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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물과 음악'
  글쓴이 : kopsa     날짜 : 99-11-14 15:22     조회 : 6393    
식물과 음악

  한국경제 기사(1999년 2월 8일 [생활 속의 과학] '신과학'...불가사의를 푼다}에
는 피라미드의 신비뿐만 아니라 '파동에너지'라는 소제목으로 음악 농법에 대해
소개하였다.  일부 내용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미국에서는 지난 83년 농작물의 생산력을 증대시키는 효과가 있는 '소닉 블
룸'이라는 음악을 상품화해 히트를 친 적이 있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연구가 진
행돼왔다. 음악을 들려주면 채소에 벌레가 접근하지 않는다든지, 젖소의 우유생
산량이 늘어난다는 등이 그런 경우다. 옛 선조들이 벼이삭이 날 때쯤 들판을 돌
며 농악을 울리는 것도 이같은 원리에서 비롯됐다는 해석도 있다. 식물이나 동
물이 음악에 반응을 한다는 것은 일종의 파동이 갖고 있는 에너지에서 비롯된다
는 게 신과학자들의 설명이다."

1. 음악농법의 과학성

  위 기사에서는 식물과 동물을 음악과 관련하여 함께 기술하였는데 벌레나 젖
소와 같은 동물의 경우 식물과 달리 청각기능을 갖고 있을 수도 있으므로 둘 사
이는 분명히 구별돼야 한다. 다시 말해서 정말로 그런지는 과학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지만, "젖소의 우유 생산량이 늘어나거나, 채소에 벌레가 접근하지 않는
다"는 것은 가능할는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러나 청각기능이 없는 식물이 동물
과 같이 음악에 반응한다는 개념은 기이할 뿐이다.
  물론 음악을 '파동 에너지'로 볼 경우에 에너지인 이상 동물, 식물뿐만 아니라
만물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어느 신비적인 현상과
마찬가지로 이 경우에도  인간의 감정에 와 닿는, 인간에게 좋은 음악으로  젖
소의 우유 생산량을 높인다거나, 해충을 쫓는 것 같은 인간의 관점에서 좋은 일
만 기대한다. 모든 것은 실험해 보아야 알 것이지만 그저 인간 중심적인 사고가
아닌가 의심이 간다.
  그러나 이런 상상은 할 수 있다. 사람에게도 참지 못할 시끄러운 음악이 있는
이상, 해충에게 참을 수 없는 음(전자기파)을 찾아내어 들려주면 그 장소에서 사
라져 버릴 것이 아닌가. 실제 이와 유사한 음악 해충 제거법은 1950년대 미국에
서 시험되었다. 일부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발표되기도 했으나, 미농무성은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결론지었다. 그래서 지금 미국 대부분의 주에서 이런 식
해충 제거장치는 불법으로 규정되어 있다. 그러나 이 경우 전자기파가 인간이
들을 수 있는 가청부위의 파장인지는 의심이 있다.   
  그후 한국경제(1999년 5월 12일, '그림 음악 들려주면 농작물도 생생')에는 농
업과학기술원 이완주 박사의 연구가 소개되었는데, 그가 개발한 그린 음악이 작
물의 생장을 촉진하고 진딧물 유의 해충이 적게 끼게 했고, 이제 6백여 농가에
서 채택했다고 기사에 적혀있다.
  그린 음악이 작물의 생장을 촉진한다는 이 내용이 소위 식물과 음악의 관계이
다. 이런 식 아이디어는 식물도 인간과 마찬가지의 감정을 갖고 있다는 1960년
대 '백스터(Cleve Backster) 효과'에서 유래한 것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과학계에
서 인정치 않았고 대중반경의 한때의 유행이었던 것이 한국과학자가 새삼 이를
증명했다니 기이할 뿐이다.
  이 박사는 현상적 실험결과를 증거로 내세웠으나, 문제는 그의 실험이 얼마나
충분히 통제된 것인지에 관한 것이다. 이것은 모든 초정상 현상의 주장에 공통
적인 것으로 반박에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실험결과가 사실이라면
국제적인 일류 학술지에 게재가 가능할 것이므로 정말로 이 박사가 이 연구결과
를 그런 잡지에 게재했다면 일단 인정할 여지가 있다. 그렇지 않고 연구보고서
나, 그저 기자들에게 말한 내용으로는 그의 실험의 문제를 파악하기가 어렵다.
  다만 초정상 현상의 진위 판단에 메커니즘에 기초한 분석이 효과적이라는 비
평가의 인식에 따라 메커니즘의 과학성 여부를 따져 볼 수 있다. 이 박사는 다
음과 같이 메커니즘을 추정하였다. 

 "음악이 울리면 공기를 타고 음파가 식물의 몸에 닿는다. 세포벽에 닿은 음파는
벽을 떨게 하고 그 떨림은 액체로 채워진 세포질로 이동한다. 이것은 안마를 해
주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그 결과 세포질은 활성을 얻어 신진대사가 촉진된
다. 그리고 잎 뒤에 있는 숨구멍을 많이 열어 가스교환이 활발해진다. 또 잎에
뿌려준 비료의 흡수가 촉진돼 에너지를 간직하는 ATP란 성분이 많이 생긴다.
양분을 만들어주는 엽록소도 많아진다."

  아마도 이것이 유일한 과학적 해석일지 모른다. 분명히 음악이 식물과 접촉해
야 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음파를 통해서다. 그리고 생장을 촉진하려면 대사기능
의 촉진과 관련되어야 하기 때문에 이런 메커니즘적 상상은 당연하다. 그렇다면
음악이 정말로 식물의 세포질을 떨게 하는가, 그것이 대사의 촉진으로 나타나는
가, 그것이 가스교환을 활발히 하는가, 그것이 비료의 흡수를 촉진하는가 등 실
험에 의해 증명해 보여야 할 것이다. 이것은 분명 작업가설을 증명하는 방법이
다.
  그래서 정말로 식물의 생장을 촉진할 단서가 발견되면 야외에서 식물을 대상
으로 실험해 보아야 할 것이다. 그 이전에 어떤 가설에 기초하여 이런 실험을
시작했는지 모르나, 아직 실험 통제를 평가받기 전에 그린 음악을 농가에 배포
하는 행위가 적절한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2.  이규태의 모차르트 효과

  음악은 인간의 감정과 영혼을 살찌우듯이 모든 것에 좋다. 이런 개념은 조선
일보 이규태 코너(1999년 4월 11일, 모차르트 효과)에도 나타났다. 식물의 생장
과 관련된 음악 효과가 기술되었다. "품종에 따라 바흐를 또는 모차르트를 더 좋
아한다는 기호까지 있음을 알아내었다"는 것이다. "태아뿐만 아니라 유아에게 들
려주어 자라게 하면 집중력과 창의력이 향상된다는 모차르트 효과가 책으로 나
오기까지 했다"고 한 점에서 이 모든 것을 '모차르트 효과'로 표현한 것 같다. 음
악의 식물에 대한 백스터 효과를 인간에까지 확장하였으나 '모차르트 효과'는 확
장 효과인 셈이다.
  좋다는 쪽으로 확장할 셈이면 무슨 이야기인들 못하겠는가? 이규태의 글에는
"포도주 양조장에 모차르트 음악을 종일 틀었더니 더 맛있게 성숙됐다는...주방에
다 전형적인 모차르트 음악을 흘려 요리의 맛을 증진시키려는 시도가 한국의 한
호텔에서 시도되고도 있다"고 하였다. "음악은 이제 예술이기 전에 응용과학인
셈이다"라고 했으나 과학을 아는 사람의 눈에 모든 증거들이 어설퍼 보인다.
  몇 달 뒤에는 미국 학자들이 태아나 유아들에게 모차르트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이 과장된 것이라는 기사가 실렸다(조선일보 1999년 8월 4일, [미학자들] '모차
르트 효과 과장된 것' 잇단 의문제기). "두뇌 과학분야의 각종 첨단 연구결과에
따르면 3세 이전의 아이에게 [중요시기]란 존재하지 않으며, 두뇌는 평생 배우고
변화해 초기의 학습 결핍도 나중에 치유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그런데도 이규태의 음악에 대한 열정은 끝이지 않는다. 1999년 11월 1일자 조
선일보 이규태 코너는 제목을 '음악발효'라고 달았다. 이번에는 박스터(Backster)
박사라는 이름도 거명하였다.  그리고는 "식물뿐 아니라 된장 간장 김치 빵 같은
발효음식을 만드는데 특정 음악을 틀어놓고 띄우면 맛이 좋아진다는 연구를 토
대로 음악발효 빵이 등장했다는 보도가 있었다"라고 하며 그는 "이제 아마데우
스 된장, 월광고추장, 동심초 김치의 등장도 멀지 않은 것 같다"고 전망까지 제
시한다. 그는 진정으로 과학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모르고 과학적 내용을 재미
삼아 말하고 있다. 

3. 자연음악

  식물과 음악의 주제는 '나무의 노래'에서도 나타난다, 조선일보(1999년 5월 17
일, '나무의 노래를 들으면 영혼 맑아져요')는 한국자연음악회 이기애 회장을 인
터뷰한 내용을 소개했다. '자연음악'의 시초와 내용이 다음과 같이 설명되었다.

  "95년 어느 날, 가제오 메그르라는 15세 소녀가 '나무 풀꽃이 부르는 노래가
들린다'며 이를 피아노 곡으로 옮겼다. 메그르는 식물의 노래를 500여곡 악보로
옮겼고, 아오키 유코라는 가수가 이를 노래하면서 널리 알려졌다....메그르가 전
곡한 식물의 노래는...들어보면 '아' '우' 같은 모음만의 선율도 있고, 대체로 편안
한 분위기이다."

  이 음악을 듣고 마음이 편해지고, 불편한 몸이 나았다는 사람들이 나왔다는
것이다. 정말로 식물은 노래하며 특수한 인간만이 이를 들을 수 있을까? 예를
들어 수도관에 물이 흐르듯이 식물도 줄기를 타고 물이 흐른다. 수도관 물은 인
간이 들을 수 있지만 식물의 이런 소리를 인간이 들을 수 있는지는 음 민감성이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서도 어렵다고 생각된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
소리로 병이 치유될 수 있을까? 식물과 음악과 함께 하는 상상적 효과에 불과하
다고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식물이 내는 소리(음악)를 응용할 가능성을 말해보자. 앞서 식물
의 줄기를 타고 물이 흐르는 소리를 말했으나, 예를 들어 식물이 충분히 물을
공급받지 못하면 세포의 파괴가 일어나며 이것은 소리건 아니면 전기적 측정이
건 측정이 가능할 것이다. 이러한 측정 장치가 개발된다면 응용 가능한 분야는
많다. 한 가지 예로, 막연히 물을 주는 것이 아니라 실제 식물이 물이 필요한 때
를 계량적으로 알아내어 자동으로 급수하는 장치의 개발이 가능할 것이다. 

4. 참조

1) 강건일, 신과학은 없다, 지성사, 1998.
2) Rosemary Ellen Guiley, Harper's Encyclopedia of Mystical & Paranormal 
  Experience, Castle Books, Edison, New Jersey, 19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