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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기심 천국, 폴켄슈타인에게서 온 편지
  글쓴이 : kopsa     날짜 : 00-02-15 17:59     조회 : 5779    
폴켄슈타인에게서 온 편지

  필자는 1999년 10월인가 약업계 인터넷 신문에서 딴지일보 링크를 발견
했다. 어디선가 들은 신문인 것 같아 눌러보니 과학관련 내용도 있었다. 그
중에 영화 속 장면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글을 읽고 비평 솜씨에 경탄하여 
기자에게 칭찬의 메일을 보냈다. 그러다가 2000년 1월 초 우연히 다시 들
어가 보니 이번에는 유리 겔러를 비평한 글이 있었다. 전지운 기자라는 이
름을 처음 알았다. 그가 그 전에 폴켄슈타인을 비평한 글을 썼고 필자의
책을 인용한 것도 알았다. 우리 주위에 우수한 스켑틱이 될 소질이 있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고 희망을 느꼈다. 

1. 폴켄슈타인과 SBS

  필자는 SBS의 '호기심 천국'이 처음의 기대와는 달리 점차 초능력 프로
그램으로 전락하는 것을 보고 몇 차례 문제를 환기시킨 적이 있다. 체계적
인 프로그램 분석은 아니었고,  몇 차례, 볼 때마다 나타나는 엉터리 초능
력을 보고 프로그램의 방향이 잘못됐다고 판단하여 SBS와 대화를 나누었
던 것이다.   
  그런데 사실은 전지운 기자의 글을 읽고서야 처음으로 폴켄슈타인 부부
를 알게 되었다. 폴켄슈타인이 누구인지 영어로 이름을 몇 차례 써 검색에 
넣어 보아 폴켄슈타인(Glenn Falkenstein)을 발견했고 마술이 나타났다. 보
통 초능력 주장자는 자신을 마술사라고 하지 않는데 그는 스스로 마술사라
고 하지 않는가? 마술 비디오 테이프를 판다는 광고도 있지 않는가? 그런
데 SBS에 무슨 문제가 있어 이렇게 시끄러운 것일까?
  통신의 신문, 방송을 뒤져 간단히 폴켄슈타인과 관련된 전모를 알 수 있
었다. SBS에서 1999년 9월 26일 <한가위 호기심> 프로그램에 그를 초능
력자로 등장시켜 네티즌의 비난이 쏟아졌다는 기사가 있다(일간 스포츠
1999년 9월 29일, [사이버 세상] 'SBS는 그것을 몰랐던가?). 1993년 <그것
이 알고 싶다>를 통해 폴켄슈타인의 초능력에 의혹을 제기했음에도 이번
에는 그저 초능력자로 부각시켰다는 것이다.
  기사에는 <한가위 호기심>은 정순영 PD가 <그것이 알고 싶다>의 강영
권 PD와 작업을 함께 했다는 내용도 있다. 네티즌의 비난에 대해 강 PD가
"당시에는 부분적으로는 의심이 갔지만 명확하게 초능력이 아니라고 결론
을 내리지 못했다"라고 한 대목도 있다. 그리고 정 PD가 "상당부분은 눈속
임이라고 볼 수 없다. 그러나 몇몇 부분은 트릭을 사용한다는 심증도 있
다"라고 한 대목도 있다. 
  그런데 SBS에서는 2000년 1월 2일 <호기심 천국> 프로그램에 폴켄슈타
인 부부를 다시 등장시켰다. 이번에는 아예 초능력을 부각시켰다.  방송사
의 예고편에는 "인간의 초능력은 어디까지 일까??"라는 제목 밑에 "인간이
가진 초능력의 한계는 과연 어디까지일까?...믿을 수 없는 초능력의 시비를
다시 한 번 확인해 보는 시간. 첨단의 과학으로도 풀지 못한 초능력의 미
스테리...불가사의한 초능력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라고 돼 있다.
  이번에도 네티즌의 비난이 쏟아졌다. 그런데 놀랍게도 SBS는  2000년 2
월 6일 <호기심 천국> 설날 특집에 다시 폴켄슈타인 부부를 등장시켰다. 
이번에는 다른 마술사와 함께 내세워 제목도 "초능력인가? 마술인가?"라고
하여 초능력인지, 마술인지 시청자가 스스로 판단하라는 식의 접근을 했다.
  일간스포츠(2000년 2월 3일, 폴켄슈타인 호기심천국 다시 출연)는 이를 
예고 기사로 다뤘는데, 정순영 PD가 "상대방의 마음을 읽거나 투시하는 능
력은 초능력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이번 방송을 통해 시청자들이 다시
한번 판단해 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인용돼 있다. 기사 그대로
라면 SBS는  네티즌의 도전을 잠재울 목적으로 폴켄슈타인의 초능력을 주
장하며 제목만을 "초능력인가? 마술인가?"로 바꾼 것 같다.
  일면 이런 제목이라면 만일 초능력이 아니라고 판명되더라도 "누가 초능
력이라고 했느냐?"라고 하여 책임을 면할 수 있다고 본 것 같다. 아마도
법적으로 따지자면 그럴지 모르나 그후 나타난 네티즌의 반응을 보아도 이
미 시청자는 SBS의 속마음을 들여다보고 있음에 틀림없다.  "공개 사과하
시오.."라고 아우성이다. < SBS 호기심 천국 >이 이미 진정한 과학프로그램
이라고 믿지 않게 됐다는 사실만큼 방송사에 큰 손실이 없는데, 이를 제대
로 판단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2. 마술과 초능력

  필자는 폴켄슈타인 등 <호기심 천국>의 문제는 '초능력'을 상식적 흥미
로 이해하는 SBS와 특히 정순영 PD 팀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TV나 언론
에서는 초능력을 쉽게 다루지만 초능력 주제는 학술적 맥락에서 그렇게 간
단하지 않다. 과거 100여년간 무수히 많은 과학자들이 초능력을 시험하고
평가했다. 현재 방송, 언론에서 초능력이라고 다루는 거의 모든 것은 이미
과거 학자들의 시험대 위에 오른 것들이다.
  그저 상식적 수준에서라도 이런 내용을 조금은 파악하고 초능력을 방송
이나 언론에서 다뤄야 하지 않을까?  네티즌 사이에 폴켄슈타인 문제가 불
거져 나오자 <과학동아>가 초능력에 관심을 갖고 원고 청탁하여 필자가
쓴 글이 이곳에도 게시한 2000년 2월 호의 'TV 속 초능력 꿰뚫어 보기'이
다. 초능력 전반적인 내용은 전지운 기자가 인용하기도 했던 <신과학은 없
다>와 조금 더 학술적 맥락에서 초심리학을 분석한 <신과학 바로알기>를
참조하기 바란다. 이곳에서는 폴켄슈타인과 관련된 마술, 초능력을 학문적
인 시각에서 조금 정리해 보려고 한다.
  마술(magic)이란 본래 고대인이 믿었던 운명, 행.불행을 결정해 주는 보
이지 않는 힘 그리고 이 힘을 조작하려는 행위와 관련된 것이다.  마술 행
위는 예를 들어 점술적(divinatory 역술, 점성술 등), 감응적(sympathetic
부두 인형 등), 그리고 의식적(ritual 주문, 부적 등) 마술로 구분한다. 이것
은 과학과 이성의 시대에 계몽적 차원에서 미신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마
술적 힘이 존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조작 행위가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학의 시대에도 마술은 믿어져 왔으며 지금도 믿는 사람이 많
다. 현대인간을 구성하는 과학, 이성과는 다른 그러나 마찬가지로 중요한 
또 하나의  인간의 얼굴, 즉 본성적 믿음이기 때문이다. 이를 만족시키는
판타지 소설의 인기는 영원하다. 또한 마술적 행위를 속임수를 써서 실제
인 것처럼 꾸며 대중에게 놀라움을 주는 요술사(conjuror)라는 직업도 영원
하다. 우리가 흔히 마술, 마술사(magician)라고 부르는 것은 요술
(conjuring), 요술사를 의미한다.
  그러나 과학의 시대에도 끊임없이 마술적 힘이 존재하고 실제 그 힘을
조작할 수 있다고 주장한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을 일반적으로 심령술사
(psychic)라고 부른다. 우리의 '초능력자'라는 용어는 '심령술사'를 의미한
다. 이들은 스스로 초감각적 지각(ESP), 염력(PK) 그리고 영과 관련된 초
정상적(paranormal) 또는 초자연적(supernatural)  능력을 행사할 수 있다
고 주장하는 사람이다.
  1880년대이래 몇 십년간 과학자들은 주로 심령술사를 대상으로 이들 심
령적 사건을 증명하려고 노력했고 일부 과학적으로 증명되었다고 선언되기
까지 했다. 그러나 점차 실험대상의 속임수를 눈치채지 못해 그런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 드러나자 방법을 카드 읽기 등으로 대체했는데, 1930년대
이렇게 한 사람이 초심리학(parapsychology)의 창시자라고 불리는 라인
(Joseph Banks Rhine)이다.
  그렇다고 초심리학자들이 심령술사를 대상으로 시험하지 않은 것은 아니
다. 스탠퍼드 연구소(SRI)의 푸토프(Harold Puthoff) 와 타그(Russell
Targ)가 겔러(Uri Geller), 스원(Ingo Swann) 등 초심령술사(superpsychic)
를 대상으로 ESP를 연구한 것은 유명하다. 물론 이들의 능력은 과학계에
서 인정받지 못했지만 지금도 일부 논란이 있는 부분이 있다.
  이들은 '초심령술사' 다시 말해 소위 '초 초능력자'이며 이 세상에는 자칭
심령술사가 많다. 초심령술사도 마찬가지지만 이들은 방송 등 무대에 나와
심령 능력을 보여주는데, 중요한 것은 이들이 모두 자신의 능력이 실제라
고 주장한다는 점이다. 이때 비평가들은 이들을 요술을 쓰는 마술사라고
부르지만 자신은 마술사가 아니라고 말한다.
  앞서 마술사는 요술사를 의미한다고 했으나 마술사에는 요술사와 심령술
사의 경계선에 있는 멘털리스트(mentalist)도 있다. 이들의 마술적 방법은
분명 속임수 요술이기 때문에 비평가들은 이들을 요술사와 마찬가지로 말
하지만 일반적으로 요술사보다는 격이 높게 인식된다. 유명 멘털리스트는
소위 마술사(요술사)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심령술사들이 주장
하는 초자연적 능력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부인한다. 다시 말해서 심령술사
를 제외하고는 요술사, 멘털리스트 모두 마술사는 자신의 능력을 초자연적
능력 또는 초능력이라고 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3. 멘털리스트, 더닝거와 크레스킨 그리고 폴켄슈타인?

  역사상 유명한 멘털리스트는 여럿 되지만 그 중에 더닝거(Joseph
Dunninger, 1892-1975)와 그를 계승한 크레스킨(Kreskin, George Joseph
Kresge, Jr. 1935-)을 예로 들어 이들의 특징을 살펴본다. 더닝거는 1943년
에 라디오 출현을 시작으로 1950, 1960년대 텔레비전에 자주 나온 전설적
인 인물이다. 그리고 '놀라운 크레스킨(The Amazing Kreskin)' 이라 불리
는 생존한 크레스킨은 비평가들의 칭송까지 받고 있다. 어째서 그런지는
아래서 알 수 있다. 
  더닝거는 인간의 마음을 꿰뚫어 읽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의 능력이 얼
마나 뛰어났는지 한가지 예를 들어보자. 어느 때 텔레비전은 뉴욕 우체국
을 비췄다. 그곳에는 무수히 많은 편지가 도는 켄베이어 벨트 옆에 우체국
장이 서 있다. 우체국장이 무작위로 편지하나를 집어들자 더닝거는 잠시
집중 한 다음에 커다란 종이 위에 주소를 적었다. 그리고 그 주소는 실제
편지의 주소와 일치했다.
  더닝거는 자신이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읽을 수 있다거나 없다거나 말을
입밖에 내지 않았다. 그는 "초자연적 능력(supernatural power)이 존재한다
고 믿느냐?"와 같은 질문에는 "믿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뒤에 크레스킨도
그렇지만 이 때문에 더닝거는 비평자들의 공격을 받지 않는다.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심령적, 초정상적 능력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말했
기 때문이다. 
  더닝거는 자신의 능력에 대해 "12살 먹은 아이도 30년쯤 연습하면 나와
같이 할 수 있다"라고 대답했다. 또한 그는 자신의 능력을 '마음 읽기(mind
reading)'가 아닌 '생각 읽기(thought reading)'라고 했는데, 아마도 외부에
나타나지 않는 정신을 읽어 내는 것이 아니라 표정과 행위 등에 반영되는
타인의 생각을 읽는다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된다. 어떻든 그는 실제 타인
의 마음을 읽어 내는 능력을 보여줌으로써 초자연적인지, 아닌지  결정은
청중에게 일임한 셈이다.
  더닝거의 '마음 읽기'를  완전히 터득했다는 인물이 크레스킨이다. 그는
"깨어 있는 상태에서 할 수 없는 것을 최면 상태에서 할 수 있다고 보여
준다면 10만 달러를 주겠다"고 상금을 건 것으로도 유명하다. 우리의 최면
술사가 들으면 놀라워할 이 제안은 심령적 초자연적 능력이 존재한다고 믿
지 않는 크레스킨의 모습을 그대로 나타낸다.
  그렇다면 그는 어떻게 타인의 마음을 읽어 낼 수 있을까? 더닝거도 그렇
지만 그는 속임수를 쓴다고는 말하지 않는다. 무엇인가 초정상적인 것은
아니지만 특별한 능력, 힘이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그는 자신의 책 '크
레스킨의 비밀(Secrets of the Amazing Kreskin)'에 "어느 땐가 조속한 때
를 희망하지만 연구자들은 예를 들어 내가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의 사회
보장카드의 번호를 말하거나 다음날 신문의 헤드라인을 미리 써서 예측할
수 있을 때 작동하는 힘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적었다. 자신의 행
위가 속임수가 아니라 '힘(force)'과 관련된 과학자의 흥미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말한 것이다.
  필자는 폴켄슈타인에게서 멘털리스트의 색채를 발견했다. 예를 들어
2000년 2월 6일 그의 초능력을 예고한 국민일보(2000년 2월 4일, 투시초능
력 깜짝 마술 쇼)에 "방청객이 갖고 있는 1만원권 지폐의 일련 번호를 '투
시'로 알아맞히는 장면은 단순히 마술로 보기 어렵다. 그는 이에 대해 '초
능력'이니 '마술'이니 하는 단어를 언급하지 않고 '특별한 에너지'라고 설명
한다"라는 대목에 그것이 나타나 있다. 또한 필자도 2000년 2월 6일 방송
에서 그가 이런 능력이 선천적인 것이 아니라 훈련에 의해 누구나 배양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멘털리스트의 정의를 '마음 읽기 기타 ESP 속임수를 쓰는 마술
사'라고 하듯이 이들은 염력을 보여 주지는 않는다. 그런데 폴켄슈타인은
소위 영성주의(강신술이라고도 번역함)의 강령술에서 행하는 캐비넷 식 염
력을 보여 주었다는 점에서 특이하다. 염력 속임수 폭로가 ESP보다는 쉽
기 때문에 멘털리스트는 이를 기피한다는 것이다. 여하튼 폴켄슈타인이 멘
털리스트라고 해도 아래의 두 가지 점을 이해하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하나는, 비평가들은 더닝거, 크레스킨 모두를, 오랜 숙련으로 속임수를
쉽게 알아내지 못할 뿐 요술사의 속임수를 쓰는 마술사라고 본다는 것이
다. 스스로를 마술사라기 보다 요술사라고 부르는 20세기 최대의 스켑틱
랜디(James Randi)는 요술사를 아마추어, 대단히 잘하는 사람 그리고 매스
터 요술사(master conjuror)의 셋으로 나누었다. 이 이점에서 더닝거, 크레
스킨은 초매스터(supermaster)에 속하고 폴켄슈타인은 국제적으로 이름이
난 것을 보아 매스터라고 부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또 하나는, 멘털리스트가 자신의 행위를 '어떤 힘'과 관련지어 말하는 것
은 신비한 것으로 만들려는 동기일 뿐이며, 웬만한 직업 요술사도 자신의
속임수 기법을 절대로 밝히지 않는데 이것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비평가들
은 한마디로 멘털리스트의 기법이란 고도의 속임수나 냉독술(cold reading)
이라고 말한다. 이들 기법에 관한 내용은 다른 기회에 게시하려고 한다.
  폴켄슈타인의 면모는 그가 스스로 자신이 무엇이라고 말하고 있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는 마술사 그룹에 속해 있다고 스스로 말하고 있다. 전
자메일 주소에도 마술(magic)이 들어 있다. 그가 자신을 신비의 베일로 덮
어두려고 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특별한 에너지'라고 말했으나 그것은
그저 훈련에 의해 얻은 '특별한 능력' 쯤의 의미가 아닐까도 생각해 본다.
  이런 여러 정황을 보아 필자는 폴켄슈타인이 심령술사처럼 자신의 마술
이 실제라고 주장하는 것도 아니며 또한 신비성을 더하려고 애쓰는 사람도
아닌 어느 면에서 솔직한 마술사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속임수
가 쉽게 탄로 날 영혼 캐비넷을 동원하는 것만 해도 그렇다. 그는 국제무
대에서 활동할 능력을 지녔지만 억지로 자신을 더욱 위대한 마술사로 만들
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재미있는 마술을, 연마해 얻은 냉독술 등 능력과 
온갖 속임수 기량을 동원하여 보여주려고 하는 인물이 아닌가?
 
4. 폴켄슈타인과 교환한 편지

  그런데 한국에서 '폴켄슈타인'은 이미 악명이 돼 있다. 그의 누명을 벗겨
주기 위해서 필자는 정말 그가 요술사 내지 멘털리스트라고 분명히 했는지
아니면 초능력자라고 하며 SBS와 계약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렇게 함으로써 SBS의 문제도 분명히 할 수 있다고 보
았다.  2000년 2월 6일의 방송이 나간 다음 날 폴켄슈타인에게 편지를 보
냈는데, 한글로 적으면 다음과 같다.

 "폴켄슈타인씨. 한국 SBS '호기심 천국'에서 당신의 출현을 본 것은 중요
한 기회였습니다. 당신은 지긋한 나이든 신사 그리고 친절한 할아버지와
같이 보이십니다. 나는 오랫동안 SBS '호기심 천국'을 걱정해 왔는데 내
이름이 미국의 CSICOP와 연계된 KOPSA와 함께 나타나 있듯이 그 프로
그램이 초정상 현상을 홍보하는 본질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나는 당신이
요술사/멘털리스트로 잘 알려져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SBS는 당신을
psi 능력(마음 읽기 ESP, 영성주의적 PK)과 연관시켜 프로그램을 홍보했
습니다. SBS와의 이 문제를 분명히 하기 위해 나는 당신이 무엇인지 직접
코멘트를 받고 싶습니다. 나는 당신을 대단히 높게 평가하며 자주 우리와
함께 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사실상 마술은 우리 생활에서 잊혀진지 오래
됩니다. 호기심과 경이감을 가진 어린 소년 소녀를 보십시오. 가능한 한 속
히 답신을 바라며, 강건일 박사"
 
  필자는 폴켄슈타인이 국제적으로 명성 있는 마술사이기 때문에 답신을
할 것이라고 믿으면서도 그의 전자메일 주소가 혹시 비디오 판매처와 연관
되어 제대로 배달되지 않는 것은 아닌지, 또는 만의 하나 편지를 묵살할지
도 모른다는 생각에 한번 더 메일을 보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여
2000년 2월 10일에 첫 번 편지와 함께 만일 답신이 없으면 미국의
CSICOP 연계단체에서 간접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나 직접 회신을
바란다는 몇자 적은 메일을 보냈다.
  그는 본래부터 답신을 생각하고 있었다. 2000년 2월 12일 그로부터 온
메일에 의하면 그는 한국에서 돌아온 후에 부인과 함께 '남자친구(The
Boy Friend)'라는 뮤지컬 연습을 하느라 바빴고 오늘 성황리에 오프닝 공
연을 마쳤다고 했다. 공연에는 10분간 마술도 들어 있다고 했다. 오프닝 전
에 답신을 못해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월요일에 답신을 보내겠다고 약속했
다. 폴켄슈타인 부부의 인생이 이렇게 즐거울 줄은 아무도 몰랐으리라.
  폴켄슈타인은 약속대로 2000년 2월 15일(LA 시간으로 월요일) 답신을
보내 왔다. 아래 그의 편지를 원문 그대로 싣는다. 이것은 사신이 아니라
필자가 공식적인 입장에서 쓴 편지에 대한 답신이기 때문에 이렇게 하였
고, 이 편지의 공개가 폴켄슈타인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폴켄
슈타인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았다. 그 내용을 편지 그대로 옮겨 설
명한다.

................................................
Dear Dr. Gun-ll Kang:

Thank you for your letter of Feb. 7, and follow up of Feb. 10th.  I
apologize for the delay in responding, as we have been performing in a
musical production "The Boy Friend" which opened in Hollywood this
past weekend. Frances and I perform our mindreading acts in the show,
and also assume acting roles.

강박사: 폴켄슈타인의 생활은 앞서 설명했다.
 
I have another profession as Speech Pathologist with the County of Los
Angeles.  I have worked for nearly 30 years with special children who
are going through the courts.  When I perform E.S.P in the schools or
on the stage, It has been our policy to present mentalism or E.S.P. as
Eastern Magic, for in our opinion is that is exactly what it is.  There
is Eastern Magic and Western Magic and we present Eastern Magic.

강박사: 폴켄슈타인은 사회에도 유익한 일을 많이 한다. 그가 ESP라고 한
것은 초심리학에서 말하는 용어 그대로의 ESP가 아니라 ESP처럼 보이는
마술의 의미라고 생각된다. 그는 magicESP라는 용어를 자신의 전자메일에
도 사용한다. 또한 이 ESP를 멘털리즘(mentalism)과 동일시 한 것으로 보
아 그는 마술을 말하고 있다. 동양마술과 서양마술? 마술은 비학적 전통을
가진 것인데, 이때 예를 들어 유대 카발라 전통 등등은 동양적(동방적이
정확한 번역일 것이다)마술에 해당될 것이라고 추측하나 좀 더 알아보아야
할 것 같다. 폴켄슈타인의 동방 마술이 어떤 전통인지는 필자도 모른다. 

Frances comes from 5 generations of magicians who delighted
audiences for hundreds of years, and not once did one of them get out
and claim not to be a magician before they went on to perform.  Our
aim is to enchant, to amuse, to perpetuate wonderment and leave the
audience open to positive possibility and hope.

강박사: 폴켄슈타인 부인이 대를 이은 마술사 집안 출신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즐거움을 주는 마술, 이것이 바로 요술(conjuring)을 써서 관중을 즐
겁게 하는 전형적 마술이다. 비평가들은 모두가 요술이라고 하지만 앞서
말한 대로 요술이란 속임수의 냄새가 강하고 멘털리즘은 무엇인가 감각적
단서를 해석해 내는 능력이 포함된 것을 말한다.   

I am not aware of all the programs which SBS has done.  I do know
that we were treated with a great deal of respect as professional
performers of ESP.  We believe that this cultural exchange of the arts
can only promote better understanding.  Do you perceive the program
as having a negative affect on the public, and if so, please explain? 
The first special which they sent to us seemed to be very acceptable
and I hope not a poor influence on anyone.

강박사: 이것은 놀라운 대목이다. 폴켄슈타인은 순수한 직업 마술사로서 자
신이 보여준 마술 ESP 등을 문화교류의 일환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서로
의 이해 증진에 도움이 되었다고 믿는다. 그런데 SBS에서 유리 겔러 식의
초능력자로 부각시킴으로써 폴켄슈타인이라는 이름이 최소한 네티즌 사이
에 어떻게 얼마나 나쁘게 인식되고 있는지 모른다. 

As an Asian Dr., I am sure that you have been aware of many things
that have been forgotten, or never learned,  by Western minds.  As far
as "Supernatural Power" is concerned, it is my wife's belief that most
people function on a "Subnatural Level". She believes that mankind is
evolving individually and collectively, and that where "Attention Goes,
Energy Flows."  Frances and I are open to the possibility that there
are things which do indeed transcend the five senses.

강박사: 이 대목은 폴켄슈타인 부부의 초정상을 보는 시각을 나타낸 것 같
다. 'Asian Dr.'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나 의학쪽 예를 들어 한
의사, 침술사 등등의 자격을 갖고 있다면 이렇게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여
하튼 그는 많은 미국인이 그렇듯 동양적 정신을 말하고 있다. 그는 '초자연
적 능력'에 대한 답으로 아직 인간은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활용하고 있지
못하다는 견해를 피력한다. 그는 무엇인가 오감을 초월한 것이 있을 가능
성을 말한다. 물론 과학적인 증거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러리라는 믿음이다.
그는 "관심을 두는 곳으로 에너지가 흐른다"라고 말한다. 인간과 관심 대
상사이에 무엇인가 에너지적인 연결이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는 정신
또는 마음을 신경적으로보다는 에너지적으로 해석한다. 동양적 사상을 좋
아하는 한 미국인을 본다. 필자는 이 대목이 폴켄슈타인의 마술과 관련된
것이기보다는 일반적인 철학적 믿음을 나타낸다고 본다. 다만 앞서 말한
대로 그는 자신의 능력을 '특별한 에너지'와 관련지었는데 감각적 단서의
활용에 재능을 지닌 멘털리스트의 능력을 이렇게 말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
다.             

Doug Henning was mocked by many so called magicians and sceptics
when he claimed he could levitate.  Frances never doubted for one
moment that he could not.  It would be as difficult for us to pretend
not to believe what we believe, as it would be for the sceptics to be
open to possibility.

강박사: 캐나다인 헤닝은 마하리시(Maharishi Mahesh Yogi)의 초월명상
(transcendental meditation, TM)과 관련된, 비평가 반경에 잘 알려진 인물
이다. 필자가 <신과학은 없다>에 TM의 공중부양 주장에 대해 약간 기술
하였으니 참조하기 바란다. TM은 정치적 정당으로까지 발전하여 예를 들
어 1993년 헤닝이 캐나다에서 입후보했으나 낙선했다. 영국에서는 1992년
비틀즈 멤버 해리슨(Beatle George Harrison)이 TM 당으로 입후보 한 것
으로 유명하다. 그도 의회진출에 실패했다. 헤닝은 마술사(conjuror) 출신이
다. 이 대목에는 폴켄슈타인 부인이 공중부양이 불가능하다고 믿지 않는다
고 말한 내용이 있다. 그리고 믿는 것을 믿지 않는 척 하는 것은 사실상
스켑틱스가 가능성에 문을 열어 놓는 것만큼이나 어렵다고 한 대목에서 스
켑틱스에 대한 약간의 비평을 발견한다. 스켑틱스는 항상 닫힌 마음을 가
졌다고 비평을 받아 왔기 때문에 이상하지 않다. 그러나 스켑틱스의 도구
는 실제적 과학인 반면 이들은 믿음에 기초하여 말한다. 
 
Why not leave it up to the audience and to the perceiver to decide? 
Thank you for writing, and I genuinely hope we have an opportunity to
meet if you are in the states.

강박사: 편지의 마지막 대목이다. 공중부양을 할 수 있다고 한 헤닝을 조롱
할 것이 아니라 청중이나 지각자가 결정하도록 놔두면 되지 않겠는가? 만
일 하지 못한다면 못하는 것으로 간주하면 될 것이 아닌가? 초정상 주장을
지나치게 조롱으로 몰아가는 분위기에 대한 항변을 나타낸 것으로 보고 싶
다. 일면 폴켄슈타인의 SBS 출연을 초정상 능력과 관련하여 분명히 하고
싶다고 한 필자에게도 한 마디 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Kindest regards,

Glenn and Frances Falkenstein
"Falkenstein & Willard"
.........................................................
5. 결론

  폴켄슈타인 부부는 초능력자가 아니라 마술사(요술사/멘털리스트)이다.
이들은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는 직업 마술사이다. 이들은 SBS 출연을 문
화교류의 일환으로 생각하듯이 자신의 마술에 기술 이상의 직업적 자부심
을 가진 인물이다. 인간상으로 보아 이들은 순수하다.  또한 개인적 사회적
으로 바람직한 삶을 영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SBS가 이들을 초능력자라고 광고함으로써 모든 문제가 발생했
다. SBS는 이렇게 함으로써 유리 겔러 출연 유의 상업적 이득을 취하려고
한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 이 가운데 폴켄슈타인 부부는 심지어 사기꾼이
라고 욕을 먹고 있다. 그런데 실제 이들은 이런 사실을 모르고 좋은 반응
을 가져 왔으리라고 믿고 있다.
  필자는 SBS가 시청자에게 사과하고 또한 폴켄슈타인 부부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담당 제작팀에게 <호기심 천국>을 이렇게 만든 책
임을 물어야 하리라고 생각한다. 이것을 계기로 훌륭한 프로그램으로 새로
태어나지 않은 한 <호기심 천국>은 시작 때의 좋은 반응에서 멀어져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호기심 천국>의 문제를 예리하게 분석한  딴지
일보의 전지운 기자와 명백한 마술을 초능력이라 한데 분개한 모든 과학과
이성의 가치를 믿는 이들에게서 희망을 발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