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월 10일 식약청에 녹십자의 치료제에 의한 혈우 환자의 집단 에이즈 감염과 관련한 질의를 하였습니다. 의약의 역사에 남을 사건인데 그저 잊고 넘어가서는 안 되며 끝맺음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입니다. 간단한 질의이지만 답신에는 정부의 방향이 담길 것으로 기대합니다. 최종 답신(1차 연장되었습니다.)이 도착하는 대로 추가하여 게시하겠습니다. 질의서의 “녹십자가 제조한 혈액제제의 결함 또는 녹십자의 과실과 혈우환자의 HIV 감염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추정된다.”는 대법원 판결문 전문에서 인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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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10) 혈우환자 에이즈 감염, 녹십자 행정조치 등 질의
최근 대법원은 1990년대 초 녹십자가 제조한 혈우병 치료제에 의해 혈우환자가 집단적으로 에이즈에 감염되었는지의 문제에서 “녹십자가 제조한 혈액제제의 결함 또는 녹십자의 과실과 혈우환자의 HIV 감염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추정된다.”고 판결하였습니다. 법적인 판결에서 채택하는 인과관계의 근거는 그 신뢰성이 일반 학술적으로 인정하는 수준보다도 높기 때문에 이번 판결은 녹십자가 집단 에이즈 감염의 책임이 있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2000년대 초 사건 발생 10년이 되던 때에 혈우병 치료제에 원료를 제공한 에이즈 감염 매혈자와 감염 환자의 바이러스가 유전자적으로 동일한 한국형이라는 논문이 발표되자 보건연구원은 2차 조사의 방침을 밝히며 “조사결과 문제가 있다고 확인될 경우 제약회사에 대해 엄정 의법조치할 것이다”라고 공표하였습니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에이즈 감염 매혈자와 감염 환자의 직접적인 바이러스 유전자적 상관성의 증거가 부족한 상태로 남아 있던 차에 최근에야 이 증거가 연구되어 대법원 판결에도 반영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동안 본인도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의약품 제조의 측면에서 사건 발생 시의 제조 공정 등 전반적인 GMP를 확인해 보았으며 녹십자의 실패와 더불어 식약청의 관리에 문제가 있음을 발견하였습니다. 이 문제는 지난 3월 “한국제약의 지평 녹십자와 혈우환자 리뷰”라는 책으로 발간하였으며 아래 링크의 개요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의약품에 의한 집단 에이즈 감염은 의약의 역사에 기록되는 사건임에도 우리는 언론도 정부도 애써 잊고자 하는 것 같습니다. 더구나 기업은 그 동안 이 사고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환자를 명예훼손으로 구속시키고 연구 학자에게 상상할 수 없는 명예훼손 손배소를 제기하여 고통을 주는 등 제약기업으로서 할 수 없는 행위를 하였으며 대법원의 판결이 나온 지금도 자신의 잘못을 알고 있는지 의심이 됩니다. 식약청 등 정부기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동안 GMP의 기본 개념도 이해하지 못하고 바이러스 불활화에 의해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기업을 비호하였습니다.
금번 사적인 손배소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 판결과는 별도로 의약품 관리의 책임 기관인 식약청에 다음과 같이 질의합니다. 집단 에이즈 감염 문제에서 녹십자와 식약청이 의약품제조와 관리의 과실 책임이 있었음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입니다. (1) 식약청은 녹십자에 대해 행정조치를 취할 것인지, 어떠한 행정조치를 취할 것인지 알고 싶습니다. (2) 식약청은 에이즈 집단 감염에 대해 책임 기관으로서의 과실을 확인하여 환자와 국민에게 사과할 의향이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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