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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호흡, 90% 뇌개발?   글쓴이 : kopsa     날짜 : 00-01-05 14:34     조회 : 6191     뇌호흡, 90% 뇌개발?   세이건(Carl Sagan)은 1994년 크릭(Francis Crick)의 < 놀라운 가설(The Astonishing Hypothesis) > 서평에서 "놀라운 가설은 의식과 오랫동안 영 혼이라고 불리어 온 것이 과학적인 탐구의 대상이며 우리의 모든 내적인 상태-감정, 지각, 망각 그리고 자각이 우리 뇌 속 뉴런 네트워크의 성질이 라는 놀라운 주장이다"라고 적었다. 1. '10% 해결' 유행       학자들은 일반적으로 크릭의 견해를 따르지만 아직 뇌와 정신이 별개라 는, 예를 들어 '떠다니는 정신(free-floating mind)'을 가정하여 텔레파시, 투시력, 염력, 유체이탈 등등을 해석하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다. 정신이 뇌 의 국한된 신경기능과는 별개로 자유로 떠다닌다면 멀리 떨어진 다른 정신 이나 물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정통적 감각에 의한 것과는 다르 게 정보를 받을 수 있고, 육체에서 어렵지 않게 정신만 빠져나갈 수도 있 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학적 연구결과는 '떠다니는 정신'에 부정적인 견해가 지배적이 기 때문에 소위 잠재능력을 뇌에 국한하여 보아야 하는 사람은 '떠다니는 정신'을 대체한 뇌파로 초정상 현상을 해석하려고 한다. 정신이 육체를 탈 출하기 위해서는 뇌파야말로 가장 적절한 개념이다. 그러나 물리법칙에 따 라야 하는 뇌파 개념 또한 초정상 해석에 역부족이다.   여하튼 이곳에서 다룰 내용은 뇌와 관련된 소위 '10% 해결(The Ten-Percent Solution)'이다. 현재의 인간이 두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문제의 10%만을 풀어낼 수 있다는 의미이다. 나머지 90%를 개발한다면 영 재만 될 것인가. 초능력을 포함한 어떤 능력이든지 개발할 수 있다는 주장 이다. 잠재능력 개발 홍보 반경에서 '10% 해결'을 말하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 나라에도 뇌호흡 반경에서 그런 말을 한다. 호남대 교육학과 박수 길 교수가 "현재 인류가 사용하는 뇌의 용량은 전체의 10%에 불과하다며 뇌호흡으로 나머지 90%을 활용한다면 엄청난 잠재능력이 개발될 수 있다" 고 말했다고 인용되어 있다(한국일보 1998년 9월 28일, [NEO HEALTH] 뇌호흡, 잠재능력 개발에 도움).   뇌호흡을 개발했다는 이승헌 원장도 "사람은 평생을 겨우 5-15(%)의 뇌 를 사용하는데 그치고 있다"며 "뇌호흡은 나머지 90(%)의 영역개발에 도전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세계일보 1998년 8월 18일, 한국인체과학연구원 투 시능력 발표회개최).   이런 프로파간다를 사용하는 사람은 교수라고 하나 이미 학자적으로 말 한 것은 아니다. 미국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흔한 프로파간다를 근거가 있 는 양 말했을 뿐이다. 예를 들어 1998년 7월 ABC 텔레비전은 '인간의 신 비로운 생활(The Secret Lives of Men)' 프로그램을 광고하며 "인간은 단 지 자신의 뇌 중에서 10%만을 사용한다"라고 스크린 가득히 보여 주었다.    뉴에지이 작가들도 이를 활용한다. 1997년 < 믿어야 할 이유: 심령현상 의 실용 안내서(Reason to Believe: A Practical Guide to Psychic Phenomena) > 에서 저자 클락(Michael Clark)은 카지스(Craig Karges)를 언급했다. 카지스는 자신이 개발한 '직관적 날(Intuitive Edge)' 프로그램으 로 심령적 능력을 개발할 수 있다고 하며 돈을 받았다. 클락은 카지스가 " 우리는 흔히 정신의 10-20%만을 사용한다. 무의식적 정신이라고 알려진 나머지 80-90%를 활용할 수 있다면 당신의 인생이 얼마나 달라질 것인지 생각해 보라"고 말한 것으로 인용하였다.    '10% 해결'을 말한 사람 가운데는 우리가 잘 아는 겔러(Uri Geller)도 있 다. 그는 < 유리 겔러의 정신력 책(Uri Geller's Mind-Power Book) >의 서문에서 "대부분 우리는 약 10%의 뇌만을 사용한다.  나머지 90%는 미개 발의 잠재적인 그리고 미발견의 능력으로 가득해 있다"라고 말했다.    2. '10% 신화'의 유래  '10% 해결'은 '10% 신화(The Ten-Percent Myth)'라고도 불린다. 과학적 근거가 없는 이 신화가 어떻게 생겨났는지 보는 관점에서이다. 우리의 뇌 호흡 반경에서도 10% 뇌밖에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할 때 어떤 근거든 근 거를 제시할 준비가 되었을 터이지만 그 근거는 나와 있지 않다. 서양에서 도 그렇고 가장 흔한 근거는 그런 것을 발견했다는 또는 말했다는 유명과 학자의 이름을 대는 방식이다.   '10% 신화'를 누가 처음 말했는지와 관련된 것으로,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또는 카네기(Dale Carnegie)의 이름이 오른다. 예를 들어 아인슈 타인이 자신의 우수성의 근원에 대해 묻는 수많은 질문에 답하는 가운데 그런 말을 입밖에 내었다는 것이다. 사실 여부에 관계없이 아인슈타인이 말했다니,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믿을 수밖에 없다.   아마도 '10% 신화'는 과거의 잘못된 신경연구에서 나왔을 가능성도 있 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쥐 뇌의 많은 부분을 제거해도 그 쥐는 행동의 손 상을 나타내지 않는다고 보았다. 물론 초기의 방법으로는 세밀한 점까지 측정할 수 없어 이런 이론이 나왔으나 그것이 그대로 전해져 내려왔을 가 능성도 있다.    유사하게 1930년대 비교신경학자는 여러 종의 동물의 뇌를 노출시켜 전 기적 자극을 가하는 실험에서 진화가 진행됨에 따라 포유동물의 뇌는 상당 한 크기로 증가했지만 점차 감소된 부분이 감각적 또는 운동적 기능을 담 당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때 아마도 인간에서 뇌의 10%에서만 전류 자 극에 따른 감각적 운동적 반응을 관찰하였는데, 이로부터 '10% 신화'가 나 왔을 가능성이다.    그러나 실제 뇌의 나머지 부분은 잠자는 부분이 아니다. 그것은 언어와 추상적 사고 등등 인간의 모든 특성을 나타내는 부분이다. 다시 말해서 유 명인사의 말이나 또는 유명인사를 갖다 댄 말이나 또는 과거의 연구에서 '10% 신화'가 생겨나 그대로 전해져 내려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추정이다.    3. '10% 신화'에 반한 증거들   서양 학자들은 대중을 상대로 한 과학 프로그램을 유심히 본다. 과학적 사실을 대중이 잘 알도록 나타내었는지도 관심이지만 그 가운데 과학에서 벗어나는 내용이 포함된 것이 혹시 없을까 하는 염려도 있다. 이런 학자들 의 관심은 프로그램 제작사에게 피드백되어 더 향상된 과학프로그램이 나 오도록 돕는다.   이런 관심을 가진 학자이겠으나 캐나다의 베이어스타인(Barry Beyerstein)은  PBS에서 방영한 프로그램을 보고, 이런 것이 일반인의 '10% 신화'에 대한 믿음을 보강시켜 주는 것은 아닌가 지적했다. 영국의사 로버(John Lorber)를 등장시켜  어린아이들이 뇌반구의 거의 전부가 손상 을 입어도 완전히 정상수준으로 회복된다는 내용을 보여준 프로그램 자체 는 '10% 신화'를 홍보할 목적은 아니었으나 그런 믿음을 가져오게 한다는  해석이었다.   프로그램은 손상된 뇌상태를 CAT 촬영으로 보여 주었다. 어린아이의 손 상된 뇌 반구는, 밑바닥  뇌수 공동이 빠져나가지 못한 유체의 압력에 의 해 확장된 때문에 그 압력에 의해 1인치 이하 두께의 넓적한 평평한 판상 속으로 압착되어 들어가 있었다. 로버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어린아이가 정상 이상의 지능과 교육적으로 사회적으로 잘 적응한다고 말했다.   이 극적인 프로그램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물론 90%보다는 적은 손상이지만 죽은 세포가 다시 완전히 새로운 세포로 대체되는 것은 아니라 손상 받지 않은 세포가 여분의 기능을 수행한다는 내용이다. CAT 촬영에 서 보았듯이 엄청난 신경의 축소에도 불구하고 아직 어린아이가 지적 능력 이 감퇴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인간 생명력의 신비를 알려주는 프로그램이지만 '10% 신화'를 연 상한 시청자는 과연 뇌가 전부 필요한지에 의문을 지질 수 있다. 10%가 이런 놀라운 완전한 기능을 수행한다면 나머지 90%도 사용여하에 따라서 는 엄청난 기능을 발휘할 것이 아닌가? 그러나 이것은 과학적 분별력보다 는 시각적으로 이해하는 대중의 이해 오류이다.    로버의 다큐멘터리가 시사하는 바는 우리의 정신활동에 뇌가 전부 필요 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뇌의 대량파괴에 적응하는 능력을 나타낸 것이 다. 이들 환자가 감소된 부피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활동한다는 사실을 나 머지 뇌를 사용하여 좀 더 극적인 활동에 이용할 수 있다는 의미로 비약하 여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이제 '10% 신화'가 어째서 틀린 것인지를 분석해 보자. 뒤의 설명에 나 타나 있듯이 실제 인간이 뇌의 10%만을 사용한다는 것은 틀린 사실이지 만, 정말로 그렇다고 가정할 경우에도 나머지 90%가 초능력을 가져온다는 주장에는 논리적 오류가 있다. 그렇다는 아무 증거도 없다. 이 경우 '10% 해결' 주장자는 그렇지 않다는 증거가 없는 이상 그럴 수도 있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증거불충분 불기소 주장(argument from ignorance)' 오류에 해당된다.   이제 실험적 증거로 인간이 10% 뇌만을 사용한다는 문제를 살펴보자. 우선 10%라는 숫자를 보자. 나머지 90%가 전부 죽어 있다는 의미일까? EEG, CAT, PET, MRI 기타 어떤 방법으로 측정하건 잠잘 때에도 인간의 뇌에는 조용한 부위는 없다. 전부 죽어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렇다면 나머지 90%는 살아 있지만 무엇인가 현재는 기능을 나타내지 않는다는, 다시 말해서 사용되지 않거나 잠자고 있는 부위여야 한다는 말 인가?  그러나 오늘의 인간이 되기까지 진화의 자연선택을 생각하건데 어 떻게 10%의 뇌만을 남겨 놓고 나머지 90%를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남겨 놓을 수 있었을까? 뇌란 그 활동에 엄청난 에너지를 쓴다. 그런데 엄청난 전기사용료를 물면서 어떻게 우리는 단지 10%만 사용하고 있는 것일까? 이것은 이해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일정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부위의 세포 중에서 90%가 잠자 고 있다는 의미일까? 이 경우에도 개개 부위에 직접 전극을 삽입하여 미세 회로를 검토한 연구에 의하면 그런 잠자는 부위는 없다. 우리의 뇌에는 사 용되지 않거나 잠자는 부위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한가지 상상은 할 수 있다. 10%가 단순한 부피적 개념이 아니라 정보저장 용량, 처리능력 또는 어떤 뇌 활동의 지수로 말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인간이 정말로 10%의 그런 능력만을 발휘한다는 것을 어떻 게 알아낼 것인가? 검증해 낼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실제 인간의 학습 능 력 등 기능 저해는 저장용량의 결핍이 아니라 안전히 저장된 것을 뽑아 내 는 능력에 문제가 생긴 것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결론적으로, 신경회로가 아직 90% 더 개발될 여지가 있다고 보는 것은 증거가 없는 상상이다. 더욱이 그렇게 하여 초능력을 가져온다는 가설을 내기에는 허황된 상상이다. 4. 참고   1) Barry Beyerstein, The 10% Solution, Rational Enquirer, Vol. 3, No. 2,    October 1989. 2) Benjamin Radford, The Ten-Percent Myth, Skeptical Inquirer,            March/April, 1999, p. 52-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