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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 영국 올림픽 테러 예보에 대한 단상
  글쓴이 : eeky     날짜 : 12-12-12 10:48     조회 : 2320    

2012 영국 올림픽 테러에 대한 예보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음모론 커뮤니티에는 대규모 테러를 예보하는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예보는 테러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사상자가 날 것이라는 경고였다. 이 주장의 근거가 된 것은 일종의 보드 게임인 일루미나티 카드와 록펠러 재단에서 발간한 '기술의 미래와 국제 개발에 대한 시나리오(Scenarios for the Future of Technology and International Development)'[1]라는 보고서였다. 그리고 대중매체를 통해 반복적으로 내비치는 ‘암시’와 ‘상징’도 주장의 근거가 되었다. 음모론자[2]들은 TV나 영화 등에서 의심스러운 장면을 찾아내 런던 올림픽에서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질 것이란 주장을 펼쳤다.

일루미나티 카드 게임
먼저 일루미나티 게임의 카드[3]를 살펴보자. 이 게임은 1982년에 출시되자마자 큰 히트를 기록했다. 그 덕에 미국 게임산업계에서 수여하는 ‘Origins Award, SF 보드게임’ 부문에서 최고상을 받았다. 일루미나티 카드 게임은 음모론 소설의 원조로 일컬어지는 [일루미나투스](Illuminatus, 1975년 작)라는 삼부작 소설[4]이 모티브가 되었다. 게임은 카드에 실린 여러 가지 ‘음모’를 활용해 세계를 지배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게임에 사용되는 카드에는 테러와 폭력, 여론조작, 자연재해의 조장 등과 같은 비밀스러운 공작이 담겨 있다. 그런데 이들 카드 가운데 우리의 눈을 의심하게 하는 장면이 있다.

‘일루미나티 음모-테러리스트 핵공격(Terrorist Nuke)’이란 내용의 카드에는 WTC 쌍둥이 빌딩으로 보이는 건물이 파괴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카드 하단에 “이 카드는 ‘+10파워’를 얻거나 통제하고자 하는 폭도에 대한 저항을 위해 언제든지 사용하라.”라는 코멘트가 적혀있다. 또, ‘펜타곤(Pentagon)’이라는 카드에는 미 국방성이 불타는 장면이 있다. 자, 무엇이 연상되는가? 누가 보아도 이 장면은 9·11테러를 떠올리게 하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카드에는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광우병 등이 연상되는 장면도 있다. 이쯤 되면 이 카드 게임이 뭔가 범상치 않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에는 ‘가중된 재난(Combined Disasters)’이라는 제목의 카드를 보자.(그림2) 무너져 내리는 시계탑에서 무엇이 연상되는가? 그것은 바로 영국 국회의사당에 있는 시계탑(Big Ben)이다. 그리고 그림에 등장하는 사람들이 입은 옷을 유심히 보길 바란다. 이들이 입은 옷의 색깔은 왼쪽부터 흰색과 검은색, 초록색, 노란색, 파란색, 붉은색이다. 바로 올림픽 심볼인 오륜의 색깔이다. 음모론자들은 이 카드의 그림이 바로 런던 올림픽에서 벌어질 테러를 암시한다고 주장했다.

록펠러 재단의 미래 보고서
록펠러 재단의 보고서는 이러한 해석에 또 다른 힘을 실어주었다. '기술의 미래와 국제 개발에 대한 시나리오’는 미래에 발생 가능한 여러 상황을 가상하고, 그런 상황이 어떻게 기술의 진화를 이끌 것인지 등을 전망한 것이다. 그런데 눈여겨볼 부분은 보고서의 34페이지에 있는 "HACK ATTACK"이라는 챕터다. 여기에는 미래의 모습을 매우 암울하게 그리고 있는데, 2010년부터 2020년까지 엄청난 규모의 재난이 끊임없이 발생했고, 그래서 사람들은 이 기간을 '종말의 10년(doom decade)'이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2012년 올림픽에서 폭발 사고로 1만3,000 명이 목숨을 잃었고, 바로 이어서 인도네시아 지진으로 4만 명이 죽는다. 그리고 쓰나미가 니카라과를 휩쓸고 기후변화 때문에 천년에 한 번 있을 정도의 가뭄이 발생해 중국 서부는 기아에 허덕이는 것으로 설명돼 있다.[5]

음모론자들은 바로 이 부분에서 런던 올림픽 폭발 사고가 언급되었다는 점을 들어 테러의 가능성을 말했다. 록펠러(Rockefeller) 가문은 음모론에서 유럽의 로스차일드(Rothschild) 가문과 더불어 대표적인 음모세력으로 인식되고 있다. 음모론자들은 이 보고서가 미래에 대한 가상의 시나리오를 담고 있지만, 기실은 앞으로 있을 이벤트에 대해 암시하고 있다고 보았다.

국가와 국가 간에 치열하게 벌어지는 첩보전에서 스파이와 정보기관은 매우 복잡하고 비밀스러운 코드로 의사소통을 한다는 것은 일반적인 상식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음모세력도 비밀스러운 코드를 통해 자신들끼리 메시지를 공유하거나 방대한 하부조직에 은밀한 지시를 하달한다. 음모론자들에 따르면, 이들이 사용하는 코드는 상징적인 도상, 수비학적 숫자 코드 등이 있다. 이러한 코드는 일정한 규칙을 갖고 영화와 TV 프로그램에 인용됨으로써 세계 각지에 퍼져 있는 조직에 전파된다. 심지어는 논문과 보고서도 이를 목적으로 작성된다고 한다.

대중매체와 예보프로그램
또, 음모론자들이 면밀히 관찰하는 대상은 대중매체다. TV와 영화 같은 대중매체는 음모세력이 메시지를 퍼트리는 매개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예보프로그램(predictive programming)[6]에 가장 많이 활용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예보프로그램은 미래에 계획된 사건을 대중매체를 통해 미리 간접적으로 체험하게 함으로써 그것을 익숙하게 받아들이게 하는 전략이다.

모바일 기기의 사례도 예보프로그램으로 설명할 수 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모바일 기기를 사용함으로써 개인정보를 비롯해 사생활의 상당 부분이 노출될 수밖에 없다. 이런 점은 당연히 거부감을 주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우리는 모바일 기기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음모론에 의하면, 그것은 우리가 바로 예보프로그램에 의해 마인드콘트롤(Mind-Control)되었기 때문이다. 이때 예보프로그램으로 활용되는 대표적인 것이 SF(Science Fiction)다. 수많은 과학소설과 SF영화 속에서 모바일 기기를 접하게 함으로써 미래에 그것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게 했다는 것이다.[7]

음모론자들은 모의훈련에서도 테러를 예보하는 암시를 발견한다. 영국 7·7테러가 있기 1년여 전인 2004년 5월 16일, BBC에서는 가까운 미래에 벌어질지도 모를 테러를 가정한 모의 훈련을 방송했다. 훈련은 런던 지하철 두 대에 3번의 폭발이 일어났고 자동차 한 대에 1개의 폭발이 일어난 상황을 가정한 것이었다. 음모론자들은 훈련의 가상 상황이 실제 7·7테러 상황과 매우 흡사했다는 점을 들어 이 방송이 음모세력이 만든 예보 프로그램이었을 것으로 추측한다.[8]

이처럼 음모론자들은 2012년 런던 올림픽 테러를 암시하는 듯한 장면을 곳곳에서 찾아냈다. 대표적으로 2008년 8월 BBC가 방영한 [Spooks: Code 9]이라는 시리즈가 있다. 에피소드는 2012년 올림픽 기간 중 핵폭탄 공격으로 초토화된 런던에서 벌어지는 첩보전을 담고 있다.[9] 일루미나티 카드와 록펠러 재단의 보고서에 이어 미래에 런던에서 벌어질 폭탄 테러를 언급했다는 점에서 음모론적 해석은 더욱 설득력을 가질 수밖에 없다.

또, 이 드라마가 의심스러운 점은 대표적인 음모세력인 일루미나티의 상징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전시안(all seeing eye)이라고도 불리는 ‘하나의 눈’은 미국의 1달러짜리 지폐 뒷면 좌측에 있는 피라미드의 상부에도 그려져 있다. 음모론자들은 바로 이 전시안 상징이 미국의 금융권력이 일루미나티의 손아래에 있다는 근거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음모론자들은 [Spooks: Code 9]에 전시안을 연상케 하는 상징이 등장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것은 음모세력이 드라마의 에피소드를 통해 어떠한 암시를 전달하고자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Spooks: Code 9]의 제작사인 쿠도스(kudos)의 홈페이지에서도 전시안 상징으로 보이는 이미지가 발견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수비학에 예민한 음모론자들은 ‘코드9’의 숫자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그들은 숫자 9가 일루미나티가 즐겨 쓰는 수라고 주장하며 왜 하필 숫자 9가 코드명으로 사용되었는지 묻는다. 그들은 또, ‘9·11테러’가 9월에 발생한 것도 우연이 아니라고 말한다. 수상한 숫자는 이뿐만이 아니다. 음모론자들은 주인공이 살인자를 찾기 위해 5시간 30분을 요구하는 장면에서도 수비학적인 의미가 있다고 했다. 5시간 30분을 분으로 환산하면 330분이고, 이는 ‘프리메이슨 33도’[10]를 참조하도록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올림픽 테러에 대해 조금 더 노골적인 경고도 있었다. 영국의 온라인 뉴스 매체 [mail online]은 2010년 3월 31일에 “올림픽 아마켓돈(Olympics Armageddon)”이란 제목의 기사를 올렸다.[11] 기사는 톰 케인(Tom Cain)이라는 스릴러 작가의 글에 대한 것이다. 그는 최근작에서 알카에다의 런던 공격 가능성을 다루었었다. 기사에는 알카에다 테러리스트들이 보트로 템즈강을 따라 방사능 물질이 포함된 폭탄(dirty bomb)을 운반해 런던의 심장부를 폭파시킬 위험이 실재한다는 로드 웨스트(Lord West) 안전부 장관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또, 톰 케인이라는 스릴러 작가의 이름도 음모론자의 의심을 받았다. 톰 케인은 필명이고 그의 실명은 데이비드 토마스(David Thomas)이다.[12] 그는 사뮤엘 카버(Samuel Carver)라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스릴러 연작소설을 발표해왔다. 영어이름 케인(Cain)은 창세기에 등장하는 아담의 아들 ‘가인’을 의미한다. 유명한 음론자인 데이비드 아이크(David Icke)에 따르면 일루미나티의 비밀 네트워크 가운데 높은 지위에 있는 자들은 아직도 자신들을 가인의 후손이라고 말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톰 케인 역시 일루미나티의 일원일 수 있으며, 그가 영국 올림픽 테러를 주제로 글을 쓴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게 음모론자들의 설명이다.
이외에도 런던 올림픽 테러에 대한 예보프로그램이나 암시로 의심되는 것들은 많다. 2012년 대재앙으로 문명이 몰락한다는 이야기를 소재로 한 영화 [2012](2009)를 비롯해 영국의 사설탐정 잡지 [private eye]의 2011년 8월호 표지, 영화 [v for vendetta](2006년) 등이 있다. 음모론자들은 이들 작품에 주로 원작이나 전체적인 맥락과 달리 런던과 테러를 암시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에 대해 의심을 품었다.

7·7테러의 트라우마와 런던 올림픽
그런데 런던 올림픽 테러에 대한 우려는 음모론보다는 과거에 실재했던 테러에 대한 공포로부터 기인하는 바가 더 컸다. 각종 매체와 TV드라마, 영화에 런던올림픽 테러가 등장했던 이유는 바로 이런 공포와 우려가 영국사회에 만연했기 때문일 것이다. 음모론은 그러한 공포와 우려에 편승해 불안을 증폭시켰을 뿐, 현실에 대한 음모론의 편집증적인 해석은 얼마든지 상식적인 방식으로도 설명될 수 있다. 영국을 테러의 공포로부터 떨게 했던 트라우마는 약 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5년 7월 6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 117차 IOC총회에서 영국 런던은 제30회 올림픽의 개최지로 결정됐다. 이로써 런던은 1908년과 1948년에 이어 근대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세 번의 올림픽을 치르는 도시가 되었다. 올림픽 개최지로 런던이 선정된 그날, 스코틀랜드 글렌이글스에서는 서방선진 8개국(G8) 정상회담이 시작되기도 했다.

그러나 런던의 들뜬 분위기도 잠시, 다음날 7월7일 런던 도심에서 연쇄폭발 사건이 발생하면서 영국은 발칵 뒤집히고 말았다. 출근길, 대중교통수단을 대상으로 한 폭탄 테러는 사망자 56명을 포함해 700여 명의 사상자를 냈다. 2001년 미국 뉴욕에 발생한 9·11테러(September 11 attacks)가 미국의 심장부를 향한 것이었다면 런던의 7·7테러는 유럽의 중심을 강타한 가장 큰 규모의 사건이었다.

런던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CCTV 카메라가 설치된 곳으로 알려졌을 정도로 보안이 철저한 도시다. 또한, 영국은 정보력과 치안에 있어서도 세계 최상의 수준으로 꼽히는 나라이다. 이렇게 세계에서 둘도 없이 안전할 것만 같던 영국의 도심에 테러가 발생할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더구나 연쇄적인 자살폭탄 테러였다는 사실에 영국은 더더욱 불안에 떨 수밖에 없었다. 테러 용의자를 수사하는 가운데 더욱 경악스러운 사실이 밝혀졌다. 테러가 있기 전 이 일에 가담한 네 명의 용의자는 모두 지극히 평범한 시민들이었다. [13]

2005년 9월 1일 공개된 알카에다 2인자 알자와히리(Ayman al-Zawahiri)의 육성 녹화영상이 공개되면서 알카에다 지도부의 테러 가담설은 유력시 되었다. 영상에는 테러범 칸의 육성도 담겨 있었다. 그는 자신을 군인이라고 밝히고 "우리가 안전하다고 느낄 때까지 당신들은 우리의 공격 목표가 될 것"이라며 영국의 이라크전 참가를 비난했다. 또, 같은 영상에서 알자와히리는 이라크 침공이 "우리의 석유와 자원을 약탈하는 행위"라고 주장하며 "미국이 무슬림에 대한 침략을 지속한다면 훨씬 더 끔찍한 참사를 당할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평범한 영국시민에 의한 '자생적 테러'가 발생하자 영국은 이를 막기 위해 강력한 대응에 나섰다. 심지어 영국은 '인권탄압'이라는 비난을 불사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인종적 혐오 금지법'과 '종교적 혐오 금지법'을 통해 인종과 문화적 차별이 없는 다문화 포용정책을 펼쳐오던 영국에게 7·7테러는 찬물을 끼얹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전문가들은 이 사건을 두고 영국 내 인종과 종교적 분열의 신호탄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테러 발생 후 영국은 인종갈등과 더불어 여자와 어린이도 자살테러범이 될 수 있다는 불안에 시달려야 했다.

이후에도 영국에 대한 테러 위협은 수차례 이어졌다. 그러자 올림픽 개최 준비에 비상이 걸리지 않을 수 없었다. 영국 내 이주민들도 문제지만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주장하는 북아일랜드의 구교세력도 문제였다. 수시로 테러경계 수준이 격상되었고 잠재적 테러 용의자에 대한 검거와 구금이 벌어지기도 했다.

2012년 7월, 올림픽 개최가 코앞에 닥치자 영국 국방부는 올림픽공원 일대에 대공 미사일을 배치하기로 했다. 영국 올림픽 조직위는 대회 보안을 위해 5억 파운드(한화 약 9천40억원)를 투입하고 4만 여명의 인원을 투입하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미국 FBI요원 1천여 명도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올림픽 테러에 대한 불안은 가시지 않았다. 인터넷에서는 다양한 음로론과 예언과 맞물려 2012년 런던 올림픽 테러설이 확산되었다.

7월 18일 불가리아의 부르가스 공항터미널 인근 주차장에서 이스라엘 청소년들이 탑승한 버스에 대한 폭탄 테러가 발생해 4명이 숨지고 30여 명이 다치는 일이 있었다. 그리고 이 사건과의 관련자가 런던으로 향한다는 첩보가 나돌며 영국과 이스라엘이 바짝 긴장하는 일이 있었다. 2012년은 '뮌헨학살'이 있은지 40주년이 되는 해로, 이스라엘의 입장에서는 떨치기 어려운 악몽이 되살아날 수밖에 없었다.

음모세력, 잡을 수 없는 실체일까?
2012 런던 올림픽 테러는 각종 음모론과 맞물려 이미 계획된 것이며 큰 참사가 벌어질 것이란 주장이 인터넷을 통해 전파됐다. 이러한 주장은 미국 정부의 9·11테러 자작극설 또는, 배후설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었다. 음모론자들은 세계정복을 꿈꾸는 흑막세력이 그들의 목적을 위해 테러를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말하자면 자원탈취를 위해 전쟁의 명분을 세우거나, 시민들의 통제를 강화하고 자유를 제한하기 위한 명분으로써 테러가 조작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흑막세력들은 자신들의 궁극적인 목표인 신세계질서(NWO: New World Order)를 수립하고 세계지배를 위한 야욕을 구현해나갈 것이라고 한다.

물론, 음모론자들의 주장처럼 프리메이슨 또는 일루미나티와 같은 흑막세력이 세계를 지배하려는 야욕을 음모를 통해 실현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수많은 미디어를 통해 세계를 인식하고 그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고 있는 우리는 이미 현실을 판단할 능력을 상실해버렸을 수도 있다. 또, 어쩌면 음모론자의 주장처럼 전쟁과 테러, 자연재해 등이 그들에 의해 계획된 것일 수도 있다. 더구나 첨단 기술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음모세력의 대응능력은 매우 민첩해졌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흑막 뒤의 실체에 대한 윤곽을 잡았다 하더라도, 그들은 얼마든지 다른 모습으로 위장해 유유히 빠져나갈 것이다. 음모론의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것이면서 한계점은 바로 이런 점이다. 음모의 실체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그들에 대한 의혹은 끊임없이 재생산될 수 있다. 하지만 음모론의 대전제라 할 수 있는 음모세력의 실체 역시 모호하고 뭐라 단정할 만한 근거가 없어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

또한 대부분의 음모론은 ‘선택편향’ 또는 ‘확증 편향’의 문제를 갖고 있다. 즉, 이미 음모론을 믿고 있는 상황이라면 반증 가능성은 배제되고 확증될 만한 근거만을 보거나 이에 대한 해석이 한쪽 방향으로만 치우칠 수 있다. 예를 들어, 일루미나티 카드에 제시된 것처럼 많은 재난이 과연 누군가의 음모와 공작인지 의문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사실, 많은 영화와 만화 등에서 WTC 쌍둥이 빌딩이 공격당하는 장면이 등장하는 것은 그 건물이 지닌 상징적인 의미가 그만큼 크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문명이 파괴되는 장면에서 미국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이 파괴된 모습이 종종 등장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만약, 이것도 예보프로그램이라면 조만간 자유의 여신상이 파괴되는 상황이 발생할지도 모르지만). 또, 핵시설이나 국방성 건물 등은 테러리스트들에게는 공격 대상 1호가 아닐 수 없다. 카드 게임을 만든 저자 역시 이런 생각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세계를 지배하는 음모세력의 존재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도 긍정도 할 수 없는 입장이다. 이미 수많은 흑막정치가 세계사에 점철된 이상 그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음모론에서 이들의 존재는 오랜 세월동안 동일한 주체로서 지속되 온 것으로 묘사된다. 바로 프리메이슨과 일루미나티가 그들이다. 프리메이슨은 18세기 이후부터 유럽사회에 촘촘한 네트워크를 구축해온 비밀 커뮤니티이다. 하지만, 이들조차도 다양한 분파로 나뉘어 제각각 고유한 문화와 질서를 발전시켜왔다. 프리메이슨의 한 지파로 알려져 있는 일루미나티에 대해서는 설이 분분하다. 근세에 잠시 등장했지만 금새 사라진 조직으로 보는 입장이 있는가 하면, 수백년 동안 세계지배의 야욕을 꿈꾸며 현재에 이르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이에 대한 본격적인 이야기는 다음으로 미룬다.

참고---------------------------------
[1] 이 보고서는 2010년 5월에 발간된 것이다. 보고서의 성격은 9페이지 "WHY SCENARIOS?"라는 항목에 다음과 같이 설명돼 있다.
"Scenario planning is a methodology designed to help guide groups and individuals through exactly this creative process. The process begins by identifying forces of change in the world, then combining those forces in different ways to create a set of diverse stories — or scenarios — about how the future could evolve. Scenarios are designed to stretch our thinking about both the opportunities and obstacles that the future might hold; they explore, through narrative, events and dynamics that might alter, inhibit, or enhance current trends, often in surprising ways. Together, a set of scenarios captures a range of future possibilities, good and bad, expected and surprising — but always plausible. Importantly, scenarios are not predictions. Rather, they are thoughtful hypotheses that allow us to imagine, and then to rehearse, different strategies for how to be more prepared for the future — or more ambitiously, how to help shape better futures ourselves."

[2] 나는 아직 음모론과 음모론자들을 어떻게 규정해야 하는지 모른다. 잠정적으로 나는 음모론의 성격을 사실일 수도, 아닐 수도 있는 이야기로 보고 있다. 물론, 음모론 가운데에는 상식과 맞지 않는 허황된 이야기도 존재한다. 따라서 음모론을 정의하고 세분화는 등의 체계화가 필요하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한 음모론자는 '음모론' 자체가 '음모'를 감추기 위한 생각의 틀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음모'와 대치될 수 있는 개념으로 '전략'이라는 단어를 제시한다. 즉, 음모는 그 음모의 주체에게는 전략인 셈이다. 그리고 그 전략을 감추기 위한 연막으로 그것을 음모론으로 위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음모론은 상식적인 사람들에게 허황된 망상으로 치부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음모론이 허황된 것은 아니다.

[3] 일루미나티 카드게임 참고자료
http://en.wikipedia.org/wiki/Illuminati_(game)

[4] 일루미나투스 삼부작 소설 참고자료
http://en.wikipedia.org/wiki/Illuminatus

[5] 위 보고서의 34페이지에 언급된 내용은 이렇다.
"Devastating shocks like September 11, the Southeast Asian tsunami of 2004, and the 2010 Haiti earthquake had certainly primed the world for sudden disasters. But no one was prepared for a world in which large-scale catastrophes would occur with such breathtaking frequency. The years 2010 to 2020 were dubbed the “doom decade” for good reason: the 2012 Olympic bombing, which killed 13,000, was followed closely by an earthquake in Indonesia killing 40,000, a tsunami that almost wiped out Nicaragua, and the onset of the West China Famine, caused by a once-in-a-millennium drought linked to climate change."

[6] 예보프로그램에 대해서는 Phillip Darrell Collins와 Paul David Collins이 쓴 책, 『The Ascendancy of the Scientific Dictatorship-An Examination of Epistemic Autocracy, From the 19th to the 21st Century』를 참고할 것.

[7] 위 책 5페이지에는 SF가 예보프로그램으로 어떻게 활용되는지에 대한 설명이 있다. 저자는 올더스 헉슬리(Aldous Huxley)의 SF 고전을 현대문명에 대한 비판으로 가르치는 곳은 미국뿐일 것이라고 꼬집는다. 그러면서 헉슬리의 문학은 예보 프로그램의 일종으로 보아야 한다는 논지를 펼친다. 하지만 헉슬리의 문학관이 현대문명에 대한 비판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평이다. 따라서 이들의 주장이 다소 과장된 것으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Thus, “science fiction” is a means of conditioning the masses to accept future visions that the elite with to tangibly enact. This process of gradual and subtle inculcation is dubbed “predictive programming.” Hoffman elaborates: “Predictive Programming works by means of the propagation of the illusion of an inallibly accurate vision of how the world is going to look in the future” (Hoffman, p. 205, 2001).

[8] BBC Panorama: London Under Attack 유튜브 동영상: http://youtu.be/x7uIjg9dtoI

[9] 스푹스: 코드9(Spooks: Code 9)에 대한 설명은 위키백과사전 참고.
http://en.wikipedia.org/wiki/Spooks:_Code_9

[10] 음모론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프리메이슨은 피라미드 형태의 조직구조를 가지고 있다. 계급은 1도(degree)에서 최상층인 33도까지 나뉘어 있다고 한다. 최상층 계급인 프리메이슨 33도에는 우리나라 유명 종교인이 포함돼 있다는 주장이 나돌기도 했다.

[11] Tom Cain, "Olympics Armageddon: How terrorists could send nuclear bomb up the Thames to target London 2012 Games", [mail online] 2010년 3월 31일.
http://www.dailymail.co.uk/news/article-1262668/Olympic-Armageddon-Top-thriller-writer-imagines-terrorist-attack-London-2012-Games.html

[12] 스릴러 작가 토마스 케인(Thomas Cain)에 대한 설명은 위키백과사전 참고.
http://en.wikipedia.org/wiki/Tom_Cain_(author)

[13] 테러범 넷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은 칸(Mohammad Sidique Khan, 30)은 리즈(Leeds)에 아내와 14개월짜리 딸을 둔 평범한 가장이었고, 초등학교에서 이민 자녀와 장애아를 돕는 보조교사(Learning mentor)였다. 탄위어(Shehzad Tanweer, 22)는 리즈에서 부모와 함께 살면서 가게 점원으로 일한 평범한 청년이었다. 그의 부모은 벤츠를 몰 정도로 성공적인 이민 가정이었다고 한다. 린지(Germaine Lindsay, 19)는 버킹엄셔(Buckinghamshire)에서 아내와 아들과 살고 있었다. 범행 당시 그의 아내는 임신중이었다고 한다. 후세인(Hasib Hussain, 18)은 리즈에서 형 내외와 함께 살았다. 자메이카 출신인 린지를 빼고 나머지 세 명은 모두 파키스탄계 영국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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