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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비과학적 의학
   
  유전자, 체질, 맞춤약 광고에 대해
  글쓴이 : kopsa     날짜 : 05-11-10 09:08     조회 : 4153    
유전자, 체질, 맞춤약 광고에 대해   
 
인간 게놈 지도의 완성과 더불어 우리의 언론에 유전자에 맞춘 맞춤 약이니, 이제 양약도
사상체질 식이 될 때가 왔다느니, 선조들의 지혜가 어땠느니 하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최근 
신동호 뉴스와이어 편집장의 “유전자에 새겨진 사상체질”이라는 글을 사이언스타임즈에서
발견하고(아래 원문 첨부했습니다) 핵심 부분만을 분석합니다. 

1. 약과 유전자 시대의 전망

신기자는 과학동아 편집장으로 있었는데 직장을 옮긴 모양입니다. 녹십자의 에이즈 바이러
스 오염 혈우병 치료제를 다룬 것으로 알고 있는데 훌륭한 과학기자라는 인상이 남아 있습
니다. 이번 신기자의 글, 유전자 시대 전망이 앞서간 것이 아닌가, 이런 것 유전자를 연구하
는 벤처의 광고에 사용될 것 같아 살펴봅니다. 
 
인간 게놈 해독은 무엇보다 약 개발과 진화연구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약 개발에서 
질병을 유전자와 유전자의 발현 산물인 단백질로 해석하여 그 단백질을 조절하는 물질을 약
으로 개발한다는 것은 정상적인 아이디어입니다.

그리고 진화 연구는 종에 따른 유전자를 분석하는 방법입니다. 신 기자의 글에 강조한
SNP(단일 누클레오티드 다형성, 이 글에서는 유전자형이라고 부르겠습니다)는 인간의 차이
를 분석하는데 중요한 의미가 있고 인종 연구에 활용될 것입니다. 그리고 SNP와 관련하여
광고되는 것이 맞춤약 이야기입니다. 

2. 맞춤 약 개념의 모호성 

질병 유전자를 활용한 약 개발과 맞춤 약의 의미는 다릅니다. 맞춤 약은 인간을 유전자로
나누어 적절한 약을 투여한다는 것 같은데 신 기자의 글에는 CYP2C19 유전자형에 대한
내용이 있습니다. 이 유전자형은 간의 CYP2C19라는 효소와 관련된 것인데 이 효소는 유전
자형에 따라 PPI 계열 항궤양제의 특정 대사 속도에서 차이가 납니다.

그러니까 인간을, 빨리 대사시키는 CYP2C19 유전자형을 가진 인간과 늦게 대사시키는 유
전자형을 가진 인간 식으로 나눌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유전자형에 따라 적합한 PPI
계열 항궤양제를(또는 맞추어 약을 개발하여) 사용한다는 식인 것 같은데, 말로는 그럴듯하
지만 막연한 개념입니다.

3. 인체 생리, 약리의 복잡성

실제 약의 안전성과 효능성은 흡수, 대사, 분포, 배설 등 여러 인자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고
대사만해도 CYP2C19 유전자형에 따른 효소가 전부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신기자의 글에
있는 라베프라졸의 경우 CYP2C19 유전자형 효소에 따른 대사 차이가 있지만 혈중 라베프
라졸의 농도 프로필은 유전자형에 따른 차이를 보이지 않습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인간을 무슨 유전자로 규정하기에는 인체 생리, 약리가 복잡하다는 의미
입니다. 그리고 맞춤약이라고 할 때는 약을 맞추어 개발한다는 의미가 있는데 약은 그렇게
맞추어 개발하기에는 시간과 경비가 엄청나게 드는 것입니다.

그리고 기존의 약을 맞추어 사용한다고 할 경우에도 기존의 약 하나 하나는 용량, 용법에
따른 안전성 효능성이 인간 전체를 고려하여 규정된 것이기 때문에 어느 특정 대사 유전자
에 맞출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4. CYP2C19 유전자형을 연구하는 이유, 결론 

다만 CYP2C19 유전자형에 따라 약의 대사가 달라지는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고 이것이
환자에게 어떤 영향으로 나타날지는 연구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아마도 작은 혈중 농도 차
이가 문제가 되는 약일 경우 유전자형에 따라 주어진 범위에서 약의 용량을 조절한다든지,
안전성의 경우 약물 상호작용을 포함하여 세밀하게 모니터링할 필요성이 있다든지 하는 것
은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맞춤약 이야기, 항상 사상체질과 함께 나오는 이야기인데, 아시겠지만 사상체질이란 과학적
인 근거가 없는 사변적 이론입니다. 맞춤 약 이야기는 SNP 연구를 하는 벤처 반경에서 광
고의 재료로 쓰는 것이 아닌가 의심되고, 신기자의 글에 들어 있는 라베프라졸 이야기, 어
떤 근거로 적었는지 모르나 이것도 광고 류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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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타임즈 2005.11.08 17:20
유전자에 새겨진 사상체질
신동호의 '발견의 즐거움' 
 
 서울 시내의 한 유전자 클리닉이 한 치매 환자의 DNA를 분석했다. 분석 대상은 치매와
관련성이 깊은 19번 염색체 위의 ApoE 유전자. 결과는 단 하루 만에 나왔다. 이 환자의 유
전자는 보통 사람과 염기 하나가 달랐다. 이 유전자의 484번째 염기가 보통 사람은 C이지
만 이 환자는 T였다.

ApoE 유전자의 글자 하나가 T로 바뀐 사람은 한국인 가운데 9% 정도이다. 이들은 치매에
걸릴 확률이 정상인보다 5배 높고, 치매에 걸리지 않더라도 기억력이 떨어진다. 선천적으로
이런 염기서열을 갖고 태어났다면 누구나 치매 환자가 되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치매는
환경과 유전자의 상호 작용에 의해 발병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이가 들어서 운동을 많이
하면 T로 바뀐 사람이라 하더라도 치매를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이런 사람처럼 DNA 한두 개가 바뀐 것을 단일염기변이(SNP〓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s)라고 한다. 아무리 인종이 달라도 사람은 DNA가 99.9% 같다. 30억 개의
염기 가운데 0.1% 즉 300만 개의 염기만이 사람마다 다르다. 바로 이것이 눈과 피부색, 인
종, 생김새, 체질, 질병의 차이를 만들어 낸다. 이 치매 환자도 단 하나의 염기가 바뀌어 치
매에 잘 걸리는 체질을 갖고 태어난 것이다. 사람마다 체질이 다르고 잘 듣는 약이 다른 것
은 모두 SNP의 차이 때문이다.

우리 몸의 설계도인 DNA는 3개의 염기가 한 개의 아미노산을 만들고 수십-수백 개의 아미
노산이 긴 띠 모양으로 결합해 단백질을 만든다. 염기에 변이가 있을 때 단백질을 만드는
과정에 오류가 생기게 된다. 따라서 단백질의 기능이 달라지게 돼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킬
수도 있다. 예를 들어 β글로빈 유전자에서 하나의 염기변이가 일어난 경우 β글로빈-S라는
돌연변이 단백질이 만들어져 빈혈을 유발한다. 혈우병 역시 단 하나의 염기변이로 일어난
다.

이처럼 단일염기변이의 중요성이 알려지면서 인간 게놈 프로젝트가 끝난 뒤 이 0.1%의 염
기 차이가 다양한 인종 집단 속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밝혀내기 위한 ‘SNP 지도’ 제작
이 미국국립보건원을 중심으로 본격화되고 있다. 이미 중국과 일본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
고, 한국도 과학기술부가 참여를 검토 중이다.

인간 게놈 지도와 SNP 지도는 인류의 미래를 획기적으로 바꿔 놓게 될 것이다. 한국인의
단일염기변이를 데이터 베이스로 구축할 경우 사람마다 질병 감수성의 차이를 밝혀 개인별
로 ‘맞춤약’을 처방할 수 있게 되고, 한민족의 체질과 민족 이동 경로를 이해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한국인의 단일염기변이를 DB로 구축하면 국내에서도 연간 수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약물 부작용 사망자를 상당히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는 의약품 부작용으
로 매년 최소한 10만 명이 죽고 200만 명이 입원한다는 보고가 나와 있는 실정이다.

한국얀센이 2000년부터 판매한 위궤양 치료제 라베프라졸은 맞춤약의 초보적 사례다. 간의
약물대사와 관련이 있는 10번 염색체의 CYP2C19 유전자에서 두 개의 염기가 바뀐 사람은
위궤양 치료제를 간에서 금세 분해해 버리기 때문에 약효가 유지되기 어렵다. 이런 사람은
동양인 가운데 특히 많아 한국인은 60%나 된다. 라베프라졸은 이런 환자에게 효과적이다.

이미 국내외에서 여러 기업이 신약 개발과 특허 선점을 노리고 정부보다 앞서 SNP 연구에
뛰어들었다. 벤처 기업 마크로젠은 민간 차원에서 한국인, 몽골인의 SNP 지도를 제작키로
하고, 몽골인 분자생물학자 2명을 한국에 초청해 교육 중이다.

벤처 기업인 에스엔피제네틱스도 한국인 6천여 명을 대상으로 천식, 간암 등 질병과 관련이
있는 단일염기변이를 분석 중이다. 이 회사는 앞으로 10년 뒤에는 단숨에 수만 개의 변이를
분석할 수 있는 SNP칩이 나와, 체질에 따라 약을 고르고 질병 발생 가능성을 추정해 예방
법을 의사와 상담하는 시대가 열리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다.

조선 말기의 유학자 이제마가 창시한 사상의학을 비롯해 우리의 선조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체질에 따른 처방을 해왔다. SNP에 대한 연구를 통해 체질을 DNA 분자 수준에서 파악할
수 있게 되면 앞으로 거의 모든 질병에 대해 체질에 따라 처방을 달리하는 시대가 올 것으
로 보인다.
 
 /신동호 뉴스와이어 편집장 
2005.11.08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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