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토론

Re 1: (^_^)   글쓴이 : 강선석     날짜 : 01-07-15 13:06     조회 : 3576     님의 글을 읽으니 저도 고등학교 다니던 시절이 생각납니다. 제가 고등학생이었던 당시에는 마녀입문식같은 것은 없었지만, 그래도 묘한 것에서 일탈을 경험하려 했던 모습들은 비슷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1980년대 후반 무렵, 제가 학생이었을 때는 한참 말세에 대한 이야기들이 유행했었죠. 그리스도의 재림과 휴거, 그리고 환란 등이 곧 닥칠것이라는 예언들이 책으로 출간되기도 했었습니다. 처음에는 너무나 허황된 내용이라 믿으려 하지 않았지만 주변에 그걸 믿고 있는 친구들과 자주 교제하면서 어느새 저의 마음 한 구석에도 그것에 대한 믿음이 생겨나기 시작하더군요. 그리고 곧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까지 이르게 되었었답니다. 그 때 그러한 상황들을 올바르게 바라볼 수 있게 해 준 계기들이 있었죠. 그것은 좋은 책들과의 만남이었습니다. 세계가 근대화 되면서 서구의 문화가 다른문화와 충돌을 일으키던 시기와 세계대전으로 많은 사람들이 처참한 고통 속에서 죽어가는 현실에서 참된 신앙에 대해서 고민하던 신학자들의 깊은 고민과 반성이 담긴 글들이었죠. 그리고 위선으로 가득 차있던 우리 나라 교회의 현실을 고민하던 어느 지식인들의 글도 있었습니다. 이런 글들이 말세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버릴 수 있도록 도와 주었고 또, 그러한 현상에 대한 올바른 시각을 갖게 해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휴거가 일어날 것이라던 1992년 10월 28일 저는 군인이 되기 위해 훈련소에서 교육을 받던 중이었고, 광신도들의 돌발적인 집단행동을 막으려는 경찰들과 신도들의 작은 마찰 외에는 평화로운 하루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님의 지금의 모습이 저의 학창시절과 참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고등학생이었을 때에는 학교가 싫었고, 장래에 대한 불안으로 많은 스트레스를 견뎌야 했었죠. 저뿐만 아니라 모든 친구들이 그랬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주 사소한 일탈행위에서도 짜릿한 쾌감을 느끼기도 했었답니다. 귀신을 불러내는 의식을 행하거나, 야산에 있는 을씨년스러운 허름한 사당에 들어가 용기를 과시하기도 하고, 초능력을 실험하면서 초능력자가 되어 어렵고 답답한 현실을 벗어나고 싶어 했었죠(^_^) 하지만 이런 것들은 잠시 잠깐의 일탈이었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저 재미있는 추억일 뿐이지요. 인간이 험란한 자연 앞에서 인간의 나약한 현실에 좌절하지 않고 그 현실을 계속해서 개선하고 발전시켜 올 수 있도록 했던 힘, 그 힘이 바로 이성과 과학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현실을 직시하며 용기와 신념을 갖고 성실하게, 그리고 조금씩 조금씩 자신의 미래를 만들어 가야하지 않을까요? 아차, 제 소개를 깜박했네요, 저는 Main Page 에 보이는 강건일 박사님께서 쓰신 '강박사의 초과학 산책'의 표지디자인을 했던 Korea Skeptics의 회원입니다. 재미있는 학창시절 만들어 가십시오. <이끼>   [이 게시물은 kopsa님에 의해 2007-12-08 22:23:47 공지사항에서 이동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