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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의 홀턴이 본 반과학 문제>>   글쓴이 : kopsa     날짜 : 99-10-20 17:20     조회 : 4766     <<하버드의 홀턴이 본 반과학 문제>>   현대인간인 우리는 각종 믿음을 품고 살아가고 있다.  생명. 자연. 우주의 운영에 관해 일반적으로 자연과학(과학)에서 나온 사실을 믿는다. 이와는 다른 선상에  종교적. 철학적. 도덕적 믿음이 있다. 또한 인간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와 관련된 각종 믿음을 갖고 있다. 이들 과학 외적 체계 중에는 최적화, 예측성의 점에서 과학적 탐구의 대상이 되는 것도 있지만 인간의 주관적 가치를 완전히 배제한 객관적 진리를 추구하는 과학과는 차이가 있다.   과학과 과학 외적 믿음에는 서로 상보적인 것이 있다. 과학과 배치되는 요소를 가진 종교를 함께 믿는 과학자가 있듯이 배타적인 요소가 있을지라도 함께 믿고 살아갈 수 있다는 의미이다. 과학적 연구활동에서는 과학외적 가치의 배제를 중요시 하지만 과학자는 탐구행위를 떠나서는 또 다른 주관적 가치의 세계에 산다. 이 때문에 과연 과학자가 탐구과정에서 주관적 가치를 완전히 떨쳐버릴 수 있을지 의심이 있다. 이것이 과학과 과학자의 숙제이다.    그럼에도 현대인간의 믿음에는 일정한 특징이 있다. 과학적 방법론에서 비롯된 인과론, 정량성,객관성, 증명성, 합리성, 예측성 등에 대한 믿음이 그것이다. 이것을 현대인간의 사고를 지배하는 큰 틀, 즉 과학적 세계관이라고 부른다.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믿음을 보아도 주관성 보다는 객관성, 정성적 감각적 이해보다는 정량적 이지적 이해, 어떠한 논쟁에도 증거와 예측성을 기초로한 합리적 해결을 중시한다. 또한 더불어 살기 위해 어떤 도덕, 철학, 종교보다도 합리성을 중시한다.   그런데 최근에 우리의 지식사회에 이러한 과학적 세계관에 도전하는 새로운 풍조가 나타나고 있다. '신과학' 이라고 부르는 것이 그것이다. 이들은 현대과학문명의 문제가 환원적, 인과론적, 기계론적 과학적 방법론에서 비롯되었다고 말한다. 그래서 새로운 과학, 즉 전일론적, 생기론적 과학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말하는데, 이런 과학을 합리화시켜주는 것이 여러 '초정상 현상(the paranormal)'이다. 우리 주위의 소위 '신과학 철학자'와 '신과학 기술자'의 주장에서 이들이 실증되는 현상인 것처럼 또는 따라서 연구의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을 발견하다. 이것이 어떤 의미를 가진 것인지 하버드의 과학사학자 홀턴(Gerald Holton)의 분석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1. 여러 이름의 과학들   홀턴은 여러 과학이라고 이름 붙은 것을 정의하였다. 주류 과학자들이 해왔고, 행하고 있는 과학과 그 산물은 '실제과학(real science)'이다. 이것은 훌륭한 것, 형편없는 것, 훌륭하지도 형편없는 것도 아닌 것 그리고 옛것, 새것, 이제 막 나오는 것 모두를 망라한다.  랭뮤어가 말한  '병적과학(pathological science)'은 연구자 스스로는 실제과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나 자기기만의 산 물인 것을 말한다.   또한 홀턴은 '점성술과 초정상 현상의 과학(science of the paranormal)'을 '의사과학(pseudo-science)'으로 분류하였으며, '명백한 아둔함 그리고 미신(blatant silliness and superstition)'의 대표적  사례로 피라미드 파워를 꼽았다. 마지막으로 '과학만능주의(scientism)'를 열거하였다. 과학만능주의란 비과학분야에 지나친 과학적 모델의 도입을 말하며 기술관료의 과학 기술력에 대한 과장된 주장도 이에 포함된다.   의사과학비평가 반경에서는 이와는 약간 다르게 분류하기도 한다. 우선 점성술은 '초정상 현상의 과학(초정상 과학)'에 넣는다. 또한 홀턴의 '실제과학' 중에서 형편없는 과학과 병적 과학을 '초정상 과학'과 함께 '의사과학'으로 분류한다. 홀턴이 피라미드파워를 '명백한 아둔함 그리고 미신'으로 꼽은 것은 흥미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피라미드파워는 '초정상 과학'에 넣는다.   홀턴이 여러 과학이라고 이름 붙은 것을 정의한 이유는 자신의 반과학(antiscience) 논의상, 어떤 이름의 과학이 가장 문제되는 반과학인지를 명백히 하려고 한 것이다. 이 점에서 그는 '의사-과학'을 그런 것이라고 의미했으나 이것은 또한 일반적으로 '초정상 과학'을 의미한다.  우리의 신과학자 처럼 '초정상 과학'이 기성 과학을 대체할 과학이라고 주장할 경우에 '반과학'은 '대체과학(alternative science)'이라고도 부를 수 있다. 또한 '반과학'은 '초과학(parascience)'과도 동일한 용어이다.   어째서 '초정상 과학'이 반과학인가? 단순히 참(眞)이라고 주장하지만 과학에 반(反)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텔레파시, 기치료, 염력, 피라미드 파워 등등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거나 존재가 부정된 것이다. 과학이 아니다. 그런데도 신과학자는 계속 과학적인 메커니즘이 규명되지 않았을뿐 실증되고 있는 현상이라고 주장한다. 이것은 주관적 믿음과 바람 때문이다. 이 때문에 '초정상 과학'을 '믿음의 과학(belief science)' 또는 '바람의 과학(wishful science)'이라고도 부른다.   이보다 '초정상 과학'을 반과학이라고 하는 이유는 학문적으로 좀 더 깊은 뜻이 있다. 이에 관한  홀턴의 논의에 들어가기 전에 '초정상 과학'이 과학이 탄생하기 전에 믿었던 '마술(magic)'의 믿음이라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마술은 과학과 이성에 의해 타파되었다. 이로부터 과학적 세계관의 토대 위에 현대(modern)세계관이 탄생하였다. 2. 모던과 반모던의 특징   이렇게 보면 반과학은 반모던(antimodern)세계관과 함께 한다.  오늘날 모던은 전통(tradition)과  포스트모던(postmodern)의 중간에 서 있다. 반과학은 포스트모던을 지향한다고 볼 수 있으나 그 자체 전통적 전(前)모던(premodern)과 관련이 있다.  사회학자의 시각, 철학자의 시각에서 모던과 반모던의 특징을 홀턴의 분석대로 살펴보자.   사회학자들은 모던의 특징으로 '다양한 토픽에 함유된 정보의 양, 과거보다는 현재 또는 미래 지향성, 기술적 숙련과 교육의 가치성, 사회 및 자연환경에 대한 인간통제의 가능성에 대한 믿음, 그리고 과학의 가치에 대한 믿음, 특히 계산성, 예측성 그리고 물리학적 -생물학적 세계의 인과론적 법칙의 믿음'을 포함하여 열거한다. 현대(모던)인간은 이러한 일반적인 그리고 과학적인 세계관에 대한 믿음을 갖는다고 볼 수 있다.    반모던을 규정할 때에는 반드시 그 세계관에 비인간화의 용인, 다시 말해서 인간 믿음을 배제한 객관성의 중요성 그리고 앞서 언급한 과학에 대한 가치부여와 같은 현대성(modernity)의 기준과 상반된 요소를 갖고 있어야 한다.    철학적인 관점에서 모던세계관은 예를 들어 "객관성과 정량성을 중시하며, 의인화에서 탈피하며, 반개인주의적 사고를 갖는다. 이지적이며 난해하다. 합리성을 중시한다. 문제 지향적, 증명 지향적이다. 논쟁과 새로운 경험은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으나 증명되었을 때에만 반대견해를 수용한다" 등을 포함한다.   이렇게 보면 반모던 세계관은 "객관적이 아니라 주관적이며 정량적이기보다는 정성적이다. 탈의인화가 아니라 의인화되어 있다. 자아 중심적이다. 이지적이며 난해한 것이 아니라 감각적이며 구체적이다. 도구적 합리성보다는 도덕적이다. 일반화가 아니라 독특성을 높이 평가한다. 문제 지향적이 아니라 목적 또는 미스터리 지향적이다. 반증성 시험에 흥미가 없다. 믿음에 기초한 것이다"를 포함한다.   이와 같은 홀턴의 분석으로 보아 우리는 반모던이 지향하는 세계를 분명히 할 수 있다. 과학의 객관성, 인과론과 예측성, 합리성을 기초로 한 세계를 떠나 주관적, 믿음적, 자아 중심적, 도덕적 세계를 지향한다. 반모던 세계에서는 일상 문제의 해결과 미래의 예측에 흥미가 없으며 목적 추구 또는 미스터리의 추구가 관심의 대상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신과학(초정상 과학)이 강조하 는 대목에는 이 모든 반모던(반과학) 요소가 망라되었음을 알 수 있다.    3. 반과학 현상의 문제   어째서 반과학이 새로이 문제가 되는 것일까?  홀턴의 논의를 중심으로 계속 살펴보자. 17세기 말 이래 과학은 압도적인 위치를 차지했으며  과학자들은 과학연구외에도 과학이전의 믿음 체계를 대체할 과학의 역할을 주장하였다. 그런데도 과학으로의 변천이 신화, 종교 그리고 과학으로 완전히 이행되는 형태는 아니었다. 지금도 우리는 이 세 가지 체계의 끓은 혼합물 속에 살고 있다.    19세기 낭만파는 블레이크(William Blake, 1757-1827)가 그랬지만 뉴턴, 록(John Locke, 1632-1704), 베이컨을 인간성에 대한 마귀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악마와 같은 삼위일체(infernal Trinity)'라고 하며 '기계론적 물리학' 대신에 '계시적 물리학(Visionary Physics)'을 심기를 원했다. 이와 평행하여 19세기에는 최면술, 골상학, 테이블 움직이기 영성주의, 그리고 전기적 생명형태의 창조와 같은 것이 유행하였다.   20세기에 들어와 과학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반과학은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과학의 발전속도에 비례하여 과학무지의 대중의 수가 점차 증가하였다. 이것은 21세기에 접어드는 현재 가장 심각한 상황이 되었으며 인간에게서 합리적인 사고와 건전한 생활태도를 앗아가고 있다.   과학무지의 대중의 증가는 2차대전 이후 정치에 큰 영향을 미쳤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어떤 대중이건 의사결정에 참여할 권리가 있다. 이런 논리에 익숙한 정치인에 의해 과학정책이 대중 의사결정 논리에 의해 결정되며 반과학적 사회적 문제를 가증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반과학적 의료제도의 채택과 작금의 정신과학진흥육성법 발의에도 이런 요인이 작용했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유행하는 무속인, 역술인, 초능력자, 영, 풍수의 이야기는 과거 어느 시대에도 있었던 그대로 단지 오락물이라고 여기거나 대중과학자의 온화한 계몽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21세기 문턱의 반과학을 좀 더 심각하게 보아야할 이유가 있다. 홀턴은 오늘날의 반과학적 현상이 인간의 자아상(self-concept)에 대한 치명적인 과오를 초래할 잠재적 위험성을 내포하기 때문이라고 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금세기가 시작된 직후 오스발트 슈펭글러(Oswald Spengler)는 현대 과학의 아이디어가 그 자체 소위 '형이상학의 소진'에 의한 필연적인 서구 과학문명의 몰락을 가져올 독을 함유하고 있다고 열광하는 대중에게 가르쳤다. 그리고 막스 베버(Max Weber)는 자연과학의 방법이 체계적인 이 세계의 '각성과정(process of disenchantment)'이며 그 결과 순수한 실용적 그리고 기술적인 것 을 초월한 의미의 손실을 가져온다고 선언하였다. ....20세기말에 도달함에 광범위한 적절한 과학 이해의 결핍이 우리 문화의 몰락의 자원이거나 밖으로 드러난 징조일 것이라고 우리가 발견하는 것이 그런 것일까?"     홀턴은 오늘날 반과학경향이 서구문명의 몰락의 징조인지 과학사적으로 분석하였다. 호머(Homer, 기원전 8세기)의 시대 다음에, 기원전 6세기 그리스 계몽의 출현은 그리스 인 사이에 점진적으로 신화적인 사고가 합리적인 사고로 대체된 것과 관계가 있다. 그러던 것이 페리클레스(Pericles,  c.490-429 BC)시대의 끝에는 천문학을 가르치거나 초자연에 대한 의심을 표명하는 것이 위험시되었다. '비이성의 세기로 되돌아옴(Return of the Irrational)'이라고 표현하듯이 컬트, 점성술, 마술적 치유와 같은 것들의 유행이 오랜 쇠퇴의 시발을 알리는 징조들이었다.    이때 그리스 지성인은 무엇을 했을까? 그들이 자신들의 세계에 몰입해 있는 동안  무기력해진 대중의 마음은 원시의 만족과 안락의 위안의 한숨 속으로 빠져들어간 것이다. 점차 이 폭은 넓어져 갔다. 로마의 그리스 정복 전의 50년간 정치적 상황과 겹쳐져 대중은 좀 더 점성술 등에 탐닉하게 되었다. 오늘날 초정상의 유행도 이런 분석과 유사하다. 과학자가 자신의 세계에 몰입해 있는 동안 이들과 괴리된, 일반 대중은 다른 은신처를 찾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과학혁명이라고 부르는 두 번째의 위대한 합리성의 실험의 마지막 단계에 도달해 있는 것일까?  신과학이 21세기의 패러다임이라고 하는 주장 속에는 이 뜻이 내포되어 있다. 이 때문에 초정상 유행을 비평, 경고하는 학자들은 과학교육의 문제를 지적하며 과학자의 대중과학에의 참여를 촉구한다. 과학교육에서 과학적 방법과 사고가 무엇인지 분명히 가르쳐야 하며, 과학자들은 나서서 온갖 과학에 대한 대항하는 전망에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다.   4. 반과학 지성인의 문제, 결론     대중의 과학무지도 문제겠으나 필자는 오늘날 반과학의 가장 큰 문제가 반과학 지성인과 관련되었다고 믿는다. 이들은 '관찰, 확인, 기술, 실험적 탐구, 자연현상의 이론적 해석 등'을 포함한 과학에 반과학적이지 않으며 자신의 활동이 과학이며 과학적 방법을 사용한다고 말하지만, 실제는 두 얼굴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과학의 비정당화를 꾀하여, 과학정신을 퇴색시키며  과학발전에 제동을 건다. 홀턴은 오늘날 과학의 헤게모니에 도전하는 4개의 그룹이 있다고 하였다. 이들은 별개로 행동하지만 모두가 과학의 종말을 주장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4그룹을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첫째, 과학이 사회적 신화(social  myth)에 불과하다고 보는 철학자 군이다. 이들은 과학과 픽션사이의 구분을 철폐하라고 주장한다. 둘째, 아서 케스틀러와 같은 무식하면서도 과학 비평가 그룹에서 소외되었다고 보아 과학공격의 필치를 휘두르는 지성인 그룹이다. 셋째, 뉴에이지 사고에서 동양 신비주의의 비유에 이르기까지를 홍보하는 그룹이다. 이들의 뿌리는 19세기 낭만파에 있으며 어떤 것은 1960년대의 반문화운동에 뿌리는 둔 것이다. 이들은 모두 현대사상의 가장 나쁜 죄악이 과학의 객관성에 있다고 주장한다. 넷째, 샌드라 하딩(Sandra Harding)이 대표하는 극단적 운동 그룹이다. 그녀는 남성 중심적인 위계적인 과학이 성차별을 가져왔다고 주장한다. 그녀의 주위에는 과학이 힘, 에너지, 권력, 또는 갈등에 사로잡힌 오이디푸스 망상의 투사라고 주장하는 사 람도 있다."   우리 주위에는 홀턴의 세번째 반과학 그룹이 다수를 차지하지만 첫 번째 그룹도 무시할 수 없다. 상대론적 과학론을 홍보하는 학자들이 의외로 많다. 두 번째, 네 번째 그룹을 대변하는 학자 또는 작가도 있다. 어떤 그룹이거나 이들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과학문명 또는 과학기술 자체의 문제와 관련된 인간성의 상실, 생태계파괴와 같은 절실한 문제의 제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학을 인간성의 상실과 연결시키는 배경은 앞서 블레이크 유의 프로파간다이며 소위 신과학의 반모던 세계관 지향이 그런 것이다. 뒤에 레더만이 좀더 설명해 줄 것이다.   과학과 기술이 가져온 생태계 파괴등 문제는 우선, 페루츠가 말한대로 '상보성 원리'로 이해되어야 할 것이 많다. 과학과 기술은 그 혜택에 반대하는 위험 또한 내재되어 있다. 그러나 과학자에게는 위험을 방지하고, 줄이고, 해결할 윤리적 책임이 설정되어 있다. 이 방향으로 노력하는 과학의 양상은 양식 있는 과학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또한 과학자에게는 사회가 해가되는 연구를 하지 않을 윤리가 설정되어 있다.   그럼에도 일반 대중은 과학자가 진정으로 그런 노력을 하고 있는지 확신하지 못한다. 또한 카슨(Rachel Carson)에 의한 살충제의 문제, 콜번(Theo Colborn)에 의한 환경호르몬의 문제는 문제가 제기되어 정치적 문제화 다음에 과학자에 의한 개선노력이 취해지고 있는 양상을 취했다는 점에서 항상 과학자의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이 향상되어야 할 여지를 남긴다. 이 점은 과학자의 책임과 관련하여 홀턴도 강조한 대목이기도 하다.   폭발적으로 증가한, 증가하고 있는 인구의 식량, 에너지, 보건의 해결, 부작용의 최소화는, 즉 미래의 지구의 운명은 과학과 기술의 진보, 다시 말해서 과학자의 역할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때 과학은 현재 우리가 믿는 과학이지, 데카르트-뉴턴 패러다임의 탈피로 광고되는 뉴에이지 신과학은 아니다.  다시 반복하지만 과학자는 과학의 가치를 대중에게 알려줄 윤리적 책임을 가진다. 신과학과 같은 반과학의 목적이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과학을 비정당화시켜 자신의 철학적 입장, 믿음을 광고하려는 방편이라는 것을 알려야 한다.   또한 무엇보다 반과학의 해독제는 교육이다. 홀턴도 교육과 관련된 점을 논의하였으나 뒤에 레더만의 논지에서 반복되므로 이곳에서 언급하지 않는다.  홀턴은 과학의 대항비전인 반과학은 교육으로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으나 급작스런 반과학의 봉기를 배제하지 않았다.   역사적으로, 1811년에서 1816년 사이 영국에서 기계의 파괴를 주장한 반문화운동이 한가지 예이다. 이 운동은 처음 경제적 불만족에서 시작되었으나 결국에는 기계적 심벌에 반대하는 폭동으로 변했다. 다른 예로 1920년대와 30년대의 독일 나치즘과 관련된 교훈이 있다. 나치즘 성장의 초기단계는 현대성의 분노에서 유발된 반문화운동의 성격이었다. 산업문명에 대한 불만족은 자유주의와 세속주의의 증가된 힘으로 대변되는 현대성 프로그램의 양상에 반대하는 반응과 합쳐졌다. 이 때 이들의 분노는 과학을 포함한 대상에 관한 것이었다.   따라서 나치가 정권을 잡기 전에 이미 자유로운 탐구를 생명으로 하는 정통과학은 소위 아리안(Aryan)과학의 주창자에 의해 공격의 대상이 되었다. 그들은 직관적 개념, 정신(Geist)의 자리인 에테르,  형식주의적인 것이나 추상적이 아닌 실험적 과학, 그리고 무엇보다 독일인이 행한 진보에 기초한 과학의 우위를 주장하였다.  민족주의, 정치와 결탁한 이들은 슈펭글러의 개념을 나치 이데올로기에 포함시켰는데, 나치가 정권을 잡자 독일은 나치 이데올로기에 봉사할 점성술 등 각종 반과학을 지원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스탈린 시대의 소련에서도 루이센코와 관련지어 알려진 대로 과학은 정치와 결탁되었다. 마오쩌뚱 시대의 전통의학 강조도 마찬가지다. 반과학의 봉기와 정치적 지원을 보여주는 이들 사례는 우리의 작금의 사회현상, 정신과학진흥육성법안이 어떤 문제를 가진 것인지 알려주는 대목이다. 4. 참고 1) 강건일, 신과학 바로알기, 가람기획, 1999. 2) Gerald Holton, Science and Antiscience, Harvard University Press,      Cambridge, Massachusetts, 19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