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학/철학
초심리학/잠재능력
UFO/신물리학
오컬티즘/미스터리

과학적, 비과학적 의학
동서양 대체의학

창조론/과학적 사실성
창조론/철학과 정치

스켑틱스/기타 주제
KOPSA 박물관

 

대중매체 모니터링
질문과 답

토론방법
토론사례

연구회원 게시판
연구위원 게시판

 

토론방법
   
  성급한 일반화의 정당화 문제, 한상율 원장의 히포크라테스
  글쓴이 : kopsa     날짜 : 02-07-23 10:51     조회 : 6017    
성급한 일반화의 정당화 문제, 한상율 원장의 히포크라테스   

한빛내과 한상율 원장과 전남의대 최영교수와 관련하여 이들이 논리 오류를 정당화하려는 문제를 우선 두 차례 분석하여 게시합니다. 앞서 최교수의 "대한민국 기자들이 글쓰는 법"이라는 제목이 "성급한 일반화"라고 했는데 이와 관련하여 이번에 적습니다. 다음에는 최교수가 "정황적 논증 오류"를 합리화한 문제를 분석하려고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겸사해서 히포크라테스를 공부해 보았습니다. 

1. 대한민국의 기자들의 "선정적인 제목 뽑기"를 흉내내다? 

최교수의 홈페이지에서 "[또 다른 언론비평]흉내내기-대한민국 기자들이 글쓰는 법"이라는 제목의 글을 발견했습니다. 한원장의 "흉내내기-대한민국 기자들이 글쓰는 법"이라는 글을 최교수가 자신의 홈페이지에 이렇게 옮겨 실은 것입니다. 한원장이 최교수의 글 제목을 따서 무엇을 적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도대체 이들이 무엇 때문에 이런 제목을 붙이는 것인지, 최영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 글의 제목은 아주 잘못된 것이며 절대 붙여서는 안될 제목입니다. 한 명의 기자가 벌인 도용사건을 가지고, 마치 대한민국의 전체 기자가 이런 것처럼 부풀려서 매도하는 식의 제목은 논리적으로도 잘못된 것(지나친 일반화의 오류라고 합니다)이며, 도덕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합니다. 이 잘못된 제목을 고의적으로 뽑은 데 대한 변명을 늘여 놓는 것으로 글을 맺겠습니다. 대한민국의 기자들이 애용하는 "선정적인 제목 뽑기"를 흉매내 본 것뿐입니다. (이 글에 대한 언론인들의 반론은 환영합니다. 리플을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최교수는 "한 명의 기자가 벌인 도용사건을 가지고" "대한민국 기자들이 글쓰는 법"이라는 제목을 붙이고 그것이 "지나친 일반화의 오류"인 것은 알지만 "대한민국의 기자들이 애용하는 '선정적인 제목 뽑기'를 흉내내 본 것"이라고 했습니다. 잘못된 것을 흉내내는 것이 어떤 것인지 "소아정신심리" 전공인 최교수가 잘 알 것이지만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데 이런 제목을 붙이는지 한원장의 글로 살펴봅니다. 

2. 히포크라테스의 말 추적(1) 

"흉내내기 - 대한민국 기자들이 글쓰는 법"이라고 제목을 붙인 한빛내과 한상율 원장의 주제는 "잘 먹고 잘 사는 법, 텔레비전 프로그램" 입니다.  약사가 지은 책이 모체가 됐다고 하여 한원장의 홈페이지에는 "약사 바로알기" "돌팔이"라는 글이 게시돼 있는데 한원장, 최교수 모두 화답하며 이번에는 "대한민국 기자들이 글쓰는 법"이라고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들은 "약사"가 "대한민국 기자"가 누구이며 무엇인지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듯합니다. 여하튼 한원장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히포크라테스를 소개하고 있는 등 히포크라테스에 관심이 많기 때문인지 그 잘먹고 잘 사는 법이 방영된 무렵을 전후하여 히포크라테스가 한 말이라고 인용되는 부분을 유심히 본 모양입니다. 

"음식으로 못 고치는 병은 약으로도 못 고친다."
"음식으로 못 고치는 병은 의사도 못 고친다."
"음식물로 의사를 삼아라."

그 결과 영어로 된 외국의 홈페이지에서 '음식으로 환자를 치료할 수 있으면 약은 약탕기에 그대로 두어라'고 말한 부분을 찾을 수 있었을뿐 확인하지 못했다며 아래와 같이 적었습니다. 그리고는 "이것이 사실전달을 제일로 여긴다는 대한민국 기자들의 글쓰는 방법입니다"라고 했는데, 그 이상한 제목이 이래서 나왔습니다. 

"어쨌든 제가 다섯 사람과 연락하면서 알게 된 것은 다섯 사람 중 한 사람은 아예 그 말의 진위 여부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이 그냥 다른 사람들에게 퍼뜨렸고 나머지 네 기자들은 기사를 쓰기 전에 말의 진위를 확인하지 않고 옮겼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 내용이 잘못된 것이라는 저의 지적에 대해 한명은 여전히 진위를 따질 이유가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고 세명은 그것은 내 책임이 아니라는 듯한 태도를 취하고 있고 단 한명만이 진위 여부를 확인하고 잘못된 것이 있으면 바로잡겠다고 합니다."

3. 히포크라테스의 말 추적(2)

최영 교수 홈페이지의 글은 한원장이 처음 올린 글(2002-2-25)이며 한원장은 그후(2002-4-20) 히포크라테스에 관한 부분만을 정리했습니다. 그는 "정말로 히포크라테스가 그렇게 말했을까요?"라고 하며 "이 질문에 대해서는 히포크라테스가 살아 돌아온다고 해도 정확하게 대답할 수 없을 것입니다"라고 합니다. 그 이유는 "정확히 답하려면 히포크라테스가 태어난 직후부터 사망할 때까지의 말을 모두(잠꼬대까지 포함해서) 기록한 것이 있어야만 가능할 것입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세상 사람들이 흔히 사용하는 기준을 사용한다면 히포크라테스는 그렇게 말한 적이 없습니다"라고 합니다. 그가 말하는 기준은 '히포크라테스 전집'인데 한글로 번역된 '의학이야기(1998 히포크라테스 지음 윤임중 옮김 서해문집 간행)'에도 그런 말은 없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인터넷에서 검색할 수 있는 17권(히포크라테스 전집은 70여권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서해문집에서 펴낸 '의학이야기'는 그 중 10권을 번역한 것입니다.) 어디에서도 그 글을 찾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기타 찾아보아도 그런 말은 없다고 합니다. 한원장은 그 동안 히포크라테스가 말했다는 부분이 광고류의 것이었는데 이번에 중앙 일간지 등에 기사 형식으로 실렸기 때문에 문제가 크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 기사를 쓴 기자에게 직접 물어보았더니 믿을만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더라는 것을 밝히는 것이 바로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입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동의보감 류의 "유명한 사람의 말이라고 하면 그것이 모두 사실이라고 받아들이는"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4. 히포크레테스가 무슨 말을 했을까? 

한상율 원장은 "음식으로 못 고치는 병은 약으로도 못 고친다" 등을 히포크라테스의 잠꼬대까지 기록한 것이 없으면 알 수 없다고 했으나 소위 '히포크라테스 전집'에 정확히 이렇게 표현된 것이 있는지는 아직은 모른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히포크라테스 전집 70여권"을 전부 확인해 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아이같은 논의보다 실제 중요한 것은 위의 말이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음식의 중요성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까?  히포크라테스가 유사한 말을 한 적은 없는지, 1분도 안되어 인터넷에서 히포크라테스의 말을 찾아내었습니다. 히포크라테스의 말이 틀림없어 보입니다.

"Let your food be your medicine, and your medicine be your food." Hippocrates
(음식을 약으로 삼고 약을 음식으로 삼아라. 히포크라테스)

첫 부분은 "음식이 약이다"라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약을 음식으로 삼아라"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할까요? 당시의 약은 약초(herb, 병에 좋다는 식물, 동물, 광물 근원) 입니다. 대부분 음식과 구별되지 않는 것이지만 특별한 것이라고 해도 매일 식사 때 음식처럼 먹으라고 한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면 음식이 되겠지요. 여하튼 한의학에도 "식약동원(食藥同源): 음식과 약의 근원이 같다"이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5. 히포크라테스의 말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히포크라데스(c.460-c.370 BC)의 70여개 논문 자체가 이질적 그룹에 의해 저작됐다고 합니다. 어느 하나도 히포크라테스의 저작이 아니라고도 하고 그 중에 몇 개는 히포크라테스의 직접 저작이라는 의견도 있는 듯 합니다. 대체로 히포크라테스의 저작이라는 것이 코스의 히포크라테스 학파의 저작물이라고 말합니다.

한상율 원장은 "음식물로 의사를 삼아라"라는 말이 히포크라테스의 말인지를 확인하지 않고 기자들이 썼다고 했지만, 히포크라테스 선서가 히포크라테스의 직접 말입니까? 아니라고 합니다. 그런데 히포크라테스의 말인 것처럼 외우는 의사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음식을 약으로 삼고 약을 음식으로 삼아라"라고 히포크라테스 전집에 나와 있다면 기자들의 말이 틀렸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더욱이 의사, 의사 하지만 당시 의사가 따로 있었습니까? 누구건, 주술사를 포함하여 병을 고친다는 사람이 있었을 뿐입니다.

한원장의 학술적인 면은 배울만하다고 생각되지만 그것이 "대한민국기자가 글쓰는 법"이라는 목적이라면 문제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런 논리 오류의 제목은 어떤 경우건 정당화되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기 싫은 말을 하면, 한원장이나 최교수가 이런 의식을 가졌기 때문에 "(돌팔이) 약사 바로 알기"를 문제라고 보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게 강건일씨 입니다"라는 식의 비방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강박사의 말에 귀기울이지 않은 것입니다. 다음은 최교수의 정황적 논리 오류를 합리화한 문제를 분석하고자 합니다. (*)

.............................
[사회비평] "퀴네에" 벗기기
성명: 최영
Re 1: [또다른 언론비평]흉내내기-대한민국 기자들이 글쓰는 법 
흉내내기 - 대한민국 기자들이 글쓰는 법
한상율

'잘 먹고 잘 사는 법'이라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방영된 무렵을 전후하여 몇몇 신문에 '음식으로 못 고치는 병은 약으로도 못 고친다고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가 말했다'거나 '음식으로 못 고치는 병은 의사도 못 고친다고 히포크라테스가 말했다'는 글이 실렸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히포크라테스는 그런 말을 남긴 적이 없기 때문에 어떤 근거로 그런 글을 썼는지 궁금하여 글을 쓴 기자들에게 연락을 취해보았습니다.

A 기자

어떤 산부인과 의사가 쓴 음식으로 영재를 기른다는 식의 책자를 소개하는 '건강혁명 음식으로 이룬다'는 제목의 글에서 '음식으로 고치지 못하는 병은 약으로도 고치지 못한다...(는) 히포크라테스의 명언'이라 적었습니다. ' '의 부분은 책의 저자가 보내준 책 소개문에 들어있는 것을 그대로 옮겨썼다고 합니다.

책을 낸 분의 홈페이지에 글을 남기고 email을 보냈지만 아직 답장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B 기자

'잘 먹고 잘 사는 법'이라는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잘 먹어야 잘 산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음식으로 못 고치는 병은 약으로도 못 고친다라는 히포크라테스의 말'이라고 썼습니다. '잘 먹고 잘 사는 법'이라는 프로그램을 제작한 PD가 보내준 자료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옮겼다고 합니다. 자세한 것을 알고 싶으면 그 PD에게 연락해보라고 합니다.

C 기자

어떤 약사에 대한 인터뷰 기사를 쓰면서 '그리스 의학자 히포크라테스는 음식으로 고치지 못하는 병은 의사도 고치지 못한다고 했는데'라고 썼습니다. 그 약사가 쓴 책에 있는 내용을 옮겼다고 하고 책을 쓴 약사에게 확인하니 '대학교에서 수업시간에 그렇게 들었다'고 들었다 합니다.

히포크라테스가 정말 그렇게 말했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신문사의 자료를 찾았으나 찾지 못하였고 외부에서 자료를 찾는 중이라고 합니다. 자료를 확인하면 꼭 알려주기로 하였습니다.

D 기자

'잘 먹고 잘 사는 법'이라는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음식의 건강방정식 과학·실증적 풀이'라는 기사에서 기사를 쓰면서2천5백년 전 의성(醫聖) 히포크라테스는 음식으로 못 고치는 병은 약으로도 못 고친다고 했다'고 썼습니다. 프로그램을 만든 PD가 믿을만한 책에 그렇게 쓰여있다고 해서 썼다고 하면서 자료를 더 찾아보겠다고 하더니 (자료를 더 찾아본 것 같지는 않고) 결국 PD에게 연락해보라고 연락처를 가르쳐 줬습니다.

프로그램을 만든 PD에게 연락했더니 '그런 내용이 방송되어 기분이 나쁘냐?'고 물으시더군요. 기분 때문에 연락한 것이 아니라 사실을 확인하기 위하여 연락했다고 했더니 email을 보냈는데 '이 말의 원류를 추적해 과연 히포크레테스가 이 말을 했는가 안했는가는 저한테 그다지 중요한 이슈가 아니(라면서) 그 말은 각종 학자, 의사 타이틀을 가지고 전문가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책에 인용한 말이고 이 말의 진위를 따지기 전에 상식적으로도 상당히 신뢰가 가는 말'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인터넷에서 검색한 몇몇 글을 보내주셨는데 그중 일부를 인용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2천3백여년전 현대의학의 시조인 히포크라테스가 "음식물을 의사로 삼으시오. 음식물로 고치지 못하는 병은 의사도 고치지 못하오."라고 한 말은(김영문 약학박사 선린대 교수 한동대 객원교수)

- 나는 현대의학을 창시한 히포크라테스의 건강진리에 따라 건강지도를 합니다. 히포크라테스는 현대의학을 창시하였기 때문에 전세계의 의학박사님들의 왕초 스승이십니다. 음식물을 당신의 의사 또는 약으로 삼으시오. 음식물로 고치지 못하는 병은 의사도 고치지 못하오.(안현필 * 아시죠? 예전에 영어참고서 쓴 사람 그 뒤로는 무슨 건강법을 설파하고 다녔습니다.)

- 의학의 거성 히포크라테스는 음식만으로도 만병을 고칠수 있다고 말했다.(한국섭생연구원장 * 이름은 나와있지 않고 전화번호만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조사한 바로는 인터넷에서 검색할 수 있는 글 중에서 의학와 의료의 역사를 전공한 사람(의사학자라고 합니다)이 쓴 글에 위의 '음식만으로 만병을 고칠 수 있다', '음식물로 고치지 못하는 병은 의사도 고치지 못한다', '음식물로 의사를 삼아라', '음식으로 못 고치는 병은 약으로도 못 고친다'등을 언급한 부분은 하나도 없습니다.

영어로된 외국의 홈페이지를 검색해도 그와 비슷한 내용은 없습니다. 단지 '음식으로 환자를 치료할 수 있으면 약은 약탕기에 그대로 두어라'고 말한 부분은 여러 건강식품 홈페이지에서 찾을 수 있고 의사가 쓴 글도 하나 찾을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제가 알기로 히포크라테스의 저작에 대한 유일한 한글번역서인 '의학이야기(1998 히포크라테스 지음 윤임중 옮김 도서출판 서해문집)'을 샅샅이 훑어보아도 그런 내용은 없습니다. 그리고 제가 가지고 있는 영문판 히포크라테스 저작물에서도 그런 내용은 찾을 수가 없습니다.

어쨌든 제가 다섯 사람과 연락하면서 알게 된 것은 다섯 사람 중 한 사람은 아예 그 말의 진위 여부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이 그냥 다른 사람들에게 퍼뜨렸고 나머지 네 기자들은 기사를 쓰기 전에 말의 진위를 확인하지 않고 옮겼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 내용이 잘못된 것이라는 저의 지적에 대해 한명은 여전히 진위를 따질 이유가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고 세명은 그것은 내 책임이 아니라는 듯한 태도를 취하고 있고 단 한명만이 진위 여부를 확인하고 잘못된 것이 있으면 바로잡겠다고 합니다.

이것이 사실 전달을 제일로 여긴다는 대한민국 기자들의 글쓰는 방법입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의 제목 '흉내내기 - 대한민국 기자들이 글쓰는 법'은 어떤 의사의 글 제목을 표절한 것임을 밝힙니다.

그 글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저도 그 글을 그대로 베껴 쓰면서 글을 맺습니다.

'실제로 이 글의 제목은 아주 잘못된 것이며 절대 붙여서는 안될 제목입니다. 한명의 기자가 벌인 도용사건을 가지고, 마치 대한민국의 전체 기자가 이런 것처럼 부풀려서 매도하는 식의 제목은 논리적으로도 잘못된 것(지나친 일반화의 오류라고 합니다)이며, 도덕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합니다. 이 잘못된 제목을 고의적으로 뽑은 데 대한 변명을 늘여놓는 것으로 글을 맺겠습니다. 대한민국의 기자들이 애용하는 "선정적인 제목뽑기"를 흉매내본 것 뿐입니다. (이 글에 대한 언론인들의 반론은 환영합니다. 리플을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
Name    한상율
Subject    음식으로 못 고치는 병은 약으로도 못 고친다.
 
2002년 1월 이후에 몇몇 신문에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가 '음식으로 고치지 못하는 병은 약으로도 고치지 못한다' 또는 '음식으로 고치지 못하는 병은 의사도 고치지 못한다'고 말했다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인터넷을 뒤져봐도 그와 비슷한 글이 있습니다.

정말로 히포크라테스가 그렇게 말했을까요?

이 질문에 대해서는 히포크라테스가 살아 돌아온다고 해도 정확하게 대답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고 말하기는 더욱 어려울 것입니다. 사람의 기억력이란 한계가 있어서 스스로 한 말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으니까요. 그런 질문에 대해서는 정확히 답하려면 히포크라테스가 태어난 직후부터 사망할 때까지의 말을 모두(잠꼬대까지 포함해서) 기록한 것이 있어야만 가능할 것입니다.

그렇게 엄밀한 기준을 적용하지 않고 세상 사람들이 흔히 사용하는 기준을 사용한다면 히포크라테스는 그렇게 말한 적이 없습니다.

우리가 옛 사람의 언행을 말할 때에는 그 사람이 쓴 책이나 주변 사람들이 기록한 내용을 근거로 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공자의 말을 인용할 때에는 논어 등을, 예수의 말을 인용할 때에는 성서를, 세종임금의 말을 인용할 때에는 세종실록을 인용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런 책에는 전혀 언급되지 않고 '소설 논어'나 '예수의 사생활' 또는 '궁중 비화'와 같은 책에만 적혀있는 내용을 근거로 어떤 말을 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상식에 어긋나는 일
입니다.

그러면 의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그리스 의사 히포크라테스의 말은 무엇을 근거로 인용하는 것일까요? 히포크라테스의 말은 '히포크라테스 전집'이라는 책에 있는 것을 근거로 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이 히포크라테스 전집에는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로 널리 알려진 내용도 포함되어 있고 의학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알고 있는 체액설도 설명되어 있으며 질병과 기후 또는 풍토의 관계에 대하여 자세히 나와 있고 환자를 치료할 때 음식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함이 강조되어 있습니다.

히포크라테스 전집의 한글 번역판은 찾기 어려운데 제가 알고 있는 것은 '의학이야기(1998 히포크라테스 지음 윤임중 옮김 서해문집 간행)'가 유일합니다. '의학이야기'는 히포크라테스 전집을 모두 번역한 것이 아니고 일부만 번역한 것이지만 그 책에는 '음식으로 고치지 못하는 병은 약으로도 고치지 못한다' 또는 '음식으로 고치지 못하는 병은 의사도 고치지 못한다'는 내용은 없습니다.

외국어로 된 히포크라테스 전집을 찾아보았지만 (원래 히포크라테스 전집은 그리스어로 썼고 수 많은 언어로 번역되었지만 다른 언어를 읽을 수 없으므로 영문판을 찾아볼 수 밖에 없습니다.) 인터넷에서 검색할 수 있는 17권(히포크라테스 전집은 70여권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서해문집에서 펴낸 '의학이야기'는 그 중 10권을 번역한 것입니다.) 어디에서도 그 글을 찾을 수 없습니다.

히포크라테스 전집에서 찾을 수 없으면 다음으로 믿을만한 것은 누구일까요? 아마 의학과 의료의 역사(의사학이라고 합니다. 영어로는 history of medicine이죠.)에 관심을 가지고 히포크라테스 전집을 읽었을 가능성이 큰 관련 전문가들의 글일 것입니다. (히포크라테스를 검색어로 검색엔진에서 검색하면 나오는 이름 중에 황상익, 권복규 등이 의사학을 전공하는 의사학자입니다.) '의학의 역사'에 대하여 다룬(히포크라테스에 대해서만 저술한 것은 없습니다.) 의사학자들의 책이나 인터넷에서 검색되는 문서에는 '음식으로 고치지 못하는 병은 약으로도 고치지 못한다' 또는 '음식으로 고치지 못하는 병은 의사도 고치지 못한다' 같은 내용은 없습니다.

영문 검색엔진에서 히포크라테스를 검색어로 검색해도 그런 내용이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영문 사이트에서 검색되는 문서에는 '음식으로 환자를 치료할 수 있으면 약은 사용하지 말아라' 정도의 뜻일 'Leave your drugs in the chemist's pot if you can cure the patient with food.'이 있습니다. (이 내용 역시 글을 쓰기 전부터 찾고 있지만 이 글을 마지막으로 고치는 지금까지 찾지 못하였습니다) 의학에 대하여 가장 방대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는 미국립도서관의 Medline을 검색해도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찾기 힘든 말이 어떻게 유력한 매체에 다섯 군데나(경향신문, 신동아, 주간조선, 중앙일보, 한국일보) 실렸는지 궁금해졌습니다. 기사를 쓴 기자 다섯 명에게 연락하니 한명은 건강관련 서적을 쓴 의사(의사학자가 아닌 산부인과 의사)가 건네준 (책을 소개하는) 글에 있는 것을 옮겨적었다 합니다. 다른 한명은 취재대상이었던 약사가 쓴 책에서 옮겨왔는데 그 약사는 대학에 다닐 때 강의 들은 기억을 근거로 그런 내용을 썼다고 말했다 합니다. 또 다른 한명은 어떤 의사가 쓴 신문기사를 보고 썼다고 하는데 어떤 기사인지는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다른 두명의 기자는 방송사 PD의 말을 듣고 그런 기사를 썼다고 합니다.

기자들에게 그런 말을 전했다는 방송사 PD에게 문의하니 음식에 관한 책에 아주 흔한 말인데 '과연 히포크라테스가 이 말을 했는가 안했는가는 그다지 중요한 이슈가 아니'고 '진위를 따지기 전에 상식적으로도 상당히 신뢰가 가는 말'이라고 하면서 인터넷에서 검색할 수 있는 몇가지 문서 셋을 보냈습니다. 그 글을 쓴 사람을 살펴보니 각각 약사, 건강법 창안자, 섭생연구원 원장이었습니다. 그 방송국 PD의 상식이라는 것이 어떤 수준의 것인지 알 수 있겠더군요.

사실 우리나라의 검색엔진에서 찾아보면 히포크라테스가 '음식으로 고치지 못하는 병은 약으로도 고치지 못한다' 또는 '음식으로 고치지 못하는 병은 의사도 고치지 못한다'고 말했다는 내용은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내용이 실린 곳은 대부분 - 주로 건강식품 판매와 관련된 - 상업적인 목적으로 만든 곳이고 나머지는 독자적인 건강법을 내세우는 곳이 대부분입니다. 그런 곳에 실린 내용은 - 히포크라테스에 관한 것 뿐 아니라 어떤 것이나
- 사실을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들에게 물으면 아마 (어떤 방송국의 PD처럼) 그것이 사실인지에는 관심도 없지만, 그 말은 이미 널리 알려진 말이며 상식적으로도 믿을만한 내용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게다가 신문에도 났던 '사실'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이제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를 밝혀야 겠습니다.

히포크라테스가 '음식으로 고치지 못하는 병은 약으로도 고치지 못한다' 또는 '음식으로 고치지 못하는 병은 의사도 고치지 못한다'고 말했다는 글은 이전에도 종종 있었습니다. 그런 글이 실린 곳은 대부분 광고매체나 사업적인 홈페이지, 또는 건강관련 서적이었기 때문에 그리 영향력이 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처음으로 - 제가 알기로는 지난 10년 동안 그런 내용이 실린 적이 없습니다 - 중앙 일간지와 주간지에, 그것도 기사 형식으로 실렸습니다.

사람들은 이제 "히포크라테스가 '음식으로 고치지 못하는 병은 약으로도 고치지 못한다' 또는 '음식으로 고치지 못하는 병은 의사도 고치지 못한다'고 말했다"고 "신문에 났다"고 말할 것입니다. 그 글을 쓴 기자가 아무런 근거가 없이 확인도 하지 않고서 그런 글을 썼다는 것은 알지도 못하면서 말입니다.

그 기사를 쓴 기자에게 직접 물어보았더니 믿을만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더라는 것을 밝히는 것이 바로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입니다.

마지막으로...

유명한 사람의 말이라고 하면 그것이 모두 사실이라고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건강과 관련해서는 유독 그런 현상이 심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기원전에 쓴 책이나 600년 전에 쓴 책에 실려있는 사실이 모두 사실이라고 믿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에서는 동의보감에 나와있는 내용이라고만 말하면 무조건 믿는 사람도 있습니다.

히포크라테스는 2500년전의 의사입니다. 그가 휼륭한 의사라는 데는 누구나 동의합니다. 그렇다고 그가 2500년 전에 말한 것이 모두 사실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합리적 사고가 아닌 맹목적인 추종입니다.

처음 올린 날; 2002-2-25
마지막 고친 날 : 2002-4-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