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토론

Re 1: 참고-강박사의 초과학 산책   글쓴이 : 강선석     날짜 : 01-11-03 19:11     조회 : 3727     강건일 박사님의 「초과학산책」은 미신(迷信)에 대한 이야기로부터 시작됩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 과학비평이라는 관점을 떠나서 어떠한 감동같은 것을 느낄 수 있었죠. 그것을 통해 박사님이라는 한 개인의 삶을 엿볼 수 있었고, 어떤 존경심같은 것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대목을 살펴 보면, "필자도 거역할 수 없는 인연과 운명을 믿는다. 카를 융의 지혜와 지금도 인연과 운명에 과학성을 부여하려는 학자들의 노력을 유심히 본다." 책의 첫번째 장은 '미신, 마술, 초정상'이라는 제목으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 미신은 '인간의 본성적 마음'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아래의 대목에서 박사님의 이런입장에 대한 설명이 있더군요. "그리고 지금도 누구나 행운을 기대한다고 해서 나쁘다고 볼 수 없다. 행운의 돌을 목에 걸든, 가슴에 품고 지내든, 부적이라고 해서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 없다. 불운에 처한 자식을 위해 정한 물을 떠놓고 손을 모아 기도하는 어머니의 입에서 어떤 귀신의 이름이 나오든 그것이 무슨 문제란 말인가. 아침마다 신문의 토정비결에서 자기 띠를 가려 읽고 행운에 안도하고 길조심, 사람 조심을 다짐한들, 어떨 것인가." 하지만 다음 글에서 이러한 미신에는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시고 계십니다. 이 곳에는 몇 가지 재미있는 사례를 통해 그런 점이 설명되어 있는데요, 때로는 미신에 의해서 아둔한 행동을 하고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문헌을 직접 참고하십시오) 거칠게나마 박사님의 글을 요약하자면, 기족들과 자신의 안녕이나 복을 바라는 마음 같은 것은 모든 사람들이 갖고 있는 바램으로서 당연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바램들이 부조리한 맹신에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죠. 그러한 맹신들은 작게는 개개인들의 불행과 크게는 사회적 혼란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1992년 10월 28일 예수의 재림을 예언했던 다미선교회의 예를 보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잘못된 믿음에 미혹되어 곤란한 처지에 처하게 되고 인생을 허비하지 않았습니까? 바로 과학과 이성의 힘이 우리의 이런 미망(迷妄)을 계몽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미신과 종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그건 저도 잘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인간이 인지할 수없는 어떤 거대한 힘에 대한 믿음과 그것에 대한 의존이라는 관점에서 보자면 근본적으로는 비슷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홍정수라는 신학자가 쓴 글에서 종교의 기원에 대한 재미있는 비유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 이야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한 우물이 있었는데, 그 곳에는 개구리들이 살고 있었답니다. 개구리들은 우물 외에는 다른 세상의 존재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없었죠. 그런데 어느날 한 개구리가 우물의 조그만한 틈새로 들어오는 빛을 발견하게 되고 우물밖의 또 다른 세상에 대한 확신을 갖게되었답니다. 그래서 그 개구리는 우물밖의 세상에 대해서 다른 개구리들에게 이야기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어쩌면 개구리 사회에서 큰 충격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많은 개구리들은 그 개구리들을 정신이 나갔다고 무시했지만 점점 그 개구리의 말에 어떠한 믿음을 갖는 개구리들이 나타니기 시작했고 그 개구리들은 우물밖의 세상을 믿고, 그 세상을 준비하는 무리를 형성하게 되죠. 그 신학자는 바로 이와 같은 과정에 의해서 인간의 종교도 생겨났을 것이다라고 말하더군요. 우리가 알 수 없는 것, 볼 수 없는 존재들에 대한 믿음, 이런 것이 종교가 아닌가 생각합니다.미신도 그런 점에서 종교와 비슷하기도 하지만, 흔히 미신이라고 취급되는 어떠한 믿음들을 보면, 개인적인 욕망에서 비롯되는 복을 구하는 것에 치중하고 있는 반면, 종교라는 것은 더욱 큰 세계관을 내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종교는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 의해서 다듬어지고 발전하면서 공공성이라는 성격을 갖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밀교 같은 것은 이런 의미에서 공공성을 갖고 있지 못하죠) 이러한 공공성에서 부터 종교적 윤리 의식이라는 것을 형성하게 되는 것 같구요. 종교와 미신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점에서 저는 미신을 특정 대상에 대한 정의가 아니라 어떠한 태도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종교라고 공인된 것에서도 미신적인 요소들이 많다고 볼 수 있겠죠(사실이 그렇만) 때론 이런 저런 종교에서 포교를 위해서 외치는 구호들이 설득력이 없는 것들이 많습니다. 거의 협박아니면 판타지 처럼들리기도 하죠(^.^) 이렇게 미신과 종교에 대한 의견을 미흡하나마 보텝니다. 좀더 좋은 의견들이 많이 올라왔으면 좋겠습니다. 미신(迷信)-마음이 무엇에 끌려 잘못 믿거나 아무런 과학적 근거도 없는 것을 종교적 신앙처럼 맹신하는 일(그랜드 국어사전/금성출판사/1992). 여기서 '미'는 '미혹하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한자입니다. 그외에 열중하여 빠지다, 헤메게 하다, 남의 마음을 미혹하게 하다. 길을 잃거나 갈피를 잡지 못해 헤매는 일 등의 의미가 있습니다. <이끼>   [이 게시물은 kopsa님에 의해 2007-12-08 22:20:20 공지사항에서 이동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