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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비과학적 의학
   
  더 심각한 한약분쟁의 내면 문제
  글쓴이 : kopsa     날짜 : 99-10-21 16:28     조회 : 4131    
이 글은 한약분쟁이 한창이었던 때에
대한의사협회의 <의협신보 (1995년 9월 28일)>에
게재한 것이다. 한약분쟁의 근본 이유를 의사들에게
알려주려는 취지에서 작성하였다.

<더 심각한 한약분쟁의 내면 문제>

  한. 약 (韓. 藥) 분쟁의 당사자인 한의사와 약사는 한약 권리의 확보를 생존권
문제로 보고 있다. 따라서 최후 조건만을 제시하여 왔다. 그들의 주장에서 자신
들이 국민의료를 위하여 얼마나 더 합리적인 주장을 펴고 있는지, 논리를 발견
할 수 없다. 분명히 한약분쟁은 국민의 눈에 집단이해 분쟁인 것이다. 이 때 정
부는 어렵게 내린 결정이 국민의료를 위한 최선책이라는 것을 분명히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 논리에 국민이 공감할 때 한의사와 약사는 지탱할 힘이 없어
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약학대학 내에 한약학과를 설치한다는 결정은 한약학과를 설치하라고
주장하는 한의사와 한약을 자신의 직능 내에 묶어 두려는 약사의 이해를 짜깁기
한 묘안으로 보고 있다. 그 동안 정부에 확고한 의약정책 기조가 있었는지 의문
을 가져왔는데 같은 식의 해결이라는 데에 의아해 할 수밖에 없다. 이미 의약분
업의 대전제 하에 의 (醫)와 약 (藥)은 구분되는 직능인데 의 (醫)인 한의사들의
약 (藥)인 한약에 대한 주장에 밀려 한약사제도를 도입하려 한다는 인상을 줄
때에도 그러했고  한약사 제도가 실제는 의료이원화의 방향일진데 그 동안 추진
하여온 의료일원화는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해 할 때에도 그러했다. 
  과학연구에서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출발로 돌아가야 한다는 원칙이 있다. 
정부는 한약분쟁을 계기로 이 분쟁이 전적으로 자신의 책임이라는 인식 하에 의
약정책의 과오가 어디에서 출발하였는지 처음으로 돌아가 문제를 살펴 볼 필요
가 있다.  필자는 과학의 가치를 인식 못한 정책결정자의 판단 잘못이 한약분쟁
을 유발하였고 한국 의료를 일부 200년 전으로 후퇴시켰다는 더 근원적인 문제
를 지적하지 않을 수밖에 없다.   
  약을 한약 (韓藥)과 양약 (洋藥)으로 구분하여 민족적, 지역적 개념으로 이해
하여 서양사람들이 발전시켜온 것이 양약인 이상 한국에서는 한약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보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전통문화와 과학을 혼동하고 있는 것으로,
실제 한약은 우리의 선조가 기록에 남긴 전통 약이며 양약은 과학에 기초한 현
대 약이다. 
  서양에서도 지금으로부터 200년 전까지 한약과 유사한 전통약을 사용하였다.
서양의 히포크라테스, 갈레노스는 인체에는 4가지 체액이 있고, 이 체액의 불균
형이 병이며, 이것을 정상화시키는 것을 약으로 보았던 것이다.  동양의 한의약
은 4체액을 음양오행으로 바꿔보면 서양의 전통의약과 거의 동일한 것이다.  전
통약의 실체는 동서양 구분 없이 경험적으로 효과가 있다고 본 동물, 식물, 광물
그대로의 처방이다.     
  과학은 사변적, 경험적 기록을 인정하지 않고 과학적 방법에 의하여 나온 결
과에 가치를 둔다.  과연 이 식물에는 어떤 성분이 있어 약효를 나타내는지에
의문을 던지고 약효성분을 분리하여 어떤 질병에 얼마만큼의 효과가 있고 독성.
부작용의 정도가 어떤지 과학적 방법으로 연구한 것이 현대의약이다. 더 나아가
과학은 천연물에서 분리된 성분의 구조를 바꾸어 효과가 향상된 그리고 부작용.
독성을 줄인 물질을 창출하여 약으로 개발하였다. 오늘날 사용되는 약은 거의
전부가 이런 것이다.
  서양에서는 현대의약의 탄생과 더불어 전통약은 소멸되었다. 일본도 19세기
독일 의료를 도입하며 한의사 제도를 없앴다. 그러나 아직도 일부 후진국가에
남아있는 것이 전통약이다.  중국이나 인도는 그 많은 인구에 현대의약의 혜택
을 주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전통의약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한국은 현대의약의 공급 면에서 이들 국가와 차이가 있다. 
  이 글에서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한약 처방 의료인의 증가를 허용한 정부의
의약정책에 과오가 있었다는 것이다.  바로 90년대 한약 분쟁이 발생한 이유는
11개 한의학과를 허용한 정부의 한약 강조 정책이 씨앗이 된 것이다.  한약 처
방, 조제 인력의 증가와 한약의 유용성 홍보, 매스컴의 반과학적 분위기 조성 등
복합적 인자는 한의사도, 약사도 한약권리가 생존권 문제라고 보게 만든 것이다. 
물론 한약을 강조한 약사의 책임도 크다.
  이제 21세기를 바라보는 첨단 의약시대가 아닌가. 정부는 더 늦기 전에 한약
사용을 억제할 정책을 펼 필요가 있다.  일부 국민의 한약선호 사고는 전통적
향수를 충족하려는 심리에 기인한 반과학적 풍조로, 선진 의약계에서 경계하는
것이다.  정부에서 이를 지지하는 정책을 편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의약의 과학성을 기조로 한 정부의 정책만이 국민에게 도움이 되며 발전적이라
는 절대적인 인식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