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토론

Re 2: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한의학이 '기술'로서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글쓴이 : 황수빈     날짜 : 01-10-27 04:03     조회 : 3750     바쁘신 중에도 자세히 설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강박사님의 말씀데로 한의학은 전문가 입장에서는 과학이 아닐 것입니다. 그럼에도 한의학이 과학이라고 생각해왔던 것은, 특히 한국의 경우, 대학에 한의학과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뭔가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것이 있을 것이라고 어림짐작을 한 탓입니다. 그러나 일반인들의 지식수준이 높아져서 한의학이 과학이 아니란 것을 알게되어도, 한의학은 '기술'로서의 가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리사나 아로마세러피스트 정도, 혹은 그 이상의 비중과 역할은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비만을 치료하는데 약으로도 치료할 수 있지만, 대개는 식사를 조절함으로도 고칠수 있습니다. 정서적인 안정을 취하는데 약을 먹는 대신 좋은 향기로 도움을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더우기 환자로서는 병을 고치는 데에 과학보다는 효능이 우선입니다. 키니네가 말라리아에 왜 좋은지 모르는 환자라도, 키니네를 먹고 목숨을 구할 수 있다면 과학은 없어도 그만입니다. 동의보감의 처방이 비과학적이라도 병을 고칠 수 있다면 환자는 과학보다는 결과에 더 관심을 갖습니다. 여기서 저로서는 단 한가지 큰 의문이 있습니다. 한의학이 비과학적이라서 과학적인 서양의학보다 '더' 위험한 것인가? 비아그라를 먹고 심장마비로 죽고, 타이레놀을 먹다가 간장질환에 걸리고, 아스피린먹고 위에 구멍이 나고... 그런데 한약 먹고 큰일났다는 것은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덕분에 저는 한약이 부작용이 적다는 선입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물론 타이레놀, 아스피린을 저는 지금도 매주 한 두알 씩은 먹고 있습니다만... (설마 내가...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약과 식품의 경계는 인위적인 것입니다. 조물주가 만들 때 '당근은 식품이고, 인삼은 약이다' 라고 정한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아시겠지만 일본에서는 인삼을 고려당근이라고 합니다) 위험하기로 따지면 복어가 인삼보다는 백배는 더 위험할 것입니다. 그래서 자격증을 가진 조리사가 조리하고(그럼에도 먹고 죽는 사람이 해마다 있고), 인삼 역시 '꼭 약이니까 과학적이어야 한다' 라기보다는, 그러한 '특별한 식품'을 다룰줄 아는 전문가, 즉 한의사가 사용함으로써 어느 정도는 극단적인 위험을 피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지금까지 큰 문제가 없었다는 것은 과학은 아닐 지라도 그 의미와 결과에서 페이즈원리서치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비전문가인 제 피부로 느껴지는 한의학은 그렇게 위험한 것이 아닌데, 왜 전문가이신 강박사님께선 그 위험을 강조하시는 것일까요? 더우기 현실은 서양의학/약학이 주가 되고, 한의학이 그 빈틈을 보완하는 곁가지 정도에 불과한데, 왜 걱정을 하시는 걸까요?   [이 게시물은 kopsa님에 의해 2007-12-08 22:21:02 공지사항에서 이동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