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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O/신물리학
   
  오컴의 면도날 적용과 행성의 궤도(UFO 관련)
  글쓴이 : 이응신     날짜 : 03-03-16 08:10     조회 : 6546    
오컴의 면도날 적용과 행성의 궤도(UFO 관련)
*(UFO 관련)을 임의로 넣었습니다.-편집자 

아직 강박사님의 책을 읽지 않아 '오컴의 면도날'에 대한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인터넷에 떠도는 많은 글들이 UFO현상을 오컴의 면
도날로 적용하는 방법에 대해 비난하고 있습니다. 이런 비판이 잘못되었다
는 말이 아니고 왜 오컴의 면도날을 적용했으며 어떤 문제점이 있는가를
분석하지 않고 맹목적인 비난 수준에 그치거나 가끔 유식한 문장이나 복잡
한 지식을 끼워 넣어 읽는 사람을 유혹하는 글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오컴의 면도날은 중세 스콜라철학의 기반을 이루는 판단 잣대임에는
틀림없으나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어떤 현상을 설명하
는데 복잡하게 가정을 하는 것보다는 간단하게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해도
잘 설명할 수 있다면 후자를 선택함이 현명하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오컴
의 면도날을 자연현상에다 적용시킬 때는 문제가 단순하지는 않습니다. 또
존재론과 직접 상관이 있을 때는 아무리 면도날로 잘라 내도 상대방이 합
리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UFO를 설명할 때 오컴의 면도날을 적용하
면 설명하는 측에서는 아주 합리적이라고 생각할 지 몰라도 UFO를 맹신
하는 사람에게는 전혀 쓸모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존재문제는 인식의 문제
가 아니라 믿음이나 신앙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UFO는 존재를 믿고 싶어하는 심정에서 나올 수도 있고 진짜로 존재할 수
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지지자들은 직접 UFO를 본 사람들은 별로 없음에
도 불구하고 목격담에 의해 존재를 믿어 버립니다. 목격담을 믿고 싶어하
는 사람들에게는 계속 비슷한 지식이 선별적이면서 체계적으로 쌓이고, 나
중에는 하나의 전형을 만들어 내고 여기에 매몰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처음부터 논리적이거나 합리적으로 따지지 않고 존재를 믿어 버리기 때문
입니다. 그래서 UFO의 존재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논리를 살펴보면 대부분
남들의 목격담을 인용하여 받아들이지 자신이 존재를 직접 목격하거나 이
성적으로 따져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여기에서 UFO 신봉론자들의 허점
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아무리 오컴의 면도날을 들여대도 흔들리
지 않습니다.

가끔 로드라는 이상한 물체를 가정하고 발견에 총력을 기울이는 사람도 있
기는 합니다. 설명에 따르면 워낙 속도가 빨라 기존의 물리학으로 설명하
지 못한다고 합니다. 기존의 물리학이 로드의 갑작스런 운동을 설명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힘과 이동거리를 따지는 동력학의 전제조건이 매끈한
연속함수를 미적분하는 과정으로 보고 있으므로 불연속에 따른 운동은 다
루지 않기 때문입니다. 즉, 물리학은 자연의 현상을 논리적으로 이해하는
틀이지 (예를 들어 미적분학이라는 수학적인 수단으로) 로드의 운동까지
이해할 수 있는 설명범위를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물리학이 로드의 운
동을 설명하지 못한다고 해서 로드의 존재가 증명되는 것이 아닙니다. 이
런 앞뒤 관계를 잘 따지지 않으면 UFO가 현대과학의 맹점 때문에 존재한
다는 엉뚱한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다음에 존재를 증명하는 문제로 넘어가서 흔적에 따른 논리적인 설명입니
다. 대부분 단순한 자연현상이거나 군사목적의 비행물체 이동이나 추락으
로 인해 나오는 현상을 UFO로 설명하려고 시도합니다. 흔적은 자연적인
현상이나 인공적인 의도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진짜로 UFO에
의해 만들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UFO에 의해 만들어졌을 경우 메커
니즘을 설명하지 못합니다. 인공으로 또는 자연적으로 만들어졌다고 가정
하면 어떤 흔적을 잘 설명할 수 있는데 구태여 어렵게 UFO를 가정하여
메커니즘은 무시하고 흔적이 바로 존재라는 등식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럴
때는 아무리 오컴의 면도날을 들여대도 소용이 없습니다. 흡사 상온핵융합
처럼 주장만 할뿐이지 메커니즘을 인과관계에 의해 설명을 할 생각을 하지
않고 그냥 인간이 만들지 않았다는 식으로 넘어갑니다. 현상과 존재간 물
리량에 의한 인과관계를 밝히지 못하거나 그냥 넘어가고 존재 문제로 귀착
시킵니다. 이점이 UFO 지지자들의 결정적인 맹점입니다. 요즈음도 비행기
나 인공위성이 추락하면 군 관계자들이 즉시 현장으로 출동하여 민간인들
의 접근을 차단하고 피해여부를 알기 위해 방사능 측정기를 동원합니다.
방사능 측정기를 들고 갔음이 중요하지 방사능 측정기에 의해 얼마만큼의
방사능이 검출되었는가에 대하여서는 알려지지도 않고 알려고 노력도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상한 현상으로 둔갑을 하는 경우가 종종 일어납니다.

오컴의 면도날은 지동설에서 행성의 궤도가 원이냐 타원이냐를 따지는 문
제에서 위력을 발휘합니다. 아무리 사람이 천체의 운동을 바라보아도 눈에
보이는 현상은 동일합니다. 그러나 옛날에는 천체가 지구를 중심으로 돈다
고 인식하였고 그 후에 지구를 포함한 행성만 태양주위로 공전한다고 인식
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런 인식의 문제는 사람이 자연을 보는 관점이나 논
리체계, 또는 지식체계에 의해 결정이 되지 자연이 사람이 인식을 바꾸는
동안 스스로 변한 것이 아닙니다. 사람은 자연을 인식하는 과정에서 효율
적인 판단 잣대를 동원합니다. 이런 판단 잣대 중 가장 뛰어난 개념이 '인
과관계'고 오컴의 면도날도 판단 잣대 중 하나입니다. 자연현상이 오컴의
면도날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자연을 이해하는 방법 중 오
컴의 면도날을 사용하면 아주 효율적이고, 나중에 인식내용이 진실에 더욱
가깝다는 사실로 밝혀졌기 때문에 효용성이 뛰어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행성의 궤도를 이해할 때 전제조건은 지동설이 아니라 행성의 궤적을 계산
한 양이나 측정한 물리량입니다. 이미 당시에 지동설이 알려졌다고 해도
행성이 태양으로부터 떨어진 거리나 궤도를 관찰한 양적 관계가 없었다면
논쟁은 완전히 무의미합니다. 따라서 관념적인 궤도의 인식이 아니라 인식
을 뒷받침할 수 있는 물리량의 양적 관계가 있었기에 궤도의 모양을 이해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여기서 관측한 물리량이 행성의 궤도를 원형으로
가정하면 계속 오차가 생깁니다. 그 전 정밀한 측정을 할 수 없을 때 오차
를 발견하지 못했으므로 원형궤도라고 인식하고 있어도 아무런 문제가 되
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관측결과가 정밀해짐에 따라 원형궤도는 문제가 있
고 원형이라는 관념을 무너뜨리지 않기 위해 주원에다 부수적인 원을 계속
조합해서 관측결과를 이해하려고 했습니다. 5개의 행성궤도를 이해하는데
무려 26개의 원을 조합하였습니다.

당시 힘에 의한 궤도모형을 계산하는 능력이 없었으니까 그냥 관측치를 만
족하는 원을 자꾸 더해 가는 방법을 생각해 냈습니다. 원이 더해질수록 원
심력이나 구심력이 이상해진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한 작업
입니다. 그러나 동시대에 행성의 궤도를 타원으로 가정하면 타원의 이심률
에 의해 그냥 단순한 타원 5개로 행성의 궤도를 이해하고 관측치를 적용시
키면 정확하게 일치함을 발견했습니다. 이런 경우 똑같은 자연현상을 보고
사람들이 관측치라는 물리량을 가지고 어떻게 인식하느냐를 따질 때, 복잡
하게 원을 수없이 조합하는 경우보다 간단하게 타원으로 가정하는 편이 훨
씬 더 이해하기 쉽다고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이때 적용하는 판단의
기준이 바로 오컴의 면도날입니다. 오컴의 면도날은 실제로 중세 스콜라철
학에서 불필요한 존재를 가정하지 않고 인식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은 철
학적인 개념입니다. 그러나 자연현상을 보고 인식의 잣대로 오컴의 면도날
을 적용할 때 너무 철학적인 면에 치중하면 본질에서 계속 멀어지고 말로
만 설명하거나 남의 견해를 인용하는 결과로 끝납니다.

인간이 자연을 보고 이해를 하려고 시도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수많은 개념
들, 즉, 에너지나 운동량, 최소작용의 원리 등은 하나의 인식 틀에 불과하
지 진짜로 자연을 이해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는 절대개념이 아닙니다.
이런 개념들과 인식을 하는데 필요한 잣대 등에 의해 점차로 사람들이 자
연의 본질을 이해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을 뿐입니다. 오컴의 면도날도 그
중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