 편리한 방법이 아니겠는가?
  마지막으로 침술이 단순한 플라시보 효과라는 사실을 이들이 얼마나 심
각하게 고려했는지에 관한 의문이다. 어떤 학자는 침술의 효과가 동물에서
도 나타나는 이상 플라시보 효과는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동물에 침을 삽입하기 위한 조작, 즉 움직임의 억제가 동물에 진통작용을
유발한다는 실험 결과도 있다. 결론적으로 침술의 특이한 조작에 의한 진
통작용과 그 효과를 엔도르핀의 방출로 해석하려면 아직 좀 더 통제된 실
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2. 울렛과 조장호 박사의 연구

  앞서 말한 중국의 한 교수의 연구와 관련하여 알아야 할 중요한 사실은
그가 연구에 자신이 개발한 저전압 전기자극 장치, 다시 말해서 전기침술
(electroacupuncture)을 사용하였다는 사실이다. 한의학의 전통적 일반 침술
과 전기침술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이에 관해 연구한 사람은 1970년대 중
국과의 문호개방과 함께 NIH의 지원을 받아 침술을 연구한 미주리 의과대
학의 울렛(George A. Ulett) 교수이다.
  울렛은 중국 전통 침점(경혈점)과 경락 개념이 과학이 아닌 사변적 체계
라는 것을 분명히 했으나 그렇다고 과학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고 하
였다. 그는 해부학적으로 신경-근 접합부위 가까이 존재하는 80개 정도의
침점은 의미가 있다고 발표하였는데, 이것은 침술 해석의 과학적 접근이다.
그는 이들 부위에의 자극이 신경 경로를 통해 예를 들어 뇌 신경세포의 반
응으로 이어진다는 사실도 알아내었다.
  그렇다면 이 부위에의 자극에 일반 침술보다는 전기 침술이 효과가 크고
재현성이 클 것이라는 결과는 당연하다. 그는 침술의 진통작용과 관련하여
한 교수와 마찬가지로 엔도르핀 설을 지지하였다. 그 근거로 예를 들어 엔
도르핀이 결핍된 백쥐에서는 침술에 대한 반응을 관찰할 수 없다고 발표하
였다.
  울렛의 이러한 신경 생리와 관련지은 침술의 과학적 해석은 전통 침술의
문제를 분석하는 데에도 중요하다. 우선 그 많은 침점은 의미가 없다. 또한 
통증 완화 외에 아직 증명될 부분이 있을 것이나 그 다양한 효과 주장도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이(귀) 침술에 의한 마약이나 담배 중독의 치
료는 단순한 플라시보 효과라고 말했다. 
  그런데 1998년 한국의 조장호 교수 팀은 미국 학술원 논문집[Proc. Natl.
Acad. Sci. USA, 95, 2670-73 (1998)]에 자기공명촬영(fMRI) 에 의해 동양
의학에서 제시된 눈 장애의 치료에 유용하다는 침점과 서양의학에서 기술
된 뇌 시각 부위간에 관련성을 입증하는 논문(New findings of the
correlation between acupoints and corresponding brain cortices using
functional MRI)을 발표하였다. 연합통신 기사(재미 조장호박사, 침술-뇌
직접작용 확인, 1998년 8월 23일 입력)로 해설해 보자. 

 "조교수는 눈에 불빛으로 자극을 준 뒤 뇌의 활성부위를 특수자기공명촬
영장치(fMRI)로 촬영하고 이를 침술에서 시력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여겨
지는 새끼발가락 쪽 발등에 침을 놓았을 때의 뇌 활성부위와 비교했다. 실
험결과 눈에 불빛을 비치는 자극을 줬을 때와 발등 부위에 침을 놓았을 때
똑같이 뇌의 시각피질(visual cortex)이 활성화돼 침을 놓으면 뇌의 특정부
위가 활성화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실제 연구논문에 의하면, 12명의 자원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시각
자극에 의해서는 모두 시각 부위의 활성이 나타났으나 침술에 의해서는 4
명은 활성화, 8명은 활성저하를 가져왔다. 이것을 편의상 음과 양으로 각각
나누어 4명 활성자(음)의 시각자극 신호변화 평균치는 9.9, 침술 자극 신호
변화 평균치는 9.2 였다. 8명 활성저하자(양)의 시각자극 신호변화 평균치
는 8.0 그리고 침술자극 신호변화 평균치는 -7.6이었다. 또한 대조로 침점
에서 2-5 cm 떨어진 부위에 침을 놓았을 때는 신호변화가 없었다.
  조장호 박사는 연구논문에 이 결과를 예비연구(preliminary study)라고
표현하였으나 이 실험에 관해 몇 가지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제일 중요
한 사항은 활성화, 활성저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관한 것이다. 음, 양으
로 분류한 개인에 따라 활성화 또는 활성저하가 항상 재현성 있게 나오는
것일까? 이에 관한 언급은 없다. 어째서 실험을 반복하여 이를 확인하지
않았는지 궁금하다.
  다양한 조건에서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활성화, 활성저하가
단지 12명 대상에 따른 무작위적인 반응이 아니라고 어떻게 말할 것인가?
시각 피질의 신호반응이 발등 침점 부위의 자극만에 의한 것이 아닌 심리
적 시각 상상 등 다른 요인이 복합되어 그렇게 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또한 개체적인 발등 침점부위의 해부학적 차이에 기인할 수도 있
는데 이것을 음, 양으로 본다면 과대 카테고리화한 것이다. 
  연합통신 기사에는 <디스커버>지를 인용하여 "침술이 뇌와는 관계없이
질병에 치료효과를 나타낸다는 지금까지의 생각을 뒤엎는 것이어서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했지만 신경적인 해석은 앞서 설명한대로 이미 오
래 전에 나온 것이다. 따라서 시각 피질의 신호변화에 대한 과학적인 해석
을 내릴 때 반드시 신경자극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때 활성화, 활성저하
를 해석할 수 있는 방도는 없을까?
  앞서 말한 대로 신경 분포가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이것만
으로 활성화, 활성저하를 해석하기에는 근거가 없는 추정일 뿐이고 그것도
과대 해석일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그 기사는 "하지만 침술이 정확하
게 어떤 경로를 거쳐 인체에 작용하는지는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고
이 잡지는 덧붙였다"라고 하였으나 실험에서 통제되지 않은 다른 인자의
개입을 배제하기가 어렵다.
  다음에 신호반응이 모두 나오지 않았다는 대조 실험을 보자. 대상이 어
떤 배경을 가진 사람들인지 나타나 있지 않지만, 대조 실험은 침술인지 아
닌지 모른 상태에서의 실험이어야 한다. 그런데 시각자극실험, 침점실험,
대조실험의 일련 절차를 밟았다면 실험 대상은 아마도 대조실험을 구별할
수 있는 상황일 수도 있다. 대조실험이 침점에서 2-5cm 떨어진 부위라고
하는 것도 그렇다. 대조실험을 구별할 상황과 더불어 다른 부위의 자극에
의한 통증 감각의 정도 등에서 차이로 대조임을 알아차렸을 가능성도 있
다.
  그렇다면 대상의 심리상태가 신호의 무형성을 야기하지 않았다고도 단정
할 수 없다. 이런 상태를 통제하기 위해서는 대조는 대상이 구별할 수 없
는 상황에서 정확히 같은 부위에 자극을 준다고 느끼나 실제는 삽입되지
않는 침을 사용해야 한다. 이런 가짜 침(fake needle)의 필요성은 오래 전
부터 제시되어 오던 것인데 얼마 전에 하이델베르크의 학자에 의해 그런
침에 관한 학술논문[Lancet, 352, 364(1998)]이 발표되었다.   
     
3. 미국 국립보건원 공식인정?

  1997년 11월 국내 신문에는 미국에서도 침술효과를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는 기사가 널리 실렸다. 예를 들어 약업신문(침술 치료효과 서양서 인정,
1997년 11월 13일)에 의하면 미국 NIH가 12명의 '침술에 대한 합의도출 위
원회'로 하여금 지금까지 발표된 침술관련 논문과 전문가의 연구결과들을
검토하게 한 결과 침술이 '일반 외과 및 치과의 수술 후 통증, 임신에 따른
구토증, 암의 화학치료로 인한 구토증, 기타 통증의 보조적 치료 등'에  효
과가 있다고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이것은 정확히 말해 1997년 11월 3일에서 5일에 걸친 미 NIH 합의 도출
회의의  결론(NIH Consensus Development Conference Statement)에 포함
된 내용이다. 이 결론에는 또한 침술의 작용 메커니즘과 관련하여, 앞서 말
한 중추신경계와 말초신경계에서 엔도르핀 등의 방출뿐만 아니라 신경 자
극에 의한 뇌하수체 등 내분비 기능의 변화를 가져온다는 증거가 나오고
있다고도 기술되었는데 지금까지 근거가 없다고 배척되었던 침술에 새로운
전망을 제시한 것이다.   
 이 때문에 우리 나라의 한의학계 등 모두가 이를 진심으로 환영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침술이 정말로 효과가 있는지는 과학적인 측면에서 이렇게
간단하게 결론지을 것은 아니다. 앞서 말했지만, 침술의 통증완화와 관련하
여 실험에서 엔도르핀이 분비되는 증거가 나왔다고 하자. 그러나 이것은
꼬집기와 차이가 없다고 하지 않은가? 그렇다면 엔도르핀이 나왔다는 사실
만 갖고 이 때문에 침술이 '외과 및 치과의 수술 후 통증' 치료에 듣는다고
말할 수는 없다.
  실제 중요한 것은 침술이 통제된 임상 시험에서 정말로 앞서 열거한 적
응증에 효과를 나타내는지 여부이다. '침술 합의도출위원회'에서는 듣는다
는 충분한 증거가 있다고 했지만 실제 그런 것일까? 이런 측면에서 '합의
도출위원회'의 발표 뒤에 어떤 비평이 제기되었는지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
다.
  중요한 비평은 1997년 11월 10일 CSICOP의 주관으로 발행되는
SRAM(The Scientific Review of Alternative Medicine)의 편집인들로부터
나왔다. 스탠퍼드대학 샘슨(Wallace Sampson) 교수는 '합의 도출위원회'가
NIH의 대체의학실(OAM)의 산물이며 "합의란 찬성자의 합의였지 유효성
이 있는 과학적 의견의 합의가 아니었다"라고 비평했다. 그는 "침술은 증
명되지 않은 치료법이다"라고 분명히 하며 합의도출 회의에서 제시된 질병
에 대한 침술의 효과란 '고전적 의사과학(classical pseudoscience)'이라고
말했다.
  이외 SRAM 편집인에 속한 다른 학자들의 비평은 생략하고 다른 학자
들의 의견을 살펴보자. 1997년 11월 15일자 잡지(New Scientist)에 의하면
워싱턴 대학(시에틀) 통증센터(Multidisciplinary Pain Center) 소장 레스터
(John Loester)은 실제 침술의 효과와 관련하여 제대로 수행된 연구가 없
다고 하였다. 또한 캘리포니아 대학(샌프란시스코) 통증 전문가 바스바움
(Allan Basbaum)은 침술의 효과가 플라시보 효과와 다르다는 어떤 지지할
만한 증거를 발견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또한 1997년 11월 13일자 잡지(Nature)에서 뉴욕 마운트시나이 의과대학
허버트(Victor Herbert) 교수는 합의 도출 회의를 "자신의 망상을 사실이라
고 믿는 믿는자의 회의였다"라고 하며 침술을 '의사-종교적 컬트주의
(pseudo-religious cultism)'라고 비평하였다. 그럼에도 합의 도출회의를 주
관한 측에서는 합의 도출위원회의 과정이 정당한 것이라고 변호하였다.   
     
4. 참고

1)강건일 박사의 <신과학은 없다>에 침술 관련 내용이 있다. 또한
quackwatch.com과 csicop.org에서 침술 관련 많은 내용을 찾을 수 있다.
2) 최근 논문으로 Two Views on Acupuncture: NIH and SRAM Dispute
Validity, Efficacy(Skeptical Inquirer March/April 1998, p. 5-6)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