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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십자 헌터 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 몇 가지 문제
  글쓴이 : kopsa     날짜 : 12-02-07 07:19     조회 : 4308    
녹십자 헌터 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 몇 가지 문제 

아래 녹십자 링크를 보면 아시겠지만 녹십자가 최근에  식약청으로부터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의 품목허가를 받았습니다. 녹십자와 삼성서울병원의 공동 개발이라고 합니다. 

(녹십자 헌터 증후군 치료제 품목허가)
http://www.greencross.com/kor/newsroom/NewsPostView.aspx?board=4&post=1095

1. 헌터 증후군과 치료제

헌터증후군(Hunter syndrome)은 선천적으로 뮤코다당(mucopolysacharide)을 분해하는  IDS(iduronate-2-sulfatase)라는 효소가 결핍하여 발생하는 질병입니다. 뮤코다당증(mucopolysaccharidosis)에 의해 “저신장, 운동성 저하, 지능 저하 등의 증상을 보이다가 심할 경우 15세 전후에 조기 사망하는 유전적 희귀질환이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 병의 치료제로는 현재 ‘Shire Human Genetic Therapies'의, 결핍 효소를  DNA 재조합으로 제조한 Elaprase가 있습니다. 2006년 미 FDA의 허가를 받았습니다. 제일 밑에 첨부한 강박사가 아주 오래 전에 적은 칼럼에 약 이름에 대해 나와 있습니다. 이 경우 Elaprase는 등록상품명이고 공식일반명은 idursulfase입니다. 

2. 약 명명

이번에 녹십자가 세계 두 번째로 DNA 재조합 헌터라제(Hunterase)를 개발했다는 것인데, 이 경우 헌터라제는 등록상품명이고 공식일반명은 위와 마찬가지로 idursulfase, 그리고 비공식일반명은 GC1111인 것 같습니다. 상품명은 어떻게 짓건 상관이 없습니다. 그러나 Hunter의 끝에 효소를 의미하는 ase를 붙인 것은 Hunter라는 사람을 분해한다는 의미가 들어오기 때문에  이상해 보입니다.

녹십자가 독감 백신을 GC Flu라고 한 것도 이상하고 항바이러스제 페라미비르(공식일반명)는 상품명을 ‘원샷 페라미비르’라고 하다가 최종 등록상품명은 PeramiFlu로 정한 것 같은데, peramivir의 vir는 공식일반명 명명에서 항바이러스제(antiviral)의 의미입니다.  이 vir를 Flu로 바꾼 것도 약 이름 짓기로는 이상해 보입니다. 개인적 생각입니다.

3. 임상

Elaprase의 임상은 플라세보와 두 가지 약 투여군에 대해 한 군에 32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했습니다. 녹십자의 헌터라제는 대조군 Elaprase와 두가지 약 투여군으로 시험했는데, 전부 합하여 환자는 31명이라고 하니(본래는 36명을 계획한 것 같습니다), 한 군에 10명 가량입니다. 그 결과 “대조약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향상되는 효과를 보였다, 이상약물반응 발생률에 있어서도 대조약과 동등 이상의 결과를 보임으로써”라고 하였습니다.

이 임상에 기초하여 녹십자는 결론적으로 “기존 의약품보다 유효성과 안전성이 개선되었음을 임상시험을 통해 입증했다.”고 하며 어느 신문 보도에는 “바이오베타”라고도 적혀 있습니다. 그러나 녹십자의 임상 수준과 결과가 Elaprase와 비교할 정도가 되는 지, 제조 공정도 포함한  자세한 자료를 내 놓고 할 이야기라는 점에서 오랜 녹십자의 관행적 표현으로 보입니다.
 
4. 전망

녹십자는 헌터라제의 전망을 다음과 같이 표현합니다. “국내에서 약 70여 명이 치료를 받고 있는 희귀질환으로 연간 300억 원 정도의 약품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향후 약 50% 이상의 세계시장을 점유해.... 헌터증후군 치료제 세계시장 규모는 현재 약 5,000억 원에 이르며 수년 내 약 1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위키 자료에는 전 세계 헌터증후군 환자는 2,000명 가량이며 이 중의 500명이 미국에 살고 있다고 합니다. Elaprase의 개발과 함께 환자 1인당 연간 30만 달러 가량의 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와 있는데, 위에는 국내 약 70여명 환자, 연간 300억원 정도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전 세계 환자의 수로 보면 녹십자의 시장 규모 예측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5. 경쟁

약은 질과 가격으로 경쟁합니다. 녹십자는 독감백신이 WHO의 입찰 자격을 받았다고 하여 수출 전망을 크게 광고하였으나 실제 그렇게 되는가요? 질은 물론이고 가격 면 만 해도 녹십자는 다국적 기업의 대량 제조와 비교하면 불리한 측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녹십자는 앞으로는 인지도 면에서 중국 백신 기업과 경쟁해야 할 것인데, 그렇게 유리하다고 장담할 수 없을 것입니다. 

헌터 증후군 치료제의 경우, 일본의 JCR이 JCR의 13% 가량의 지분을 갖고 있는 GSK와 함께 연구.개발 중에 있다는 자료가 있습니다. 이들이 제품을 내 놓을 경우에 일본과 유럽 시장을 점유할 것인데, 녹십자가 시장의 50%를 차지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습니다. 바이오시밀러 등 말은 많으나 이제는 특허 만료되는 generic에 다국적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고 중국과 인도의 기업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녹십자가 허튼 광고에서 벗어나 정신을 차려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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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2001년01월09일 제342호
의약품 대체조제 논란의 뿌리
http://h21.hani.co.kr/section-021021000/2001/021021000200101090342024.html

이 세상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약은 1999년 60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스웨덴 제약회사 아스트라의 항궤양제 로섹이다. 이때 로섹은 최종 제제에 붙여진 상품명이다. 로섹에는 오메프라졸이 함유돼 있는데, 이 약 성분은 오메프라졸이라는 공식 이름이 나오기 전에는 1979년 1월 아스트라의 헤슬레연구소에서 처음 합성됐을 때 붙였던 H168/68이라는 비공식 이름으로 불렸다.

비공식 일반명은 보통 합성의 주체를 나타내는 이니셜과 암호와 유사한 숫자로 돼 있다. 이 이름은 화학명을 대신하여 학술잡지에도 실린다. 그러나 시험관 내 실험과 동물실험, 즉 전임상 시험에 의해 임상시험을 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 그 물질의 위상이 달라진다. 만일 약으로 허가된다면 전세계의 의사와 환자의 입에 오르내릴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적어도 임상시험 신청서에는 공식 이름을 표기하도록 돼 있다.

공식 일반명은 말 그대로 ‘공식적’이기 때문에 이를 관장하는 국제적 기구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미국의 ‘미국채택이름협의회’(USAN)가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일반명위원회’(INN)와 연계하여 약의 공식 명명에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이름은 다른 약과 혼동되지 않고, 부르기 쉽고, 쉽게 알 수 있고, 기억할 수 있어야 한다는 등의 채택 원칙이 정해져 있다. 이 약(성분)을 원료로 하여 정제, 주사제, 연고제 등의 제제로 만든 것이 약국에서 파는 최종 약이다. 이 약에는 각 국가의 약 허가기관에서 승인한 등록상품명이 붙는다. 오메프라졸 제제의 경우 아스트라에서 등록한 상품명만 해도 로섹 등 8가지나 된다.

우리나라에는 1987년에 일정 화학구조 물질을 특허로 보호하는 물질특허제도가 도입됐다. 그 이전에는 제법특허만을 인정했기 때문에 특허에 저촉되지 않는 방법으로 합성한 원료를 사용하여 어떤 약이든지 제품으로 내놓을 수 있었다. 오메프라졸은 물질특허제도 이전의 약이기 때문에 각기 상품명이 다른 25가지의 오메프라졸 제제가 허가를 받았다. 이는 한 가지 예이며 어떤 약이든지 특허가 만료되면 누구나 제품화할 수 있기 때문에 전체 약에 대해 얼마나 많은 상품명의 약이 판매되고 있는지 상상할 수 있다.

대체조제란 그 많은 약을 전부 약국에 갖춰놓고 의사의 상품명 처방에 응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나온 것이다. 같은 원료의 약 중에서 생물학적 동등성이 보장된, 다시 말해서 약을 투여한 다음에 활성성분이 핏속에 나타나는 양상 등이 일정 범위에서 차이가 없는 약으로 바꾸어 조제한다는 의미이다. 약 원료의 결정상태 등 어떤 원료를 사용하는지, 그 원료에 어떤 비활성 물질을 섞어 어떻게 제제로 만드는지 등에 따라 약 성분이 흡수되는 양상이 다르고 따라서 약효에 차이가 생기기 때문에 이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그렇지만 간단한 생물학적 동등성 자료만으로 약의 안전성과 효능성의 동등성을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기 때문에 대체조제에는 논란이 따르게 마련이다.

전 숙명여대 교수·과학평론가 dir@kops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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