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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성태용 주역강의 역술을 부추길 것인가   글쓴이 : 최은영     날짜 : 01-07-03 00:42     조회 : 10245     EBS 성태용 주역강의 역술을 부추길 것인가 한겨레신문 하니리포터 최은영 기자님의 "성태용의 '주역강의' 성공할까?" 를 읽고 최은영님에게 이 강의가 역술을 부추길 가능성이 있을지 문의하였 습니다. 이에 대한 최은영님의 의견을 최은영님 이름으로 게시합니다. 순서 대로 게시합니다. *성태용의 '주역강의' 성공할까?  (최은영님의 제목입니다) *성태용의 주역강의 역술을 부추길 것인가  (강박사가 임의로 붙인 제목입니다. 최은영님의 답신이 편지형태이므로    강박사가 개인적인 부분은 빼는 등 약간 편집했습니다.)   ....................................... 성태용의 '주역강의' 성공할까? '김홍경이 말하는 동양의학'을 끝낸 「EBS 고전강의」가 『주역』으로 새 롭게 출발한다. 7월 2일(월) 첫 강의를 시작으로 매주 월 ∼목 연속 방영될 이 강연의 제목은 "성태용의 주역과 21세기". 도올 김용옥의 "노자와 21세 기"로 '대박'을 터트린 바 있는 교육방송의 히트 '예감작' 이다. 1. 주역은 어떤 책인가? <논어>가 공자와 다양한 캐릭터를 가진 제자들의 문답집이며 , <노자 도 덕경>이 5000言의 일관된 운과 리듬을 갖는 잠언집이라면 <주역>은 하 늘·땅·사람에 의한 우주의 변화를 고도의 사유로 표현한 책이다. 『사기의 공자세가( 史記, 孔子世家)』에는 공자가 만년에 역경(易經)을 애 독하여 위편삼절(韋編三絶)에 이르렀다는 기술( 孔子晩而喜易 徐彖繫象說 卦文言 獨易韋編三絶)이 나오고 있다. 여기서, 역경이란 단순히 64개의 괘 와, 그 괘를 이루는 각각 6개의 효에 대한 효사들 만을 합친 것으로 A4 용 지 1장 분량밖에 안 된다. 여기에 단전, 상전, 문언전등의 경(經)에 대한 해 석을 전(傳)이라 하며, 모두 열 개라 십익(十翼)이라고 통칭한다. 십익은 ' 위편삼절'등의 고사 등을 통해, 공자가 직접 저술한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이미 '계사(繫辭)전'을 제외한 나머지는 공자 후대의 작품으로 여러 시대의 다양한 해석 삽입으로 평가된다. 노자의 정신을 체(體,본·本)로 삼고 유가의 표현을 용(用,말·末)으로 삼아 서 유가·도가를 융합했다는 평을 받는 위진 남북조의 천재 철학자 왕 삐 (王弼, 226∼ 249)는 가장 빼어나다는 노자주 (老子注) 함께 주역주(周易注) 를 남겼으며, 현대 중국 철학자들에 가장 애용되는 저본(底本)의 저술자로 꼽힌다. 약관의 나이에 "괘로서 시간을 존속시키고 효로써 변화를 나타낸 다(是故卦以存時 爻以示變 /『周易略例』)" 며 역의 가치를 일찌감치 갈파 했고, 본시 따로 있던 '역경(경문)'과 '십익(역전,제전)'을 합친 편집형태는 그로부터 기원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와 같이 주역이 공자와 노자로 각각 대표되는 유가와 도가 경전 해석에 많은 영향을 준 것에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주역의 편찬연도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으며, <노자> 강연을 했던 도올은 『중용강의,1995』에서 주역이 「중용(中庸)」과의 관련 속에서 반드시 이해되어야 하며, 64괘의 수학적 치밀성은 주역을 고문헌으로 볼 수 없게 만드는 근거라고 역설하기도 했 다. 2. 주역은 신비로운 책인가? 수학자로 유명한 라이프니츠(1646∼1716)의 후기 이론인 모나드론 (Monadology)은 '화엄(華嚴)의 육상(六相)'과 '신유학(新儒學)'에 영향을 받았다는 연구성과가 있고, 그의 이가(二價) 수학과 주역 괘상 수론의 이가 수론 등은 긴밀한 관련이 있어 보인다. 또한, 리이하르트 빌헬름(Richard Wilhelm)의 '주역' 강연은 스위스의 유명 한 정신분석학자 칼 융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그는 "전생에 반항적인 중국인이었을 것'이란 빌헬름의 고백에 공감하며, '정신병자를 숙 명적인 혼란에 빠지게 하는 것은 무의식적이 상(像)'이라고 말한다. 우리나라보다도 더 본격적이고 치밀한 '주역'연구서가 매일 쏟아져 나온다 는 유럽과 미국, 그 서구인들의 사고 속에서 '주역'이 과연 신비로운 것으 로 아직까지 남아 있는지 아닌지는 확실치 않다. 그러나 앞서 왕삐로 대표 되는 동양의 사상의 전통이 '현상(=효)'과 '본체(=괘)'를 하나로 본 것과는 달리, 서구의 전통은 '현상'과 '이데아(=본체)'를 철저히 이원화시킴으로써 본체의 순수성을 유지하려고 했다. 이러한 서구의 전통 사상 속에서 동양 의 생생불식(生生不息) 즉, 천지(天地)가 끊임없이 창조하는 능력을 생명 (生命)에게 구유(俱有)했다는 주역의 생각은 서구의 이단적 사상인 '연금술 '의 한 개념,'크라터(Krater, 혼합용기)'와 유사하다. 그러나, 주역의 '시공간연속체'적 아이디어는 융의 말대로 '인과(因果)론이 전능이라는 오랫동안의 습성' 탓일 뿐, 주역의 괘상의 '우연성'도 그것이 증가되면 될수록 우연의 확률은 감소되고 우연이라고 보기 보다는 '인과적 설명'의 결여인 '하나의 배열'로 파악되어야 한다. 요컨데, 주역의 난해함 과 더불어 신비스러움은 우리의 '이성 능력의 한계' 탓으로 보아야 옳다.따 라서 이성의 한계를 인정하면 주역이 하나도 신비스러울 것이 없게 되는 것이다. 한편으로 이성의 지평을 넓히면 주역도 충분히 이해될 수 있다는 말이 될 것이다. 다산 선생은 일찍이 "점인(占人)은 사건을 점치는데 (여기에 종사하는) 하 사(下士)가 여덟 명이고, 서인(筮人)은 길흉(吉凶)을 판단하는데 (여기에 종 사하는) 중사(中士)가 두 명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국가적인 의문을 해결 하고 백성들의 생활을 인도해주는 것이니 {주역}에 무슨 감추어진 점이 있 겠는가?" 며 주역의 신비성을 미끼로 백성을 호도(糊塗)하는 식자들을 비 판하기도 했다. 3. 성태용 교수의 강의가 성공하려면? 주역의 사상적인 맥락을 얼마나 시사성있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가가 관건 이 될 것이다. 그는 일찍이 도올의 저술이 "지극히 황당하고 자극적(창비 서평)"거나 "깊이가 없고 상식적"라고 평가 한 바 있는데, 도올은 "재미없 는 강의는 죄악"이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성 교수는 두마리의 토끼 '깊이 '와 '재미'를 동시에 잡길 바란다. 지극히 현실적이고 상식적이며 한편으로 불인(不仁)한 카리스마의 도올 강 주(講主)가 마침 강의를 중단하고 남긴 말은 주역의 64번째 말 "미제(未 濟)" 즉, "아직 끝나지 않은"의 의미를 지닌 괘상이었다. 만약 그 강의를 계속했다면 시작했을 강의도 '주역'이었다. 이제 방송가의 "미제"의 의미는 명확해 진 듯도 하다. 성태용 교수로 하여금 미완의 고전 강의를 이끌어 가라는, 앞으로 더 명석하고 능숙한 강연자들의 출현을 기대하는 말로 짐 작되는 것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성교수가 아직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논객이란 것. 그 의 저서는 일반 서점에서 거의 한 권도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고, 중앙 국 립 도서관에도 '석사 논문' 한 부밖에 비치되지 않은 상태다. 현직 교수이 고, 그 강의를 들은 대학생들의 만족도는 높아 보인다. 그러나 일반에 공개 된 그의 '내공'은 지극히 미약하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그의 강의 교재는 7월 중순쯤 출판될 예정이다. 이 강연의 성패는 아마도 '서점가'에서도 재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하니리포터 최은영 기자 liprap@dreamwiz.com 편집시각 2001년07월01일19시37분 KST   ............................................................................... 성태용의 주역강의 역술을 부추길 것인가 그 기사를 쓰기 위해 제가 살펴본 자료 등을 소개해 드리면 다음과 같습니 다.   (저서) -김용옥,노자 철학 이것이다.(상)/통나무,1995년 중판본 -김용옥, 중용 강의, ------------------(위와 동일) -최완식 역해, 주역.  혜원출판사.1994 -아니엘라 야훼(이부영 역) C.G. Jung의 회상, 꿈 그리고 사상.  집문당. 1990 -노태준 해설, 도덕경. 홍신문화사, 1994년 중판   (인터넷 싸이트) 1. http://www.ichingplaza.com/mainfl.htm 2. http://hyunsik.withyou.net/ 등입니다.  특히 1.의 싸이트에서 '다산'선생의 『주역사전』(周易四箋) 의 자료를 얻을 수 있었구요. 2에서는 '주역'에 대한 젊은 사람의 관점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무엇보다 많이 참고한 것은 '김용옥'씨의 상기의 저작과, 최 완식 님의 '주역' 책이었습니다.  특히 두 책을 비교해서 가장 객관적인 관 점을 뽑아내려 애썼구요. 그래서 쓰는 것 보다 자료 검증에 더 시간을 많 이 들였습니다.  동양철학에 대한 제 관심은 도올 선생으로부터 비롯된 것이지요. 그래서, 제 글의 전체적인 논조와 '주역'이란 書에 대한 큰 관점은 '도올'선생의 것 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겁니다. 사실, 제가 주목하는 것은 주역 그 자체 보다는 주역에 대한 다양한 사람들의 해석입니다. 도올도 그 중 하나구요. 성태용도 그 중 하나가 될 겁니다.   기사에서도 밝히고 싶었지만, 성태용의 주역 강의에서 우려되는 또 하나는 주역을 점술로 부각시키는 그런 기회로 그치고 말지 않겠는가라는 점이었 습니다. 그가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들을 참고하면  주역의 '상 수학'적 의미는 지엽적인 흥미거리가 되기 때문에 청강자의 반응이 좋은 반면, '의리학'적 맥락은 잘  먹히질 않더라더군요. 그러나, 이 '주역 강의'는 어디까지나, 고전 강의이기 때문에. '주역'을 점 서로 파악하고 단지, 반응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그 쪽에 강조를 두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식으로 나간다면, 이 강의는 '김홍경의 건강 강의'와 다를 것이 없습니다. 김홍경의 책은 서점에서도 꽤 반응이 좋다던데, 전 그 반응이 '깊이'는 없 는 것이라 추측합니다. 왜냐하면, 도올도 노자 강의 이전에 이미 sbs에서 ' 건강하세요"란 강연을 했고 그에 따른 책도 낸 바 있습니다.  근데 이 책 과 강연은 거의 대중에게 어필하지 못했습니다. '책'도 도올의 저술 목록 중에서도 가장 참패를 맞은 그런 부류에 속합니다. 도올은 고정 독자들이 많은 데, 아마도 그런 독자들의 구미에 잘 맞지도 않았을 것이고, 그들이 원하는 내용도 아니었을 거란 겁니다.   그리고, 주역에 대해서 '도올'은 철저히 '점술'적인 '환상'을 부여하고 있지 않은 데에 비해, 성태용 교수는 이미 '점술이며 동아시아의 사상서'라고 규 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 생각에는 '역경'은 점술서라고 인정해도, 십익 은 점술하고는 거리가 멀다고 여겨집니다. 이미 왕필이 위진 남북조 시대 에 주역주를 달았는데, 그것의 의미는 '도덕경'과 '논어'와 다를 바 없이  주역이란 경을 바라봤다는 근거가 아니겠습니까. 그 이후로도, 많은 파로 나뉘어져, 주역을 연구하긴 했지만, 역시 주류는 왕필에서 주자학에 이르는 맥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저는 주역을 '노자'와 '논어'와 동일한 연장선상에서 그리고 두 고 전의 이해를 돕는 차원에서 강의되어야지, 완전히 개별적인 내용으로 다루 면 '방송'으로서도 , 책으로서도 성태용의 작품은 성공할 수 없으리란 겁니 다. 요컨데, 이 강의가 기존의 대중들의 '역술적'인 주역 이해의 지평을 넓히는 가 아닌가는 거의 99퍼센트 강연자, 성태용의 재량과 관점에 달렸다고 생 각합니다. 그는 도올을 매우 폄하했지만, 저는 도올의 '고전'강의가 매우 훌륭한 것이었고, 특히 노자보다는 '논어'강의가 우수했다고 여깁니다.   아직 대중의 관심은 (고전에 대한) 식지 않았다고 생각됩니다. 성태용의 강 연은 시기적으론 타이밍이 정확힙니다.  도올에 대한 관심이 '주역 강의'로 쏠리고 있을 정돕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 보고 아니다 싶으면 금방 고개 를 돌리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그만큼 시청자들은 냉혹하니까요. (이상입니다. 최은영님 고맙습니다. 강건일 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