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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비과학적 의학
   
  제약회사의 의사과학적 약, 그 원인은?
  글쓴이 : kopsa     날짜 : 00-07-30 18:00     조회 : 4054    
제약회사의 의사과학적 약, 그 원인은?

  의사(擬似)과학의 문제는 제약회사에서 생산하는 약에도 있다고 했습니
다. 이에 관해서는 간접적으로 국제적 제약기업체의 과학적인 약 개발 정
신을 예로 하여 앞서 게시한 적이 있습니다. 좀 더 직접적으로 국내 제약
기업체에서 의사과학적 약이 있다면 그것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개념
을 알려줄 적절한 방법을 찾던 중에 15년 전에 작성하였던 글을 생각해 내
었습니다. 원문의 적당한 대목에서 약간 설명을 다는 형식으로 하였으니
제반 약 개발, 생산의 학문적 양상과 함께 이해하기를 바랍니다.
     
...............................................................................
<서울약사회지 10권 4호, 1985년>
特輯論壇: 한국의 製藥産業, 아직도 새벽이다

學問水準이 勝敗를 좌우한다

姜 健 一(淑明女大 藥大敎授. 藥博)

  제약산업은 보는 측면에 따라 여러 가지로 생각될 수 있겠지만 가장 핵
심적인 점은 제약산업의 과학과 기술이라고 생각된다. 이 세상에 없었던
새로운 약물은 우연히 된 것이 아니며 연구실 속의 과학자들의 산물이며
이러한 약의 원료를 값싸게 얻는 방법을 연구하고 사용이 간편하면서도 효
과적인 치료결과를 낼 수 있는 제형을 연구하고 또 품질확립에 필요한 과
학적인 지식이 바로 제약의 과학과 기술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한국의 제약산업을 생각하고 미래에 추구하는 목표
를 설정할 때 가장 중요한 관점은 제약산업의 과학과 기술에 대한 것일 것
이다.

1. 한국 제약산업의 발전

  과거 15년간 이러한 과학과 기술의 면에서 한국 제약산업은 많은 발전을
해 왔다. 1970년대 초를 생각할 때 유수한 제약회사인 경우도 제형별로 구분
한 최소한의 생산시설과 품질관리를 할 수 있는 실험실을 갖춘 것이 전부
였었다. 몇 개의 회사가 자체 내에서 필요한 원료를 외국 회사의 도움을
받아 설비한 공장에서 합성하였을 뿐 대부분의 원료는 수입하여 사용되었
다.
  1970년대 초에 시작된 정부의 정밀화학 분야의 진흥시책으로 항생물질을
주축으로 한 많은 수입원료가 국산원료로 대체되었고, 이러한 것은 지금까
지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원료개발에 주축이 되어 공헌한 것은 외국에서
공부한 과학기술연구소의 몇몇 학자로 이들의 역할은 체계적인 과학적 연
구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심는데 촉매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중요성을 갖
고 있을 것이다.

(주: 약은 원개발사가 일정 특허기간동안 독점합니다. 이들은 연구, 개발에
들인 경비를 이때 뽑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원료를 들여다 약을 생산할 경
우에 약값이 엄청나게 비싸게 책정됩니다. 한국은 이들 원개발사로부터 해
적국가라는 비난을 받아 왔습니다. 1987년 물질특허(일정 구조물질에 대한
특허를 인정)가 도입되기 전까지 원료를 제법특허 저촉만을 피할 수 있는
방법으로 싸게 생산하여 공급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수출도 하
였습니다. 이 역할을 한 것이 과학기술연구소입니다. 이 혜택을 한국 국민
은 입은 것입니다. 외국에서도 특허가 만료되면 누구나 원료를 생산할 수
있으므로 비교적 값싼 제품이 나옵니다.)     

  제제의 생산기술과 시설 면에서도 1970년대 말부터 이야기된 "GMP"가
결실 단계에 있게 되어 우수한 생산공정에서 규정된 방법에 따라 제품을
생산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실제로 많은 업체가 10여 년 전과는 다른
훌륭한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다.

(주: 현재 모든 제약회사는 외국과 다름없는 약 생산 환경을 규정한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를 준수하고 있습니다. 모든 제약회사
가 GMP 시설을 갖추도록 법적으로 규정됐습니다.)
 
  또한 품질관리 시설 정도의 조그만 연구실 규모에서 탈피하여 몇 개의
유수한 제약회사의 연구소는 현재 정부의 소위 민간기술연구소로 인정받는
정도의 시설과 연구인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소를 갖춘 회사에
서는 이제까지 해 왔던 원료국산화와 제품개량연구를 통하여 회사의 이익
구조를 개선하려는 목표뿐만 아니라 연구체제를 정립하여 신약 개발력을
키우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일부 회사의 연구시설은 대학의 연구실에 비하여 앞서 있고 또한 우수한
연구인력의 확보를 위하여 국내외에서의 연수기회를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
서 고무적이라고 생각된다. 또한 원료국산화를 위한 기술면에서도 1970년
대에 이미 많이 축적된 합성기술을 이용하고 체계적인 연구조직을 갖고 수
행하고 있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가져오고 있으며 특히 제형개발연구는 현
장의 풍부한 경험으로 대학연구실을 능가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주: 지금도 모든 제약회사는 신약개발 연구뿐 아니라 원료의 국산화 그리
고 제품 개량연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제약회사 연구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새로운 제형개발 연구는 하나의 신약연구와 마찬가지입니다.)
 
2. 우수한 제품을 위한 연구와 실험

  그러나 일반인, 제약회사의 직원 또는 경영인이 생각할 수 있는 이러한
한국 제약산업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직시해야 할 현실은 제품생산
에 대한 우리의 수준이 과학과 기술면에서 많이 낙후되어 있다는 사실이
다. 이것은 제약산업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고 한국의 과학기술이 낙후
되어 있다는 것이며 다른 측면에서 국민전체의 과학적인 사고의식이 뒤떨
어져 있다는 이야기도 된다.
  우선 일반국민의 과학적인 사고개념이 부족하다는 점과 관련하여 언급될
것은, 이런 경우일수록 제약산업은 개발할 약을 선정하고 제품으로 내어놓
는 단계에서 약의 효능과 부작용과의 균형에 대한 정확하고 엄격한 판단기
준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약에 대한 과학적 지식이 많지 않은 대중에게
효능만을 몇 마디의 말로서 부각시키는 위험성은 대단히 크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과학과 기술에 대한 절대적인 인식이 실제 기업의 영리와
상충될 수 있다는 것이 옳다고 인정되어서는 아니 되고 하나의 작은 제품
이라도 환자에게 투여했을 때에 예측되는 효능과 부작용에 대한 정확성을
가지고 시장에 내어놓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생산제품에 대한 정확한 예측성은 한국 제약산업이 현재의 과학
과 기술수준으로 빠르게 달성할 수 있는 목표로서 이러한 목적을 위한 제
약회사에서의 전반적인 연구와 실험기능이 보강되어야 할 필요가 절실하
다.

(주: 한국은 약을 개발한 국가는 아닙니다. 외국에서 개발한 것을 원료를
합성해서 제품으로 내 놓았을 뿐입니다. 따라서 제품생산 면에서 가능하다
고 할지라도 그 약의 본질적 과학성은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인간을 위한
약에서 이 과학성의 이해의 결핍이 어떤 문제를 초래할까요? 일부 최종 제
품의 판매에서 그대로 영리적 목적의 거짓과학으로 포장되는 것을 보게 됩
니다. 약은 생산할 수 있되, 그 과학과 기술의 학문을 이해 못하면 이런 결
과를 초래합니다. 아래 계속 설명합니다.) 
 
  일반적으로 생각되듯이 제제 생산이나 품질관리에 필요한 연구와 실험에
의해 약전 등의 기준에 적합한 제품의 생산만으로 만족해서는 아니 되며
실제 이러한 기준설정에 대한 과학적인 배경을 학문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약전에서 볼 수 있는 원료물질의 함량에 관한 기준이나 정색
물 시험법은 순도를 판별할 수 있는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으나 이것이
합성과정 중에 혼입될 수 있는 불순물에 의한 안전성을 보장하지는 못할
것이다.
  또한 생약제제나 복합성분 형태의 제제가 많은 한국의 경우에 이러한 제
제의 약효를 그 안전성과 효능성에 입각하여 예측할 수 있는 과학적인 자
료를 확립하는 것이 절대로 필요할 뿐만 아니라 그 활성 성분의 함량에 대
한 향상된 분석기준을 확립할 책임이 그 제품의 생산업체에 있다고 할 것
이다.

(주: 한국에서 약은 쉽게 생산할 수 있었습니다. 원료만 구하면 되었으니까
요. 그 결과 최종 제품인 약의 과학성을 등한시 한 것입니다. 실제 제품에
대한 한국적 규정상 조건을 만족시키는 것으로 약이 된다고 본 것입니다.
그 규정이 약의 안전성, 효능성을 정확히 말해주지 못한다는 것을 모릅니
다. 뒤에 이에 관해 좀 더 설명했으나 지금도 제약회사의 약에는 그 약이
정말로 효과가 있는지, 안전한지 자료가 없는 것이 많습니다. 이것이 약의
의사과학입니다.) 

  20년 정도의 학문적인 역사가 있는 생물약제학이나 최근의 임상약물 동
력학의 근본원리는 약효가 인정되는 약의 원료로 생산한 제품이라고 하여
서 그 약을 인체에 투여하였을 때 안전성과 효능을 보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러한 학문은 더 나아가서 우수한 제형의 개발과 안전
영역이 좁은 약의 경우에 순전히 환자를 위해서 임상적으로 약물을 모니터
링하는 단계까지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붕해시험법이나 용출시험법이란 생체내에서 예견되는 결
과를 생체 밖에서 간단한 장치를 써서 얻는 것이나 실제 생체 내 이용률을
측정하는 유일한 방법은 생리학적 방법뿐이라는 사실을 이해하여야 한다.
  따라서 활성성분의 용량과 제형에 대한 기준만으로 약품의 기준을 정하
는데 만족해서는 안되며 제품 하나 하나에 대하여 투여 후 예측되는 정확
한 과학적인 자료를 확보할 책임이 제약회사에 있다고 하겠다.

(주: 이것이 바로 요사이 의약분업과 관련된 논쟁에 등장하는 생물학적 동
등성 내용입니다. 원개발사가 아니라도 특허가 만료되면 같은 원료를 갖고
얼마든지 제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때 같은 원
료라도 그 원료를 포함시켜 어떻게 예를 들어 정제를 만드느냐에 따라 약
의 안전성과 효능성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적어도 제약회사는 어떻게 약
을 생산하건 이 자료를 갖추어야 한다고 말한 것입니다. 잘 만들어 원개발
사와 마찬가지라면 같은 약이 됩니다. 이 경우 대체조제가 됩니다. 반드시
의사가 처방한 상품명의 약만을 사용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어떤 국가에서
건 대체조제는 허용합니다. 이 대체조제약에 들기 위해 최근에야 많은 제
약회사가 생물학적 동등성 실험자료를 갖춘 것입니다.)   
 
  필자는 이러한 과학적인 자료에 대하여 이야기할 때마다 제약산업의 과
학과 기술은 큰 원료를 합성하고 공장을 설계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또는
바로 그것이라는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생각과 괴리가 있는 것을 느낀다.
사실 이러한 이유는 한국제약산업에서 새로운 제품을 시장에 내어놓는 것
을 무척 쉽게 생각할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어떠한 원료 건 우수한 원
료는 국내외에서 구입이 가능하고, 일정한 형태의 제형으로 만드는 기술은
약간의 기술축적으로 가능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큰 회사 건 작은 회사이건 간에 제약의 학문적인 이해를 향상시
키려고 노력하는 것이 현 시점에서 선진국 수준의 과학과 기술을 달성하기
위해서 중요하리라고 생각한다.

(주: 우리의 제약회사는 약을 쉽게 생각합니다. 이것은 생물학적 제제, 예
를 들어 백신 류도 마찬가지입니다.  적당히 개발해서 약이라고 판매하다
가 문제가 들어 날 때 확실하게 말할 자료가 없는 경우를 봅니다. 법적인
규정이 문제가 아니라 어떤 제약회사 건 적어도 자신이 생산하는 약에 대
해서는 완벽한 자료를 확보하고 있어야 하며 또 확보해 나가고 있어야 합
니다. 이 정신이 없다면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제약기업이 될 수 없습니다.
이 글을 쓸 당시는 신약개발을 위해서는 우선 기존 제품에 대한 이러한 과
학적인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 것입니다.)

3. 신약개발의 과제

  물질특허의 도입을 개개의 제약업체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는 자
세히 모르나 외국에서 개발된 원료를 비싸게 사 써야 하고 제품생산의 방
법도 돈을 지불해야 하는 때에는 저렴한 가격으로 우수한 의약품을 국내에
공급할 수 없으며 점차 한국제약 산업의 외국업체 의존성이 강해질 것이라
고 쉽게 알 수 있다. 더욱이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선진 공업국을 지향하
는 국가적 목표로 보아 이러한 상황은 대단히 심각한 문제로 생각된다.
  그러나 신약개발은 당장 실현될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빠른 연한
내에 합성연구와 또 생리활성 검색단계를 거쳐 하나의 신약이라도 얻을 수
있는 체제를 갖추는 것이 정부가 제약산업과 협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목표
인 것 같다. 우선 신약의 가능성을 얻고서도 임상연구체제를 갖추는 것은
시기적으로 늦지 않으리라고 생각된다.

(주: 이 글을 쓴 것이 15년 전입니다. 그런데 1999년 발매된  선경의 항암
제 선플라(백금착화합물)가 한국 최초의 신약입니다.)   
 
  사실은 전혀 엄두가 나지 않는 일을 우선 조직을 갖추고 돈을 투자해 추
진해서 방법을 얻고 그 다음에 이러한 과정이 자연스러운 것이 되어 신약
의 개발이 계속하여 이루어질 수 있게 한다는 추진방법은 누구도 쉽게 이
해할 수 있다.
  한 두 개 제약 업체에서는 이러한 목적으로 토양세균으로부터 또는 합성
방법으로 새로운 항생물질을 얻는 연구를 시도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현재의 한국 제약산업의 연구수준에서 실제 제약의 과학과 기술이 어느 정
도 되어야 국제 경쟁력이 있는 신약을 얻을 수 있으리라는 것을 알면 무척
미미한 시도라는 생각이 든다.
  제한된 연구인력과 방법을 가지고 신약개발을 추진할 때에 중요한 것은
산탄식 방법이 아닌 예견되는 확실성을 가지고 집중적으로 한 분야의 방법
을 축적하는 일일 것이다.
  이러한 신약개발 과정은 잘 갖추어진 연구실에서 우수한 연구원에 의한
연구의 과정으로 생각할 수 있으며 학문의 수준이 승패를 결정하는 것이라
고 생각된다. 신약으로서 가능한 구조의 화합물을 예견되는 확실성을 가지
고 설계하는 것도 학문적인 해석에 의해서만 가능하고 합성방법 등의 신약
으로까지의 모든 과정이 학문적인 과정이라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약개발의 지름길은 교육의 수준을 높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이러한 연구라는 점에서 약학대학이 훌륭한 약사를 배출할 제 1의 사
명이 있음과 동시에 우수한 연구인력을 양성할 큰 책임이 있다고 할 것이
다. 교육 수준의 향상을 위한 약학대학의 당면과제로 교과과정의 개선, 대
학원 제도의 강화, 약학대학의 남녀학생의 비율문제 등 여러 가지를 생각
할 수 있으나 이러한 것이 단시일 내에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
에서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