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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성술, 바넘 효과와 화성 효과
  글쓴이 : kopsa     날짜 : 99-12-06 16:42     조회 : 7999    
점성술, 바넘 효과와 화성 효과

  16세기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은 과학혁명의 출발 사건이다. 그 이전까지 인
간은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며 그 주위를 행성, 별, 태양, 달 등 천체가 돌고 있
다고 믿었다. 고대인에게 천체란 신적인 존재였으며 그것은 인간에게 보이지 않
는 마술적 힘을 미치는 것이었다. 인간 개개인의 성격, 신체상태, 건강, 직업, 운
명 등등은 어떻게 결정될까? 이들은 출생시간과 장소에서의 천체의 영향일 것이
라고 상상했다. 현재의 점성술적 공식은 이미 기원 2세기 프톨레미(Ptolemy)에
의해 나왔다. 

1. 점성술에 대한 믿음, 바넘 효과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같이 현대 천문학은 고대인이 믿었던 것과는 다르다.
당시에는 몰랐던 3개의 행성을 포함하여 행성은 태양 주위를 돌고 있고, 태양계
는 우리 은하의 주변에 있으며, 우리 은하는 수많은 은하를 함유한 팽창하는 우
주의 단지 한 부분이라는 것을 안다.
  또한 우리는 개인의 성격과 신체적 특징은 양친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와
출생 후의 환경적 인자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을 안다. 행성체가 지구 위의 인간
에게 미치는 물리적 힘도 어렵지 않게 계산해 낼 수 있다. 분만 동안 유아 위
공중을 떠도는 산부인과 의사나 간호사가 주는 중력의 영향이 가장 가까운 행성
의 영향보다도 크다.
  점성술의 운명 예측이란 마술의 믿음에서 유래한 점술(divination)의 영역이
다. 그런데 의외로 특히 서양에서 점성술을 믿는 사람이 많다. 별자리표
(horoscope)의 예측이 자신에게 들어맞는다고 믿는다. 이것은 점성술만 그런 것
이 아니라 토정비결에서 우리가 느끼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이것을 설명해 주는
이론이 바넘 효과(Barnum effect)이다.
  바넘 효과란 유명한 서커스단 소유자 바넘(P.T. Barnum)이 한 말에 기초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성공의 비결은 항상 모든 사람이 좋아할 약간의 어떤 것을
포함시키기 때문이라고 주장하였다. 모든 사람에게 해당될 일반적인 주장, 즉 바
넘 프로필은 예를 들어 아래와 같은 것이다.

 "다른 사람이 당신을 좋아했으면 한다, 때때로 당신은 옳은 결정을 내렸는지 의
심한다, 당신은 스스로 사고하기를 좋아하며 증거가 없이 다른 사람의 진술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당신은 지나치게 솔직하게 자신을 내 보이는 것을 현명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당신의 야망 중에는 비현실적인 것이 있다, 당신은 일상 어느
정도의 변화를 좋아한다, 당신은 일반적으로 낙천적이지만 때로 우울해 진다, 당
신은 공부가 항상 쉽기만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등등"

  물론 점술적 기술에는 이와 같은 일반 바넘 프로필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용감하다, 에너지가 충만하다, 공격적이다, 이기적이다, 등등' 자신만에 해
당되는지 확인할 수 있는 구체적인 주장도 있다. 이 때 '바넘 효과'는 인간의 심
리는 일반적인 주장과 구체적인 주장을 함께 제시할 때에 구체적인 주장을 무시
하고 일반적인 주장을, 즉 애매한 것 속에서 스스로 적합하다고 믿는 내용을 발
견하여 받아들이는 경향을 가졌다고 말해 준다.
  점성술사건, 점술사건 이것저것 고객에게 말해 주면  구체적인 주장을 틀린
것으로 믿는 것보다는 애매한 주장을 자신에게 들어맞는 것으로 임의로 해석한
다는 내용이다. 바넘 효과는 이 효과와 관련하여 인간이 얼마나 속기 쉬운지 연
구한 포러(B.R. Forer)의 이름을 붙여 '포러 효과(Forer effect)'라고도 불린다. 
  바넘 효과에 미치는 심리적 인자에 대한 연구는 학문적 관심사이다. 예를 들
어 캔사스 대학 심리학자 스나이더(C.R. Snyder)는 대부분 사람이 공통적으로
가졌다고 믿는 성격을 혼합한 성격 표를 만들어 3 그룹을 대상으로 실험했다.
각 대상은 자신에 얼마나 들어맞는지 1에서 5까지의 수를 적도록 하였다.   
  첫 번째 그룹에는 인간에게 공통적인 성격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알려주었는
데, 전체 평균 점수는 3.2로 나왔다. 두 번째 그룹에는 자신이 태어난 달을 말하
도록 하고 이것이 그 달에 태어난 사람의 별자리 표라고 알려주었다. 이 때 점
수는 3.76이었다. 세 번째 그룹에는 태어난 날을 말하도록 하고 이것이 개개인에
그대로 들어맞는 별자리 표라고 알려 주었다. 이때 점수는 평균 4.38이었다. 믿
고자 하는 마음이 자신에 들어맞는 것으로 믿는 경향을 나타낸 실험이다.

2. 고클랭과 화성효과 논란

  점성술의 유행을 염려한 학자들에 의해 점성술에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는 많
은 연구결과가 나왔으나 단 한가지, 1955년 프랑스의 고클렝(Michel Gauquelin,
1928-1991)이 처음 낸 화성효과(Mars effect)는, 그것이 사실이라면 점성술에 근
거가 전혀 없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학자들 간에 치열한 학문적 논란이 일었던
것이다.
  고클렝은 11가지 직업에서 저명한 사람을 시험하여 그들이 태어난 때가 각기
5가지 천체(화성, 달, 금성, 목성, 토성) 중에서 한 개 또는 그 이상의 천체의 위
치와 관련되었다는 사실을 통계적으로 분석해 낸 학자이다. 5개 천체 중에서 대
표적으로 화성을 상징적으로 나타내어 저명인사의 출생과 천체의 관련성을 일반
적으로 '화성효과'라고 부를 수 있으나 이 이름은 고클렝 결과의 재현성 실험이
주로 화성과 관련된 저명한 운동선수와 관련하여 이뤄진 때문에 화성과 저명 운
동선수(챔피언)의 관계로 정의되기도 한다. 
  고클렝이 제일 처음 화성효과의 가능성을 발견한 직업 군은 운동선수가 아니
라 576명의 프랑스 의사였다. 그 다음에 이 결과는 508명의 의사, 570명의 운동
선수, 676명의 군인에서 재현되었는데 고클렝은 이들 프랑스인을 대상으로 한
결과를 1955년 최초로 발표하였으며 이것이 화성 효과의 시작이다. 고클렝은 그
후 1960년까지  1940명의 의사, 915명의 운동선수, 2466명의 군인을 시험하여 다
시 재현된 결과를 얻었다. 이때 인물들은 프랑스 인이 아니라 벨기에, 네덜란드,
독일, 이탈리아인이었다.
  이때까지는 고클렝 단독 연구였으나 다른 연구그룹에서도 재현성 검증에 흥미
를 갖게 되었다. 이때 관심사는 저명한 운동선수의 출생시 화성의 위치였다. 고
클렝은 지평선(horizon)을 기준으로 하여 화성이 떠서(rise) 질 때(set)까지의 위
치를 6개의 구획(sector)으로 나누었는데,  개개 구획은 2시간을 의미한다. 이 때
고클렝이 발견한 대로 저명한 운동선수가 출생한 때가 보통 사람과 통계적으로
유의적으로 다르게 구획 1(떠서 2시간)과 구획 4(정점에 도달한 다음의 두시간)
와 관계되는 지에 관한 검증이었다.
  이때 처음으로 고클렝과 공동 검증을 시도한 그룹은 벨기에의 스켑틱 단체
(Comite' Para)였다. 그래서 1967년 이 단체는 점성술사(Luc de Marre')에게 62
명 벨기에 저명 축구선수에 관한 자료(출생일, 장소, 시간)를 수집하도록 하고
고클렝은 473명의 프랑스 저명 운동선수의 자료를 수집했는데 그중 많은 자료는
그가 1955년 논문에 사용한 운동선수 자료였다. 그래서 1976년 발표된 결과에
의하면 535명의 저명한 운동선수 중에서 119명(22.24%)이 화성 효과의 구획에서
출생했다는 결과였다.
  22.4%의 유의적인 상관성은 출생 기초율 16.67%(구획 1과 4의 4시간을 24시
간으로 나눈 값)로 보아 자명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이 기초율이 정확한지는
시험된 적이 없다.  이를 시험해 보아야 한다는 통계학자 젤렌(Marvin Zelen)의
제의에 따라 고클렝은 부인(F. Gauquelin)과 함께 젤렌 시험(Zelen test)을 하여
그 결과를 1977년 발표하였는데 그 값은 17%였다. 그렇다면 화성 효과는 진실인
것이 아닌가?
  그러나 아직 고클렝의 자료가 편견을 갖고 선정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젤렌
시험결과와 나란히 한 논문에서 저자 젤렌, 커츠(Paul Kurtz), 그리고 아벨
(George Abell)은 자료선정의 편견 개입 가능성을 제시했는데, 후에도 그런 문제
가 제기되었듯이 고클렝이 선정한 저명한 운동선수(챔피언)군의 대표성, 예를 들
어 기본적으로 자료를 뽑은 사전 등의 모든 운동선수를 포함시켰는지에 관한 문
제가 그런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렇다면 편견이 없는 전혀 새로운 자료를 사용하여 새로운 시험을 해 보아야
한다. 이로부터 나온 것이 1979년 커츠, 젤렌, 아벨이 저자가 되어 발표한 미국
운동선수 408명을 대상으로 한 시험 결과이다. 이 실험에는 또한 고클렝도 참여
통계치 등을 검토하였다. 이 경우 화성 효과 구획에서 출생한 선수는 55명
(13.48%)에 불과했고 통계적인 유의성이 없었다. 
  그렇다면 화성 효과는 있는 것인가, 없는 것인가? 아직 어느 쪽이건 확증이
없다. 계속된 토의가운데, 상대방의 연구상 문제를 비평하는 과정에서, 이것은
과학적 논쟁에서 추천되는 건설적인 과정이지만 일부 연구자 사이에 감정상 문
제까지 표출되었다. 고클렝 부부의 기초율 시험인 젤렌시험에 관한 논란 중에
CSICOP의 젤렌 등이 이를 비평한 것이 도화선이 되어 이 시험을 지지한 롤린
스(D. Rawlins)가 비난과 함께 CSICOP를 탈퇴하는 일까지 발생하였다.
  이 가운데 여러 가십이 나돌았으며 커츠는 그 중 한가지 일이겠으나 여성 저
명 운동선수를 빼지 않았다는 것을 분명히 했으며 빼더라도 결과에 영향을 미치
지 않는 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단 한 사람 그로자(Groza) 형제를 구분 못하여
동일인으로 생각하여 처음에 한 사람을 빼었으나 후에 그를 넣고 계산하였음을
분명히 했다.   
  고클렝은 사실상 학문상 거장이었다. 그는 1982년 349명의 미국 저명 운동선
수를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를 내어 이번에도 화성효과가 긍정적이라고 응대하였
다. 그러나 커츠 등은 자신들의 대상에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였던 미식축구와
농구 선수를 고클렝이 제외하였음을 지적하며 임의적으로 결과를 합리화하였다
고 논박하였다.   
  일면 고클렝은 이제 최종 문제 해결법을 모색하였다. 그는 1982년에 어떻게
하면 갈등적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 연구 프로토콜을 내어 이번에는 프랑스 스켑
틱스 단체(CFEPP)가 시험하도록 하였다. 고클렝의 새로운 프로토콜에 따라
1120명의 저명 운동선수를 대상으로 한 시험결과는 1996년에 발표되었는데 화성
효과의 구획에 들어맞는 선수는 209명(18.66%)이었다. 이 때 기초율은 17.70%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18.66%와 17.70%의 차이를 어떻게 볼 것인가? 학자들은 통계분석
여부를 떠나 이런 차이의 출처에도 흥미가 있다. 운동선수를 기록한 사전의 오
류, 단지 소수의 연구자가 그 중에서 저명한 선수(챔피언)를 가려내는 작업상 오
류도 있으나 후에 발표된 책의 자료를 다시 분석한 학자는 실제 기초율이
17.79%가 아니라 18.20%임을 발견한다. 이렇게 해서 화성효과 문제는 정리되었
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아직 고클렝의 자료 선별 문제, 그의 자료로 도출한 결과와 관련하여
예를 들어 그를 지지하는 괴팅겐 대학 에르텔(Suitbert Ertel) 교수와 네덜란드
아인트호벤 공과대학 니엔후이스(Jan Willem Nienhuys) 교수간의 논쟁은 계속
되고 있다. 에르텔은 화성효과와 관련하여 독일 잡지(Skeptiker)를 상대로 소송
을 벌이기까지 했는데, 그 잡지가 에르텔의 의견도 제대로 실었다는 판결이 나
와 에르텔은 패소하였다. 에르텔이 화성효과를 학문적 구도 안에서 토론할 감각
을 상실하지 않았나 염려된다( 이 부분 1998년 논문은 아래 참고에 인용하지 않
았다).
 
3. 참고

1) 강건일, 신과학은 없다, 지성사, 1998.
2) Suitbert Ertel, Update on the 'Mars Effect', Skeptical Inquirer, Winter   
  1992, p. 150-160.
3) Christopher C. French et al., Belief in Astrology, A Test of the Barnum 
  Effect, Skeptical Inquirer, Winter 1991, p. 166-172.
4) Paul Kurtz and Andrew Fraknoi, Scientific Tests of Astrology Do Not   
  Support Its Claims, in Science Confronts the Paranormal, Kendrick Frazier, 
  ed., Prometheus, Amherst, New York, 1986.
5) Paul Kurtz, Marvin Zelen, and George Abell, Results of US Test of the   
  Mars Effect, in Paranormal Borderlands of Science, Kendrick Frazier, ed., 
  Prometheus, Amherst, New York, 1981.
6) Jan Willem Nienhuys, The Mars Effect in Retrospect, Skeptical Inquirer, 
  November/December 1997, p. 2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