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학/철학

양자론의 EPR 실험, 신과학자와 비평가 논쟁   글쓴이 : kopsa     날짜 : 00-04-16 10:56     조회 : 9228     (2008년 3월 9일 확인) 양자론의 EPR 실험, 신과학자와 비평가 논쟁   양자의 세계는 일반 세계와는 다르다(앞서 게시한 코펜하겐 해석 참조). 고양이가 살아 있을지 죽었을지는 각각의 파동함수의 중첩으로 나타낼 뿐 측정 시까지는 살았는지, 죽었는지를 알 수 없다. 또한 측정 시에 얻는 양자적 성질은 순전한 우연의 결과이다. 예를 들어 주사위를 던질 경우에 어떤 숫자가 나올지 그 주사위에 영향을 주는 모든 물리적 힘을 안다면 예측할 수 있을 것이지만 양자의 세계에서는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1. EPR 패러독스   이러한 우연이 지배하는 양자적 세계상에 회의를 품은 아인슈타인은 앞서 게시한 글에 나와 있듯이 양자론이 아직 불완전한 이론임을 말하였다. 그는 또한 1935년 두 명의 친구  포돌스키(Boris Podolsky), 로젠(Nathan Rosen)과 함께 'EPR(Einstein, Podolsky, Rosen) 패러독스'라고 불리는 사고실험을 고안하였다. 아래 살펴보자.     전자와 양전자가 서로 접촉하면 서로 소멸되어 두 개의 광자형태의 에너지로 바뀌게 된다. 이때 개개 광자는 수평 또는 수직 방향에 파동운동의 진폭을 갖는 평면편광이 된다. 또는 원형편광이 되어 파동 변위의 평면은 공간으로 움직일 때에 선회한다. 양자론에 의하면 두 개의 편광의 회전 방향(스핀 방향)은 서로 반대여야 한다. 다시 말해서 한 개가 시계방향이라면 다른 하나는 반시계방향이어야 한다.        편광은 두 개의 채널 중에 하나를 통해 광자가 통과하도록 한 여과장치를 통해 측정이 가능하다. 한 개의 광자가 어떤 회전 방향의 축으로든지 측정되면 동일한 방향의 두 번째의 측정장치를 통과시켜 그 방향이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때 첫 번째 측정은 어느 면에서 광자가 일정한 상태를 갖도록 강요하는 것이다.     만일 두 개의 광자가 10광년이 떨어진 다음에 한 개 광자의 회전 방향을 이렇게 측정할 때 두 번째의 광자는 어떻게 될 것인가? 양자론에 의하면 두 개의 광자의 회전은 서로 반대 방향이어야 하기 때문에 나머지 광자의 방향은 이렇게 측정한 것의 반대여야 한다. 아인슈타인은 이것이 어떻게 가능할 것인지 의심을 표명하였다. 10광년 떨어진 곳으로 한 광자의 정보가 다른 광자로 즉시 전달되는 것은 상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EPR 패러독스'이다.   그러나 코펜하겐 서클의 보어의 견해는 다르다. 아인슈타인은 어느 신호도 빛보다 더 빠른 속도로 갈 수 없기 때문에 한 입자의 측정이 10광년 떨어진 다른 입자의 회전방향을 즉각 결정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보어는 두 입자의 거리가 아무리 멀어도 두 번째의 광자는 첫 번째 광자의 측정 순간 즉시 결정된다고 말한다. 아인슈인이 옳은지, 보어가 옳은지는 실제 실험적 결과가 나오지 않고는 말할 수 없다.    2. EPR 실험과 결과   'EPR 패러독스'를 시험하기 위한 최초의 디자인은 1951년 봄(David Bohm)에 의해 나왔으나 실험상 문제 등으로 인하여 검증되지 못했다. 1965년 봄의 실험디자인을 검토하여 EPR 패러독스를 해결할 수 있는 실험적 방법의 근거, 즉 '벨의 정리(Bell's theorem)'를 제시한 사람이 벨(John Bell)이다.   벨의 정리는 봄이 추정한대로 실제적(realistic)이며 국부적인(local) 두 입자의 상관성을 해석하기 위해 디자인된 감추어진 변수(hidden variable)이론은 전통 양자역학과는 다른 예측으로 인도하며 따라서 감추어진 변수이론의 증명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이 때 실제적이란 변수가 관찰자와는 독립적인 공간-시간 구조를 갖고 있다는 뜻이며 국부적이란 입자가 상당히 떨어진 다음에 둘 사이에 어떤 상호작용도 없다는 말이다.     기본적으로 벨의 정리는 측정할 수 있는 양, 즉 입자가 움직이는 방향과 스핀방향의 관련성을 측정하여 실험적으로 EPR 패러독스를 시험해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입자가 방출된 때와 측정된 때 사이에 일정한 스핀을 갖고 있다는 것이 옳다면 이들 양 사이에 어떤 관련성이 있을 것이나 전통 양자역학이 말해 주는, 측정 시까지 일정한 스핀을 갖지 않다는 것이 옳다면 이와는 다른 관련성을 나타내야 한다는 의미이다.     벨의 정리에 따라 10여 가지 실험법이 나왔으나 결정적인 검증은 1982년 파리대학 응용광학 연구소(Institute for Applied Optics of the University of Paris)의 아스페(Alain Aspect) 팀에 의해 나왔다. 이 실험에 의하면 광자는 측정 시까지 일정한 스핀을 갖고 있지 않으며 한 개의 광자를 임의로 측정순간 그 방향에 의해 나머지 광자의 스핀방향이 결정된다는 양자역학에 의한 예측이 정확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2-3 m 거리 떨어진 입자의 실험이며 그런 관련성이 얼마나 먼 거리에서도 성립되는지는 불확실하나 엄연히 EPR 패러독스의 해결을 나타낸다.    이때 두 개 입자 사이의 연결에는 봄의 해석이 많이 알려져 있다. 그는 "두 개의 상관적인 입자가 상대성 이론의 시공간밖에 존재하는 아양자적 수준에서 연결되었다"고 하며 두 입자 사이의 정보 교환을 광속보다 빠른 초발광 연결(superluminal connection)로 표현하였다. 그러나 봄의 아직 증명되어야 할 가설은 그 자체 상대성 이론을 위반하기 때문에 수긍되기 어렵다.   이를 피하기 위해 부르가르(Costa de Beauregard)와 같은 물리학자는  양자정보가 측정된 입자로부터 두 개의 입자를 생성한 사건으로 다시 돌아와 제때에 다른 입자로 향한다는 가설을 내었다. 이 경로를 '파인먼 지그재그(Feynman zigzag)'라고 부르는데, 이렇게 하여 정확히 같은 순간 첫 번 입자의 정보가 두번째 입자로 전달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여하튼, EPR 패러독스가 해결되자 두 개의 멀리 떨어진 입자가 빛의 속도보다 빠르게 즉시 통신한다는 사실이  증명된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 벨도 이에 관해서 "우주의 별개의 양상들이 기본적 수준에서 서로 연결되어 있을지 모른다. 그리고 일단 연결된 것은 멀리 떨어진 거리에서 광속도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어떤 알려지지 않은 힘에 의해 연결된 상태로 남아 있다"고 표현하였다.  3. EPR 실험 결과와 해석 논쟁   EPR 실험이 의미하는 양자론적 세계를 예를 들어 카프라는 "이 세계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고립된 요소로 분리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고 표현한다. 그러나 EPR 실험의 증명 세계, 즉 소위 벨의 세계는 정말로 그런 세계를 의미하는 것일까? 오스트리아 태생 미국의 물리학자 바이스코프(Victor Weisskopf)는 상징적 벨의 세계에 대하여 반대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벨의 양자역학적 주장은 양자역학에서 잘 알려진 극단적인 경우이다. 양자역학은 국부적(local)이 아니다. 예를 들어 수소원자는 널리 퍼져 있으며 분명히 원자의 한쪽 가에서 전자의 위치를 정하려고 하면 다른 쪽에서 그것은 사라져 버린다. 그것은 일종의 먼거리 작용이다. 나는 그것을 그렇게 부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그런 종류의 것이라는 인상을 준다. 양자상태는 퍼져 있다. 그리고 유명한 아인슈타인-포돌스키 상태는 그 극단성 때문에 고안된 이 경우의 극단적인 사례일 뿐이다. 그런데 실제로 그런 것으로 밝혀졌다.  실험도 있었다.  그것은 양자역학에서 상태는 국부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어떤 대단히 어려운 상황에서 비교적 큰 거리로 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이 광속도보다 빨리 움직인다고 말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바이스코프는 또한 벨이 "한 입자는 즉시 멀리 떨어진 다른 입자를 모방한다"고 한 말에 대하여 "그곳에는 어떤 작용이 있는 것이 아니다. 당신이 한쪽에서 확인하는 것은 퍼진 상태일 뿐이다. 그리고 그것으로부터 다른 쪽에서 무슨 일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따라서 서로 모방한다는 것은 없다. 단지 한 개의 단위로 작용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메이저 연구로 1964년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한 타운스(Charles Hard Townes)도 두 개 입자가 즉시 통신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하는 말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반응하였다. "당신은 그런 것같이 보인다고 했다. 그것은 옳다. 그러나 실제로 그들은 그렇지 않다. 그런 결과를 나타내는 것은 양자역학에서 사전에 세운 조건이다.  그것은 직접적인  통신도 그들 사이에 어떤 에너지의 흐름도 아니다. 단지 외형적으로 그렇게 보일 뿐이다."   아마도 앞서 열거한 과학자의 견해가 양자론, 특히 EPR 실험과 관련된 엄밀한 학문적 해석일 것 같으나, 초심리학을 지지하는 신과학자와 비평가 사이의  논쟁은 치열하다. 비평의 중심인물은 1979년 라인(Joseph Banks Rhine)의 초심리학회(Parapsychological Association)를 미국과학진흥협회(AAAS)에서 제외시키라고 주장한 양자역학자 휠러(John Aechibald Wheeler)이다. 이에 관해서는 필자가 '신과학은 없다'에 소개했으나 휠러에 대해 반론을 낸 학자 중에는 앞서 말한 부르가르와 다음에 설명할 조지프슨이 포함되어 있다.   케임브리지의 조지프슨(Brian David Josephson)은 1962년 아직 연구학생이었던 때에  대단히 얇은 절연체로 분리된 초전도체의 전류에 관한 '조지프슨 효과(Josephson effect)'를 이론적으로 도출하였으며 이를 기초로 가해 준 전압이 없이도 초전도체 사이에 전류가 흐를 수 있으며 직류전압을 가했을 때에 그 전압에 상응하는 진동수의 교류를 생산할 수 있음을 증명하였다.  그는 이 업적으로 1973년 30대 초반의 나이에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였다.    이런 천재적인 조지프슨은 1975년 '심령현상과 양자역학 사이의 가능한 관계(Possible Connections Between Psychic Phenomena and Quantum Mechanics)'라는 글을 잡지(New Horizons)에 발표하기도 하였다. 그 자신 심령현상이 존재하는지 시험하지는 않지만 주위의 발표된 증거를 믿고 이를 설명할 양자역학적 해석을 제시한 것이다. 이것이 나쁘다고 할 학자는 없을지 모르나, 실제 그는 심령현상, 초심리학, 신과학을 지지하는 과학계의 대부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 우리 나라에 번역 소개된 라딘(Dean Radin)의 '의식의 세계(The Conscious Universe)'에도 "저자는 우리 주변에 초과학적 현상에 대한 수많은 증거가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라는 조지프슨의 평이 실려 있다. 과학계는 "초심리학적 현상의 증거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으나 조지프슨이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벨의 정리와 관련하여 그는 1983년 옴니(Omni)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근본적으로 입자들은 빛보다 빠른 속도로 즉시 교통할 것이다. ...존 벨과 후에 스태프(Henry Stapp)가 양자역학에서 잘 받아들여진 방정식을 사용하여 그러한 초발광(superluminal)교통이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그런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 정리는 우주의 한 부분이 다른 부분의 지식을 갖고 있을지 모른다는, 어떤 조건에서 멀리 떨어진 일종의 접촉의 가능성을 불러일으킨다."   조지프슨은 인터뷰자가 "북극곰이 북극 물 속에 뛰어들 때에 어떤 묘한 방식으로 그것이 프랑스 남부에 열차사고를 일으킬지 모른다"는 의미냐고 하자 이를 부정하지 않았다. 신과학에서 융(Carl Jung)의 동시성(synchronicity), 셸드레이크(Rupert Sheldrake)의 형태장(morphic field)의 증거로 양자론, 특히 벨의 정리(EPR 실험)를 제시하는 것도 조지프슨과 무관하지 않음을 나타낸다. 이 인터뷰에 대한 휠러의 반응은 심각하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조지프슨의 이러한 말이 혼란을 초래할 까 걱정이다. 입자가 서로 즉시 통신한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우리는 적절한 이론을 갖고 있으며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미 그것을 갖고 있다. 양자론은 일들을 옳게, 정확히, 완전히 기술한다. 나는 존 벨이 그의 이론이 전혀 있지 않았던 그리고 있을 수 없는 세계를 다루고 있다는 것에 동의한 첫 번째 학자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휠러의 이 지적은 조지프슨 등 신과학자들이 즐겨 인용하는 벨의 진정한 의중은 표면과는 다르다는 것을 나타낸 것이다. 휠러는 벨의 의중을 알 수 있는 절친한 사이이다. 그는 벨이 "이 비국부성이, 진정한 의미에서 물리적 비국부성(non-locality)이 실제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누구나 잘못 이해한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4. 사이(psi)와 양자역학   앞서 휠러에 반론을 낸 학자 중에는 존스 홉킨스의 워커(Evan Harris Walker)도 들어 있었다. 그는 양자역학을 사이(psi), 즉 ESP와 PK에 적용하려고 시도하는 대표적인 초심리학자이다. 그는 인간의 정신을 물리적 계와 마찬가지로,  진행중인 양자역학적 과정으로 간주하여 인간이 가진 의지에 의해 뇌에 있는 파동뭉치가 붕괴되어 새로운 정신상태를 가져온다고 믿는다. 그는 이 과정을 시냅스 간격을 따라 움직이는 전자 터널링이라고 추측하였다. 물론 이에 대한 실험적 증거가 없으나 앞으로 그런 것이 나올 것이라고 믿는다.   워커에 의하면 물론 우주의 모든 부분이 아양자수준에서 서로 연결되었으므로 인간의 의지가 이 수준을 사용하여 뇌 밖의 양자계의 파동뭉치를 붕괴시킬 수 없다고 할 수 없다. 이러한 견해는 위그너(Eugene Wigner)와 폰 노이만(John von Neumann)이 제시한 의식의 역할과 관련된 것이다.   헝가리에서 출생한 미국의 물리학자 위그너는 1963년 양자역학과 핵물리학적 업적으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같은 헝가리 출생인 폰 노이만은 게임이론(theory of game)의 개발자이며 전자 컴퓨터, 맨해든 계획과도 관련된 최대의 수학자이다. 이들의 이론은 일부 형이상학적 가정으로 그리고 일부 파동뭉치의 감소 또는 붕괴에 대한 적절한 이론이 없기 때문에 절망적 상태에서 나온 것이라고 하나 신과학 지지자는 이를 수용한다. '과학사상'(제27호)의 김용정 교수의 글에도 다음과 같이 언급되어 있다.      "노이만은 아무 것도 파동함수의 붕괴를 일으킬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의식이 있는 개인이 관여할 때에만 비로소 연결의 사슬이 종말을 맞게 된다. 측정결과가 어떤 개인의 의식에 들어갈 때에만 비로소 양자라는 어려운 상태의 피라미드 구조가 이해할 수 있는 뚜렷한 실재로 드러난다는 것이다. 위그너의 의견을 따르면, 정신은 측정의 성격을 결정짓는 양자상태의 급격하고 비가역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기본적이고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위의 글은 파동뭉치의 붕괴를 가져오는 관찰이 앞서 말한 진행중인 양자계인 정신에 의한 것이라고 강조한다. 위그너는 양자계의 모든 측정은 새로운 상태를 낳기 때문에 그 새로운 상태는 다시 측정의 대상이 되며, 계속되다가 붕괴에 필요한 정확한 파동함수를 가진 정신에 도달해서야 종결된다는 이론을 냈다.     그렇다면 인간 관찰자만이 이 과정을 종결시킬 것인가? 만일 관찰자가 암소라면 어떻게 될 것인가? 암소 관찰자도 마찬가지로 그 자체의 파동함수를 가진 진행중인 양자계이다. 그리고 이 암소를 다시 다른 관찰자가 보고....이것이 계속되면 무한대로 회귀할 것이다. 이것을 '폰 노이만 붕괴(von Neumann catastrophe)' 또는 '위그너 친구(Wigner's friend) 패러독스'라고 부른다.    비평가들은 이러한 발상이 순전한 상상이라고 말한다. 표준 양자역학에서는 파동뭉치를 붕괴시키는 것은 인간 관찰자가 아니라 측정장치라고 해석한다. 인간이 보는 것은 측정장치의 눈금과 같은 거시구조이다. 이로부터 미시수준 측정의 결과를 아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입자가 기포함에 궤적을 남길 때에 파동뭉치의 감소는 기포함 내에서 일어난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인간의 마음은 나무나 별을 보듯이 궤적을 본다. 나무를 보는 것 이상이 아니다. 이 관찰이 궤적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는 없다.     여하튼, 워커는 이런 정신과정의 양자적 해석으로부터 사이(psi)를 설명하는 단계까지 상상을 연장하였다. 그는 얼마 건 멀리 떨어진 물체의 파동뭉치를 인간의 정신이 붕괴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원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그것을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것은 파동뭉치의 붕괴의 결과가 절대적으로 우연적인 결과를 가져온다는 양자역학적 사실과 배치된다.   여하튼, 워커는 사이(psi)가 뇌에서 뇌로 이동하거나 뇌로부터 물체로 또는 물체로부터 뇌로 이동하는 힘의 작용이 아니라 한 사람 또는 그 이상의 사람이 자신의 양자역학적 능력을 통일시켜 모든 가능한 상태 중에 상호 원하는 미래 상태로 양자뭉치를 붕괴시킬 때에 일어나는 것이라고 상상했다. 이러한 워커 유의 상상은 신과학서에 흔하다.   앞서와 같은 글에서 김용정 교수도 프린스턴의 잔(Robert Jahn)을 예로 들어 염력현상을 양자역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잔의 논문이 실리자 이에 관해 잔과 같은 대학의 노벨상 수상자인 앤더슨(Philip Anderson) 그리고 또 다른 노벨 상 수상자 와인버그(Steven Weinberg)는 반대하였으나 조지프슨은 이를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하며 다음과 같이  조지프슨의 염력(PK, 사이코키네시스)에 관한 말을 인용하였다.  "과학에서 몇 개의 큰 혁명은 이전에도 있었다. 사이코키네시스의 존재가 과학을 변혁으로 이끌기 때문이라는 주장으로는 사이코키네시스를 부정할 근거가 되지 않는다. 동시에 지금까지의 큰 혁명은 전반적으로 그 이전의 과학을 단절해 버리지 않았으며, 또한 거의 손대지 않은 채 남아 있으므로 와인버그가 주장하는 것처럼 과학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필요는 없다."   조지프슨의 염력에 대한 양자역학적 해석이 어떤 것인지 알지 못하지만, 워커의 해석과 유사하리라고 생각된다. 워커는 수없이 많은 입자로 구성된 한 개의 주사위를 전체적 파동함수를 가진 한 개의 양자계로 간주한다. 이때 주사위의 양자역학계에서 개개 입자의 확률은 거의 상쇄되므로 주사위는 결정된 상태로 남는다. 그러나 아직 불확정성은 0은 아니기 때문에 주사위가 구르기 시작할 때 정신을 작용시키면  주사위의 파동뭉치를 원하는 상태로 붕괴시킬 수 있으며 이 지극히 작은 미세효과가 구름에 따라 점차 증폭되어 결곡 원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한다.     양자론에 온갖 가정을 추가로 도입하여 만들어 내는 이런 신과학은 과학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일단 그렇게 하기로 작정한 마당에 어떤 상상이라도 적어내지 못할 바 없다. 그래서 워커는 심령능력이 큰 사람은 한번에 성공하려는 의지의 힘으로 많은 파동뭉치를 붕괴시켜 지극히 가능하지 않게 보이는 결과도 만들어낼 수 있다고 하였다. 성경에 나타난 기적 등 모든 일이 양자론적으로 불가능하지 않다는 말이다. 5. 결론   이러한 신과학의 양자역학 주장은 과학자의 학술적 논의로서는 그 자체 의미가 있다. 과학의 세계에서는 공상 과학소설 범주에 속한 것일지라도 어떤 상상도 논의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일반인들이 유명 과학자인 이들의 아직 증명되어야 할 가설, 상상을 진실된 과학이라고 믿는 문제는 다르다. 이들은 온갖 마술(magic)을 합리화하는 상상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신과학을 '마술의 부활'이라고 말하는 신과학 비평가의 시각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비평가들이 이들 양자철학적 주장에 대해 표준 양자역학적 해석을 제공하며 동시에 이들의 해석이 단순한 상상이라고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은 적절하다. 그 이전에 신과학 비평가들은 사이(psi)에 대한 과학적 증거를 요구한다. 휠러에 반론을 낸 조지프슨 등도 적절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내용은 '신과학은 없다'에 소개하였다.            6. 참고 1) '신과학 바로 알기'에서 발췌한 글입니다. 몇 개 참고문헌을 아래 나타냅니다.  2) Denis Brian, Genius Talk, Conversations with Nobel Scientists and Other  Luminaries, Plenum Press, New York, 1995. 3) Martin Gardner, Parapsychology and Quantum Mechanics, in A Skeptic's  Handbook of Parapsychology, Paul Kurtz, ed., Prometheus Books, Buffalo,  New York, 1985. 4) Martin Gardner, Science Good, Bad and Bogus, Prometheus Books, Buffalo,  New York, 1989. 5) Victor J. Stenger, The Spooks of Quantum Mechanics, Skeptical Inquirer,  Fall 1990, p. 51-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