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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비과학적 의학
   
  식약청과 탈크와 석면 미스터리
  글쓴이 : kopsa     날짜 : 09-04-13 16:40     조회 : 3562    
식약청과 탈크와 석면 미스터리

엊그제 “과학적 비과학적 의학”에 “녹십자 진단 시약의 미스터리”라는 글을 적었으니 미스터리의 연속인 것 같습니다. 식약청에서는 2009년 4월 2일자로 “전의약품, 의약외품, 화장품제조업소 대표”에게 “새로운 탈크 원료기준 설정 및 조치 이행 명령”이라는 공문을 발송했습니다.

1. 탈크 원료 석면 기준

그런데 새로운 탈크 원료기준에 석면을 설정한 이유가 “석면의 일반적인 위해성을 감안할 때 적어도 인체에 적용되는 제품에 사용되는 탈크에 대해서는 미국, 유럽과 같이 석면이 검출되지 않아야 된다고 판단되는바”라고 적혀 있습니다. 직전에 베이비파우더 문제가 있었지만 식약청은 이제야 새삼스럽게 탈크 원료의 석면 문제를 알게됐는지, 이것이 미스터리입니다.

식약청은 석면 기준을 “가) 또는 나)의 방법으로 시험할 때 석면이 확인되지 않는다. 만일 가) 또는 나)에서 양성이면 추가로 다)의 방법으로 시험할 때 석면이 검출되지 않는다. (below limit of detection)"고 규정하였습니다. 여기서 가)는 적외부스펙트럼측정법, 나)는 X선 회절 측정법 그리고 다)는 편광현미경법인데, 문구대로라면 다)는 위양성을 가려내기 위한 확인시험법에 해당합니다.

2. 기준 시험의 의미와 의문 

석면은 사문석(serpentine)과 각섬석(amphibole)에 들어있는데 이들에 들은 석면에는 또 각각 광물에 따라 사문석계의 백석면(chrysotile), 각섬석계의 투각섬석석면(tremolite) 등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이렇게 6 가지가(7가지라고 한 곳도 있으나) 인체에 유해한 광물(석면)로 규정돼 있습니다. 그래서 우선 가) 또는 나)로 확인하여 탈크에 사문석과 각섬석이 들어있지 않으면 석면은 음성입니다. 그리고 만일 가) 또는 나)로 양성이면 다)로 확인한다고 했는데 섬유의 특징으로 최종 석면인지 확인하는 절차인 것 같습니다.

이 기준 시험법은 외국의 약전(예, 유럽약전)에 적혀 있는 그대로입니다. 그런데 이 시험법에는 여러 의문이 있습니다. 어떤 측정 장치 건 검출의 특성과 한계가 있는데 이 시험법으로 무엇을 규정할 수 있는지? 전체적으로 몇 %의 석면을 찾아낼 수 있는지? 가)와 나)는 항상 일치되는 결과를 내는지? 가) 또는 나)로 양성인데 다)로 음성인 경우가 있는지? 가) 또는 나)로 음성인데 다)로 양성인 경우는 없을지? 오히려 석면이나 기타 석면상 섬유(asbestiform fibre)의 점에서 다)가 중요한 것은 아닌지? 

3. 석면의 검출 여부만이 중요   

당장 두 유명 화장품업체에 공급했다는 탈크가 다) 편광현미경법으로는 석면 양성이었는데(이 방법으로 석면의 종류까지 확인이 가능합니다), 식약청에서 음성으로 판정을 내렸다고 하여 논란이 일었습니다. 식약청에서는 가) IR법과 나) X선 회절법에서 음성이었기 때문이라는 것인데 규정상 가) 또는 나)도 아니고 가)와 나)입니다. 이 경우 재차 실험하여 IR 법과 X선 회절법에는 이상이 없으며 편광현미경법으로도 음성이라는 자료를 제시해야만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 것입니다.

처음부터 이렇게 자료로 대처했다면 언론을 충분히 이해시킬 수 있었을 것인데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 분석법을 보완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정을 새로 설정할 수는 없을지 생각의 여지가 있습니다. 앞서도 말했지만 이 기준시험법에 계속 의문으로 남는 것은 검출 한계입니다. 본래 유럽 약전에는 제조업자는 “the product is free from asbestos"를 증명해야 한다고 했는데 이것은 잘못된 표현입니다. 단지 분석법의 조건에서 석면이 검출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인데, 이것으로 탈크의 안전성을 보장한다는 내용은 찾지 못했습니다. 

4. 의약품 판매 금지에 대해

화장품이나 의약품 탈크 중의 석면 문제에 가장 전면에서 반응하는 단체가 환경연합입니다. 조금 이상한 점이 있지만 이들에게 석면이 환경 위해물질이라는 것은 상식일 것입니다. 물론 이들도 음용수 중의 석면과 같이 석면의 경구 섭취에 대해 접했을 것이나 환경적 측면의 석면은 주로 석면을 흡입할 경우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산업 현장의 석면 노출과 관련되었기 때문에 산업 보건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식약청에서는 석면이 함유된 탈크를 사용한 그 많은 의약품에 대해 즉각적인 판매금지 회수조처를 내렸습니다. 그런데 석면을 흡입했을 경우와 경구 섭취했을 때의 독성은 상당히 다릅니다. 햄스터나 백쥐의 사료에 일생동안 1%의 석면을 섞었을 경우에도 암 발생에 차이가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연구 결과입니다(캐나다 정부 자료). 물론 여러 통제 조건에서 자세한 연구가 필요하며 석면의 잠재적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석면이 들지 않은 탈크를 사용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틀림없지만 전체 의약품에 대한 이러한 무지막지한 판매금지는 과학적 조처라고는 보기 어렵습니다.

5. 결론

제일 앞에 “녹십자 진단 시약의 미스터리”를 언급했으나 이것은 녹십자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식약청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우리 식약청은 그동안 에이즈 진단 시약과 같은 체외 진단 의약품을 유효성을 평가하여 허가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번 탈크 원료에 혼입된 석면의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식약청의 문제는 말할 것도 없지만 도대체 우리의 제약 기업체가 유명 기업체조차 자체 원료기준하나 제대로 확립하여 관리하지 못하는 이 문제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식약청은 과학으로 그 권위를 인정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과학으로 권위를 지켜야 하는데, 어떻게 그 많은 의약품을 일순간에 판매금지 시킬 수 있습니까? 국민의 눈에 식약청이 어떻게 보일 것입니까? 우선 상황을 파악하고 A,B,C,D 우선 순위를 정해 문제를 해결해야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지, 오히려 작금의 조처에 대해 자신의 잘못을 덮기 위한 정치적 행위라는 평가가 나오지 않습니까?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