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매사팰콘님의 글을 읽다보면 너무 기발하고 재치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열치열이란 말도 쉽게 일상적으로 쓰는 말이지만 그 의미를 곰곰히 생각해 본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배우기로도 우리가 늘 사용하는 말 속에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 이데올로기적인 것이 내포되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서부터 실천을 시작하고자하는 문화운동가들도 있죠.
가까운 예를 들어 우리 말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우리 민족이 지니고 있었던 문화가 어떤 것인지를 알 수 있게 해 주는 말들이 있습니다. '신바람'이라는 말이나 '야단법석'이라는 말을 보면 우리 민족이 지녔던 문화적 배경 속에는 토속신앙이나 불교의 영향이 있었음을 알 수 있죠. 오랜 옛날에는 바람을 신성하게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런 예는 옛 문헌들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것들이고, 지금도 영화나 드라마 같은 것을 보면 귀신이나 어떤 영의 출현에 대한 전조로 바람이 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신바람'이란 바로 흥에 겨운 정도가 신이 내린 모습과 같다는 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야단법석'은 들판에 단을 세워 설법을 하는 자리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당시 불교의 포교 방식이기도 했고 우리 민족이 갖고 있는 민중불교의 한 단면을 보여주기도 하는 말이죠. 그 말이 생겨나던 옛날에는 지금처럼 스님들이 설법을 할 때 점잖은 모습이 아니라 사람들을 모아 흥겹게 노래를 부르기도 하면서 불교의 가르침을 전했다고 합니다. 지금과는 달리 큰 오락거리가 없었던 당시에는 이런 \\\\\\\\\\\\\\\\\\\\\\\\\\\\\\\\\\\\\\\\\\\\\\\\\\\\\\\\\\\\\\\\ '이열치열'이라는 말의 기원은 잘 모릅니다. 하지만 제가 알고 있는 것을 바탕으로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한의학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많지 않지만 음양오행사상이 그 배경을 이루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사상은 만물은 바로 음과 양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의 몸도 음과 양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죠. 몸에 음한 것이 있으면 그것과 대응하여 항상 양한 것이 있다고 보는 것이죠. 바로 이런 전제를 갖고 한의학의 치료가 시작된다고 알고 있습니다. 더운 기후에 의해서 우리 몸의 바깥 부분이 더워진 경우 우리가 차가운 음식을 먹으면 음양의 이치에 의해서 내부는 차가운 기운이, 외부는 계속 더운 기운이 생기게 되고, 그래서 사람은 오히려 더 더위를 먹는다는 것이죠.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냉면은 실제 겨울에 즐겨먹는 음식이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한의학에서 주장하는 몸과 신체가 작동하는 원리에 대해서 의학이나 과학적으로 반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 것이 과학적인 설득력이 없다는 점에 대해서는 말할 수 있습니다. 한의학이 전제하고 있는 음양오행사상이라는 것은 과학적인 전제가 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하나의 세계관입니다. 세상을 그렇게 바라보고자 하는 믿음인 것이죠. 옳지 못한 전제는 역시 옳지 않은 결론을 이끌게 됩니다. 물론 음양오행사상을 부정할 수 있는 근거도 저는 갖고 있지 못합니다. 역시 어느 누구도 마찬가지로 그것을 객관적인 사실로서 증명할 수도 없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다른 한편으로는 이런 부분에서 대체의학의 문제성을 말할 수 있다고 봅니다. 과학이나 의학은 객관적인 재현이 가능한 인과관계를 중시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과학적인 사실을 전제로 새로운 이론이나 세계에 대한 모델이 제시되었을 때 비로소 그것이 과학적인 설득력을 갖는 것입니다만, 이런 점이 대체의학이나 신과학에서는 빠져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과도한 주장은 우리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 것이겠죠. 결국 '이열치열'이라는 말은 그 진위여부를 떠나 우리 민족이 과거에 어떠한 문화적 배경을 갖고 있었는가를 보여주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원하다'는 말도 곰곰히 따져보면 그 맥락에 따라 사실은 영어의 Cool하다는 의미말고 후련하다는 의미를 지닙니다. 역시 후련하다는 말의 의미를 보면 '마음에 맺혔던 일이나 답답하던 것이 풀려서 시원스럽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더군요. 그러고 보면 '시원하다', '후련하다', \\\\\\\\\\\\\\\\\\\\\\\\\\\\\\\\\\\\\\\\\\\\\\\\\\\\\\\\\\\\\\\\\\\\\\\\\\\\\\\\\\\\\\\\\\\\\\\\\\\\\\\\\\\\\\\\\\\\\\\\\\\\\\\\\\\\\\\\\\\\\\\\\\\\\\\\\\\\\\\\\\\\\\\\\\\\\\\\\\ 늦게까지 가깝게 모시고 있는 선배들과 음주를 했더니 제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암튼 여기까지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부족하고 틀린점에 대해서는 꼭 답변글을 올려주세요
<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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