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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비과학적 의학
   
  '한 차원 높은 의약의 과학성 논리로 대처하자'
  글쓴이 : kopsa     날짜 : 99-10-21 15:18     조회 : 3715    
이 글은 한약분쟁이 한창이었던 때 대한약사회의
약사공론(1995년 9월 28일)에 게재하였던 것입니다.
과학적 약을 배운 약사들이 의약의 과학성 시각에서
대처해야 한다는 논지의 글입니다. 

<한 차원 높은 의약의 과학성 논리로 대처하자>

  약학대학 내에 한약학과를 설치한다는 정부의 최종 결정이 내려졌다. 일각에
서는 약대내 설치에 의미를 부여하려고 애쓰는 모양이나 약사직능에서 이미 한
약 조제권이 떠났음이 분명하다. 아직 헌법소원의 판결, 약사법 재개정 추진 등
이 남아있으나 바람의 연속일 뿐 바로 몇 년 전과 같이 약사가 자연스럽게 한약
을 조제하던 시대가 다시 올지는 미지수이다.
  개인적 생각이나, 그렇다고 이제 다시 대규모 집회를 가진들 성과 없는 소모
일 뿐이다. 바로 3년 전에도 유사한 생각을 하였다. 소위 신세대 한의사들이 주
체가 되어 약사들의 한약 처방, 조제 문제를 들고 나왔을 때 그것이 대중의 지
지를 받고 있다는 증거를 도처에서 읽을 수 있었다. 이것을 타개할 방도는 극단
적 처방보다는 좀더 객관적, 발전적 논리 하에 단결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였
다. 
  이 글의 목적은 이제 지난 일을 위선적으로 치장하려는 것이 아니라 약사들이
자신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하여 지금이야말로 한 차원 높은 논리를 개발하여야
할 때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그 동안 많은 논리들이 개발되었으나 한약
의 비과학성에는 초점이 맞추어져 있지 않았다. 약사들도 한약을 그 자체 신봉
하고 한의사와 유사한 능력이 있다고 주장된 가운데 판정은 약사의 패배로 났던
것이다. 한약에 관한 한 어찌 6년의 한약 주변교육을 받은 한의사를 따를 수 있
겠는가 (?). 그래서 한약조제시험으로 자격을 다시 검증 받는다는 어처구니없는
결과를 자초한 것이다.
  만일 한약의 비과학적 색깔을 철저히 부각시키고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것은
현대과학 교육을 받은 약사라고 주장하였다면 좀 더 공격적이고, 발전적이었다
는 생각을 한다. 정부의 한약강조 정책이 한국의료를 일부 200년 전으로 후퇴시
킨 증거를 얼마든지 댈 수 있으니 그들도 공격에 어쩌지 못하였을 것이다.  그
렇게 하기에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었을 것이나 큰 것을 지키기 위하여는 이 논
리가 정당하고 유일하였다. 이것은 지금도 약사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유일한
논리라고 믿는다.
  이미 10여년 전 약대 교육년한 연장 문제가 구체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하였을
때 일부 뜻있는 교수들은 그 당위성을 분명히 알고 싶어하였다. 현행 교과과정
을 정비하여 임상교육을 수용할 수 없는지, 그렇게 임상교육이 중요하다고 하며
실제 방학 중 임상실습을 의무화하는 대학은 몇 되는지, 정말로 팜디가 필요하
다면 대학원제도로 수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닌지, 더 근원적으로 한국적 의료현
실에서 외국에서도 예외적인 6년제가 국민의료에 도움이 되는지 등등의 답을 듣
고 싶어하였다.
  당시 미국 약사회에서 발표한 미국 약학교육 6년제의 평가분석 보고서에서는
당장 6년제를 추천할 수 없으며 일부 시행대학의 성과를 좀 더 관찰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이었다. 그런데 영세 의료체제하에 이제 임상약학 교육을 시작한 한
국에서는 평가보고서 하나 없이 6년제를 도입하겠다고  공청회를 준비하였던 것
이다. 이제는 이 낮은 차원의 접근법으로 무엇을 하려고 하는 식에서 탈피해야
한다.  모든 이해관계를 떠나 국민보건을 위한 교육이라는 대전제 하에 깊게 연
구한 정책 틀을 만들어야 떳떳하고 영속적이다. 
  요사이 대중 건강. 과학 언론분야에서 그들의 배경이 과학이 아닌 기자들도
한의학식 건강학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일간신문의 전문적 현대의료
기사가 증가하는 경향이 이를 말하는 것이다.  외국 과학지에는 대중을 오도하
는 과학에 대한 전통의약의 공격에 대하여 잘 조준된, 적절한 대응을 하여야 할
때라고 다루고 있다. 일부 의약인의 산발적 방어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이 반과학 풍조의 유래와 문제점을 오래 전부터 많은 저명한 과학자들이 다루어
왔다. 
  한약은 과학전 의약이다. 약사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현대약은 과학적 방법에
의한 것이다. 과학적 방법은 실험관찰과 그에서 나온 자료 분석을 통하여 참에
접근하는 방법이다. 한약과 같은 과학전 시대의 사변적, 경험적 의약은 이미 참
에 접근하지 못한, 병든 사람에게 도움이 되지 못하는 요소를 가진 약이다.  11
개 한의학과를 허용하여 이 한약 강조정책을 편 정부 정책 결정자의 과학인식
부족은 국가 경영의 실상을 그대로 들어낸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대중의 전통
적 향수에 영합한 한국 매스컴은 가히 반과학의 기수역할을 하였다.
  이 글에서 강조하는 것은 약의 과학성 기조 위에 한약조제 (?)를 가급적 포괄
한 심도 깊은 정책개발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한약성분 중 과학적으로 효능성
과 안전성에 의미를 가진 생약을 가려내어 현대 약학의 범위 내에 묶어야 하며
한약처방의 의미를 과학적으로 해석하여 이 생약처방으로 환원시키는 합리화가
필요하다. 
  이것도 일부 교과서적인 자료를 수집하여 짜 맞추는 식으로는 되지 않는다. 
깊은 과학적 해석을 통하여 현재 생약학에서 가르치는 내용이라도 의미가 없는
것은 과감히 자르고 그러면서도 한약학의 발전적인 것을 남기는 융통성을 가진
것이어야 한다.  아마도 생약약전 편찬의 틀까지 만드는 데는 오랜 시일이 걸릴
것이나 이미 출발이 늦어있다.  이를 위하여는 과학전 시대의 도그마를 도그마
로 인식하는 그런 약학계 인력이 필요하다. 
  동시에 변화하는 약학교육의 위상에 대처하기 위하여 교육계의 체질개선이 시
급하다.  가장 큰 문제로 10명 내외의 교수로 구성된 약학대학의 과목별 장벽을
들 수 있다.  이미 과학분야의 경계가 없어진지 오래지 않은가? 왜소한 개인이
해가 풍미한 가운데 구태의연한 교과과정, 대학답지 않은 학내 학술분위기 등등
문제가 파생된 것이다. 이 장벽이 있는 한 한국 약학 미래를 세울 틀을 짜는 것
은 불가능하다.  과학이 아닌 한약교육과 과학인 현대의약 교육이 혼합될 수 있
다고 믿는 것도 교육인식의 한계를 들어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약의
과학성 기초 위에 한약을 재정립하는 과제는 약학계에 주어진 사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