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3월 22일자 문화일보(과학으로 검증한 동양의학 MBC 다큐 '기공'과
'경혈' 추적)에는 MBC에서 3회에 걸쳐 "서양의학의 몸에 대한 기존관념을 뒤엎
는 동양의학의 '몸철학'에 대해 전문가들의 연구성과 등을 통해 살펴본다"는 기
사가 게재되었다. 구체적인 방영 내용은 다음과 같이 기사에 나타나 있다.
"1부 '기가 막히면 병이 온다'(25일)에서는 중국 베이징대 생리학과 천서우량 교
수가 이 대학 부속초등학교 학생 40명을 대상으로 인체 특수감응기능 실험을 한
결과, 60%에 해당하는 2명이 귀로 글을 읽고 손으로 문자나 도형을 판별하는 특
이 기능을 나타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2부 '몸 속에 우주가 있다'(4월 1일)에
서는 먼저 서양의학의 한 분야로 눈을 통해서 몸의 건강상태와 질병을 진단하는
홍채학을 소개한다....3부 '몸과 마음은 하나다'(4월 8일)에서는 기공수련의 하나
인 '법륜대법' 수련자들이 기공연마로 마음을 안정시키면 몸의 변화로 이어진다
는 사실을 확인해 준다...."
KOPSA는 기사에서 귀로 글을 읽는 학생, 홍채진단을 발견하고 1999년 3월
23일 MBC 심의실(팩스 786-0275)과 담당 교양 4부 김학영 PD(팩스 780-3104)
에게 다음과 같은 서신을 보내어 전달을 부탁한 다음에 다음 날 직접 전화로 확
인하였다. 김학영 PD는 자리에 없어 통화하지 못했으나 담당 윤승희 작가는 팩
스가 김 PD에게 전달되었음을 확인해 주었다. 윤 작가는 이런 프로그램의 문제
를 전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태도를 보였다.
"3월 25일부터 3회에 걸쳐 방영한다는 '동양의학으로 보는 몸'에 대한 우려를
표합니다. 문화일보(3월 22일자)에 난 기사로 보아 과학이 아닌 거짓과학을 과학
인 것처럼 시청자에게 알려줄 내용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런 류 내용
의 비과학성은 특히 CSICOP(초정상주장조사위원회) 등 국제적인 과학계몽 단체
에서 분석한 바 있습니다. 귀로 글을 읽는다는 등 내용도 CSICOP의 전문가가
중국을 방문하여 조사한 내용이 논문으로 나와 있습니다. ....일단 방영을 보류하
고 전문가의 상의를 받는 것이 방송 윤리적으로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필요
하다면 '신과학은 없다'(지성사)를 읽어보십시오. 초능력과 관련하여 월간과학 뉴
턴 2월 호 '초능력은 진정으로 존재하는가'를 읽어보십시오..."
시간도 촉박했지만 이런 문제제기가 반영되었을 리가 없다. 3월 25일 실제 방
영된 내용에는 온갖 거짓과학이 망라되어 있었다. 천서우량 교수의 '귀로 글을
읽는 아이'는 1979년 8월 실험이라고 한다. 뇌호흡에서 주장하는 '눈가리고 보기'
도 있었다. 동물에 기를 주입하여 면역능력이 향상된다는 결과도 있었다. 연세대
전세일 교수가 나와 기공에 의한 물의 성질변화, 키를리안 사진법 등등에 대해
언급하는 장면도 있었다.
이들이 이런 프로그램을 제작, 방영하는 배경에는 방송 책임자, PD, 작가 등이
스스로 과학적 판단을 내릴 능력이 없다는 점 외에도 이런 프로그램을 뒤에서
지원하는 학자 또는 세력들이 있기 때문이다. KOPSA는 이들 세력을 좀 더 효
과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