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이 명시하고 있는 바와 처벌기준이 얼마나 범죄예방의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법은 이런 논의나 민주적인 과정을 통해 합리적로 결정된 공리를 위한 것이어야 된다고 생각하구요.
마약과 마약범죄조직에 대해서, 그리고 이런 것들에 얼마나 철저하게 우리 정부가 대처하고 있는가에 대한 상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언급하기에는 힘들지만 다른 예를 들어서 제 의견을 개진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얼마전 한국에서는 대표적인 몇몇 사창가(매춘이 벌어지는 장소)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이강자라는 여성 경찰서장의 활약이 드러나기도 했구요. 이강자 서장은 비록 여성이지만(이 말에 성차별적인 의미는 없음을 밝힙니다) 많은 협박과 회유에도 불구하고 거리의 여성들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사람입니다. 실제 TV 토크쇼에서 인터뷰하는 모습에서 경찰서장으로서 본분을 다하려는 사명감과 한 가정의 어머니라는 인간적인 모습을 동시에 보여 주면서 제 개인적으로는 적지않은 감동을 받았었죠. 무엇보다도 이강자 서장의 사회적인 설득력은 몸소 현장(사창가)에 직접 뛰어 들어 매춘여성들의 현실을 직접 보고 느낌으로써 그들의 실존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실감하고 있다는 점일 것입니다.
매매춘의 현장에서 가장 절실하게 그리고 실질적으로 그 현실을 파악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강자 서장은 우리 나라에서의 매매춘을 합법화하고 양성화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아마도 현재 우리 나라에서의 매매춘의 문제는 강력한 통제만으로는 해결이 어렵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강력한 통제는 역설적으로 가장 음성적인 범죄활동을 조장하기도 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런 음성적인 범죄현장에서 많은 여성들의 인권이 무시되고 있다고 합니다. 생존을 위해 그곳에 뛰어들 수밖에 없었던 여성들의 마지막 생존권 조차도 보장받지 못하는 이유는 이것이 음성적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대로 방치하는 것보다는 합법화하고 양성화해서 그들의 인권과 생존권을 지켜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법이라는 것은 준수되기 위해서 제정된 것이지만, 반드시 민주적인 절차과정을 통해 수립된 것이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여러 가지 사회참여의 방법을 통해 옳바른 법제정을 위한 과정에 참여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은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또는 국민으로서 법을 준수하는 일보다도 더 근본적인 권리요 의무인 것이죠.
법을 집행하는 것은 눈을 가린 법의 여신상처럼 냉정하고 공평하게 해야 되는 것이죠. 그러나 법의 그러한 성격상 법이 윤리적인 가치까지 담보하지는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범법자라고 해서 패륜자로 혹은 악인으로 몰아가는 사회적인 부조리에 맞서서 딴지를 걸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4.19, 5.18 ..... 과거에는 폭도들에 의한 폭동 혹은 반란자들의 반란으로 치부되던 사건들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사건들을 민주화를 위한 투쟁으로 다시 고쳐부르고 있습니다. 그당시 폭도들로 총칼앞에 쓰러져간 사람들은 민주화를 위해 희생된 영령들로 추모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그들에게 총칼을 들이댈 수 있었던 명분은 국가의 안보와 질서유지라는 것이었죠. 이때 법은 공리를 위한 질서로서의 도구가 아니라 폭압을 위한 도구로서 사용되는 것이죠.
마약사범들은 처벌을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이런 당연한 질서에도 합리적인 이성으로 무장한 냉담한 마음으로 들여다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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