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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실성, 과학의 윤리, 과학자의 부정행위   글쓴이 : kopsa     날짜 : 13-03-19 23:47     조회 : 3730     연구진실성, 과학의 윤리, 과학자의 부정행위 요즈음 정치 반경에서 논문표절검증이 유행하고 있어 2006년 출간한 ‘흥미있고 진지한 과학이야기’에 적은 연구진실성에 대한 글을 게시합니다. 아래 목차를 보시면 알 수 있지만 이 책에는 ‘과학자의 정직성, 일반적 이해’라는 제목의 글도 있습니다. 아래 게시의 단락 구분 번호는 글의 이해에 도움이 되도록 본래 없던 것을 넣었습니다.    ‘흥미있고 진지한 과학이야기’ 내용 소개 및 목차 http://www.kopsa.or.kr/gnu4/bbs/board.php?bo_table=Books&wr_id=17   (과학의 윤리, 과학자의 부정행위)  1. 과학자가 된다는 것, 연구 윤리의 변화  1989년 미 과학학술원(NAS)은 <과학자가 된다는 것>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그 안에 과학자간에 그리고 과학자와 사회 일반간의 관계를 규정한 ‘과학에서의 사회적 메커니즘'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것은 과학 또는 과학자의 윤리에 해당된다. 이 보고서는 개정되어 1995년 과학, 공학, 의학학술원 공동 명의로  <과학자가 된다는 것: 연구에서 책임 있는 행동>이 나왔다. 이 보고서는 과학 윤리 강좌에 필독서로 사용되고 있다.     과학자간의 윤리와 관련하여 보고서는 과학은 고립된 가운데 이뤄질 수 없으며 “동료와 관계 학자들과 아이디어와 비판적 견해를 교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한 오류와 날조가 개입된 연구 결과가 지식으로 전파되지 않도록 개개 과학자에게 “최선의 연구를 해야 하며 날조를 금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동료 과학자의 공로를 인정해야 한다”는 대목은 인용을 중요시한 표절 금지에 관한 규정이다. 개정판에는 날조와 표절 문제를 ‘과학의 부정행위’라는 항목으로 묶어 설명하였다.   과학은 그 메커니즘에 과학자간 윤리를 통제할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다. 학술 논문 발표 절차를 통해 대부분 관련 윤리 위반이 가려진다. 하지만 예를 들어 과학자의 날조 등 사회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도 과학자 집단은 정치인 등 외부의 개입보다는 자체 내에서 윤리를 적용하여 해결할 문제이며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말한다. 이는 “과학의 완전성에 대한 공격은 과학 내부에서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온다”고 하며 몇 건의 사건을 말하는 소수의 목소리가 전체 과학에 대한 대중의 확신을 무너뜨릴지 모른다는 염려를 말한 대목에서 발견한다.    그러나 이 부분은 아래 설명할 이마니시-카리 사건이 진행 중이던 1995년 개정판에서는 다르게 바뀌어, 과학의 부정행위가 환자의 치료법과 같이 과학 밖의 개인에게 피해를 주고, 공중의 돈을 낭비하며, 과학을 비판하려는 사람의 관심을 끌 것이기 때문에 연방 기구, 의회, 매체 그리고 사법 기관 모두가 개입될  여지가 있다고 하였다. 따라서 과학자가 과학의 부정행위가 과학계 내부의 문제로 남지 않는 실제 상황을 인식하여 부정행위를 저지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하였다.   이러한 과학자간의 윤리뿐만 아니라 윤리인 만큼 과학자의 사회적 책임성이 강조된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사회의 관심사에 부응하며 사회에 해가 될 연구를 하지 않는다”와 “과학의 가치를 계몽한다"는 두 가지 윤리를 언급하고 있다. 개정판에서도 이 원칙에 변함이 없어 보인다. 예를 들어 사회는 어떤 과학 연구가 중요할지 우선순위에 관심이 많다. 또한 인간 복제, 유전자 변형 식물, 인간 유전자와 인권 등 유전자와 관련된 위험성에도 관심이 크다. 이때 과학자의 윤리는 해가 되는 연구를 하지 말며 갈등적 문제에서 사회와 합의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합의 과정에서 필요할 경우 과학자는 최대한 사회를 설득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것이 과학자의 참여를 촉구하는 과학의 정치이지만, 이보다 과학자의 윤리는 사회의 민주적 의사 결정에 역할을 할 책임성을 강조한다. 사회의 관심사에 관해 ‘과학이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려주어야 한다. 또한 사회에는 과학적 개념을 제대로 이해 못하며, 심지어 과학에 회의를 품은 대중과 지식인이 함께 섞여 있다. 이들에게 과학이 무엇인지 알려주며 또한 과학의 가치를 계몽해야 한다고 윤리는 강조한다. 2. 황우석 교수 문제, 미국의 부정행위 처리 양상    이 책을 쓸 때 황우석 교수의 인간 배아 복제 줄기세포와 관련된 윤리 문제로 사회가 떠들썩하다. 넓은 의미의 생명 윤리와 임상 윤리 그리고 연구 윤리가 복합된 양상이다. 여기에서 가톨릭 등의 종교적 윤리와 관련된 생명 윤리의 관점은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난자 제공자의 불법 모집 등 임상 윤리 문제는 그 자체 치명적인 문제로 남을 것이다. 각 국가는 세계 의학협회의 ‘헬싱키 선언’ 등을 기초로 한 임상 시험 윤리 규정을 갖추고 있으며 보건복지부와 같은 국가 기관이 관장하고 있다. 작은 규모의 임상 시험은 독립적인 기관윤리위원회(IRB)의 승인 절차만으로 가능하나 미 보건부(HHS)의 인간연구보호실(OHRP)은 IRB를 등록시켜 그 운영을 관리하고 있다.   황우석 교수의 문제는 IRB의 임상 연구계획 심사와 승인에 문제가 있어 보이며 이러한 연구계획서로 연구비를 받았다면 임상 윤리 위반에 한정된 문제가 아니다. 나아가 연구의 날조 혐의가 제기되고 사실로 드러났는데, 날조의 문제는 문제가 제기되는 즉시 대학이나 연구비를 제공한 기관에서 진실여부를 가려주면 사회적 파장을 최소화 시킬 수 있다. 미국에는 연방 연구비를 받는 생명과학 연구의 경우 HHS의 공중보건국(PHS) 산하의 ‘연구 진실성 실(ORI)'에서 대학의 유사한 기구와 연계하여 이런 문제를 다루고 있다. PHS의 지원을 받는 연구에서 발견되는 심각한 부정행위는 매해 10-14건이라고 한다. ORI의 심사를 살펴보면, 1992년 오하이오 대학의 천연물 화학자 레오 패켓이 국립보건원(NIH)에 제출한 연구 계획서의 실험 설계 부문에 이전에 그가 심사했던 다른 과학자의 연구 계획서의 내용이 포함돼 있는 것이 발견됐다. 패켓은 직접 표절 혐의를 부인하며 이름을 밝힐 수 없는 그의 박사 후 연구원에게 그 계획서를 교육 훈련 목적으로 보여준 적이 있는데 그가 연구 계획을 작성하며 포함시킨 것이라고 변호했다. 패켓에 대해 ORI는 10년간 PHS 관련 위원회 참여 금지와 이후 PHS 제출 연구 계획서에 대한 대학의 별도 확인을 요구하는 조처를 취했다.   최근의 예로, 알리 술탄 하버드 대학 교수의 말라리아 약에 관한 연구 계획서에서 표절된 내용과 그림이 발견됐다. 그는 관련 조사 위원회에 박사 후 연구원의 전자 메일 일부를 조작, 제출하여 그 연구원의 잘못으로 부각시키려고 했다. 2004년 ORI는 술탄에 대해 3년간 미국 정부 기관과의 계약과 PHS 관련 자문 위원회 참여 금지 조처를 취했다. 이 경우는 그 기간 동안 일절 정부의 연구비를 받을 수 없게 된 것이다. 패켓이나 술탄의 표절 문제보다 자료나 결과를 만들어 넣는 날조와 자료나 결과를 변조하는 위조인 경우는 좀 더 심각한 문제로 간주된다. 버몬트 대학 에릭 포엘먼 교수는 지난 10년간 여러 연방 연구 계획서에 자료를 조작하여 290만 달러의 연구비를 받았다는 혐의를 받았다. 이 문제를 조사한 ORI는 2005년 평생 연방 연구비 금지와 PHS 자문위원회 참여 금지 그리고 10편의 논문을 철회하거나 수정하도록 결정하였다. 이러한 심각한 날조의 문제는 그 자체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된다. 그래서 포엘먼 교수는 기소되어 최고 5년 형을 받을 것이라고 보도됐다. 과학자의 부정행위는 비교적 자료 조작이 용이한 생명 과학 분야에 흔하지만  1999년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LBNL)의 빅터 니노브 등에 의한 원소 118의 발견 논문과 2000년 이래 벨연구소의 얀 헨드리크 쇤 등이 발표한 일련의 유기 반도체 연구 논문은, 그 조작이 물리학 분야라는 점에서 특이하다. 이들의 연구 결과는 재현되지 않았고 논문에 조작이 발견됐고, 논문의 철회와 조작 저자인 니노브와 쇤의 파면으로 이어졌다. 이 경우 다른 많은 공동 저자의 책임은 없을 것인지, 자료가 아닌 주변 연구를 도와주었기 때문에 조작을 알 수 없었다는 변호했다. 하지만 적어도 연구의 모든 것을 알고 있어야 할 연구 책임자의 과실은  앞으로 법적으로 고려해야 할 문제일 것이다. 3. 연구부정과 정치와 언론의 개입 미국의 과학자의 부정행위 문제와 처리는 대체로 과학계 내에서 엄격히 그러나 조용히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부정행위는 심사 과정에서만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내부고발자에 의해 그리고 이들과 언론에 의해 제기되는 경우도 있다. 이때 언론이나 정치인이 과연 과학의 문제를 다룰 수 있는지의 의문이 제기되는데, 이에 대한 답은 미국의 이마니시-카리 사건에서 찾을 수 있다.     데이비드 볼티모어는 MIT 교수로 있던 1975년, 38세의 나이로 바이러스에서  역전사효소를 발견한 업적으로 노벨 의학상을 받았다. 그는 2005년 5월 첨부된 노벨상 공식 사이트의 자전적 글에 노벨상을 수상한 다음에 바이러스학에서 면역학으로 흥미를 바꾸었으며 1990년에는 록펠러 대학의 총장이 되었으나 1991년 공동연구자의 부정행위 파문으로 사임하게 되었고 1997년에는 칼텍의 총장으로 부임하여 지금에 이르렀다고 기술했다. 볼티모어의 공동연구자의 부정행위 파문은 그가 MIT에서 테레자 이마니시-카리와 공동으로 수행한 면역에 관한, 생쥐에 유전자를 이식시켜 항체 생산을 유도했다는 논문과 관련된 것이다. 이 논문이 1986년 발표되자 이마니시-카리의 박사 후 연구원이던 마르곳 오투울은 논문의 일부 내용이 실험 노트의 자료와 자신이 직접 추시해본 실험 결과와 일치하지 않는다고 논문의 유효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처음 MIT에서 다음에 당시 이마니시-카리가 근무하던 터프츠 대학에서 조사하여 무혐의 처리가 됐고 1989년 연구비 지급 기관인 NIH는 논문에 조작은 없으나 논문에 문제가 된 자료의 정정이 필요하다는 판정을 내렸다. 여기까지는 과학계 내부의 절차였으나 이 사건은 1988년 존 딩얼 하원 의원이 가세하여 청문회를 열자 언론의 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볼티모어는 록펠러 대학 총장직을 사임했고 1994년에 HHS의 ORI에서 조작 판결을 내리자 그는 오투울에게 공식적으로 사죄하는 글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마니시-카리의 재심 요청에 의해 결국 이 문제는 1996년 최종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 사건의 심각성은 이마니시-카리를 지원한 볼티모어가 록펠러 대학 총장직을 사임한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그는 청문회에서 “과학계의 내부 문제를 정치인이 간섭한다”고 딩얼을 공격했으나 이마니시-카리의 실험 노트까지 수사기관에서 조사하도록 한 딩얼은 자신이 “과학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날조를 조사하는 과정이다”라고 방어했다. 최종 판결이 나오자 내부 고발자 오투울이 “이들은 모든 증거를 쓸어버리고 내가 믿을 수 없다고 말한다. 누구나 결론은 신뢰성이 아니라 증거로 이끌어 내는 것이 아닌가”라고 불만을 나타내었다.    이 문제의 여파는 2000년에도 보인다. 얼마 전 작고한 예일대학의 수학과 교수 서지 랭은 이마니시-카리의 실험노트가 덧칠해진 것이라고 믿는 학자에 속한다. 그는 이마니시-카리가 손으로 적어 놓은 배경 방사능 수치가 인간의 조작이며 기계에 의한 무작위 수일 가능성은 10만에 하나일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는 1998년 출간된 <볼티모어 사례>에서 볼티모어에 대한 공격을 비판한 칼텍의 과학사학자 대니얼 케블스가 2000년 예일 대학의 교수로 임명되는 과정에서 이 문제를 들어 거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다른 측면에서 이마니시-카리 사건은 일반 대중의 과학에 대한 인식에 심각한 문제를 가져왔다. 이 사건이 언론에 널리 보도된 것은 과학자에 대한 대중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소재로 적절했기 때문이며 동시에 이를 지켜 본 국민의 마음에 과학과 과학자에 대한 불신을 심어 주었을 것이다. 이때 볼티모어의 말대로 과학계에서는 과학자의 부정행위가 있다면 자체 내에서 윤리를 적용하여 조용히 해결할 문제라고 강조할 것이다. 하지만 과학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언론이 다룰 사항이 아니라는데 대해 <뉴욕타임스> 과학 편집자 니콜라스 웨이드의 “과학계뿐만 아니라 모두가 가려진 커튼 뒤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원한다. 언론인도 분명 과학자와 마찬가지로 과학적 진리에 관심이 있다”고 한 입장 표현도 있다. 딩얼과 같은 정치인은 날조를 조사함으로써 “과학을 좀 더 튼튼히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고 하나 과학계가 부정행위를 자체 내에서 해결하기 위해서도 이를 관리할 시스템을 구성하여 실행시키는 것은 정치인의 몫이다. 작금 황우석 교수의 문제를 보아도 과학자의 부정행위가 과학계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 참고 자료 *Goodman, Billy, Reluctant Whistleblowers, The Scientist 10(6): 1, Mar. 18, 1996. *Hileman, Bette, Research Misconduct, C&EN, August 29, 2005, p. 24. *Jacoby, Mitch, Fraud in the Physical Sciences, C&EN, November 4, 2002, p. 31. *On Being A Scientist, National Academy Press, 1989. *On Being A Scientist: Responsible Conduct in Research, Second Edition,  National Academy Press, 1995. *Rawls, Rebecca, Imanishi-Kari Cleared, HHS Panel rejects misconduct charges, C&EN, July 1, 1996, p. 6. *Zurer, Pamela, Misconduct cases include two chemists, C&EN, July 12, 1993, p.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