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사례

[창조론, 진화론] 하얀눈과 알로하의 다툼을 보고   글쓴이 : kopsa     날짜 : 00-05-30 11:24     조회 : 4173     [창조론, 진화론] 하얀눈과 알로하의 다툼을 보고   하얀눈(창조론 지지자)과 알로하(진화론 지지자)가 통신상에서 다투고 있습니다. 심한 욕설이 오고갑니다. 조금 살펴보니 모란(Laurence Moran)이라는 사람이 쓴 "진화는 사실이며 이론이다(Evolution is a Fact and a Theory)"라는 글에 하얀눈이 이의를 단 데서 시작됩니다.      1. "진화는 사실이며 이론이다"   학자가 아닌 것처럼 보이는 모란은 예를 들어 굴드(Stephen J. Gould)의 말을 다음과 같이 인용했습니다. 번역에 미진한 부분이 있어 보이지만 이렇게 돼 있습니다.    "진화는 분명 이론이다. 또한 진화는 사실(fact)이다. 그리고 fact (사실)과 이론은 전혀 다른 것이다. ... fact는 그 세계의 자료이다. 이론은 사실을 설명하고 해석하기 위한 체계적인 아이디어이다...아인슈타인의 중력 이론이 뉴톤의 이론을 교체했었어도 사과는 그들이 공기 중에 스스로 결과가 어떨까 생각하며 매달려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사람은 유인원을 닮은 조상에서 진화되어 나온 것은 다윈이 메카니즘을 설명하건 아니면 다른 어떤 아직 발견되지 않은 기작에 의한 것이건 상관이 없다.... 다윈은 ...진화의 사실을 확립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진화에 대한 이론 -자연선택설-을 통해서 진화를 설명하려는 것이었다."   이때 굴드가 말한 "사실"이 전체적으로 예를 들어 "인간이 원숭이로부터 진화된 것"을 사실이라고 말하려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다른 말로 하여 진화론이라는 이론이 메커니즘 상 다윈론에서 굴드의 단속평형설을 포함한 신다윈론으로 정교화되고 수정되었고, 또 무슨 다른 메커니즘이 나올지 모르지만 "진화한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라는 의미라고 봅니다.      2. "진화는 사실이 아니라 이론일 뿐이다"   굴드가 말한 다윈의 중요한 업적은 "틀림없이 진화된다"는 "진화"를 확립했을 뿐만 아니라 "진화론의 메커니즘인 자연선택"을 제시했다는 것입니다. 굴드도 그렇게 말했지만 "진화를 사실이라고 믿지 않는 한 진화론이란 나올 수 없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어째서 "진화는 틀림없는 사실이다"와 "메커니즘을 포함한 진화론"을  구분하려고 했을까요? 이렇게 된 것은 "진화는 사실이 아니라 이론일 뿐이다(Evolution is Mere Theory-Not fact)"라는 창조론자의 진화론 공격 논리와 맞물려 있다고 봅니다.   이때 "사실"은 "확립된 진리(established truth)"라는 의미입니다. 어떤 과학이론도 "확립된 진리"라고 말할 수 없기 때문에 "진화는 사실이 아니라 이론일 뿐이다"라는 창조론자의 전략은 그런대로 의미가 있습니다. 아마도 이때 이들은 "단지 이론일 뿐이다"를 증거하기 위해 "이론의 가변성"을 강조합니다. 자연선택의 커다란 구도 안에 포함되건 어떻든 굴드의 단속평형설은 이론의 변화로 보입니다.   아마도 창조론, 진화론 논쟁에 깊숙히 개입된 굴드로서 이런 창조론자의 공격을 의식하고 진화론에서 "진화된다는 틀림없는 사실"과 "진화의 메커니즘"을 구분해서 메커니즘이야 수정될 수 있지만 진화는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강조한 것 같습니다. 여러 과학적 증거를 대었겠지요. 그러나 그 증거에 입각하여 그것은 "사실이라고 믿는다"라는 개인적 견해라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논쟁을 객관적인 입장에서 바라보면 석연치 않은 점이 있습니다. 어떤 과학이론도 "확립된 진리"라고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창조론자도 종교와는 다른 이런 과학의 속성을 이해해야 할뿐더러 과학자도 마찬가지로  자료수집, 일반화, 가설, 이론에 이르는 과학적 방법의 어떤 단계도 "진리"로 말할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3. 하얀눈과 알로하의 논쟁   하얀눈과 알로하의 논쟁이 어떻게 벌어졌는지 보니, 하얀눈은 "진화는 사실이고 이론이다"라고 한 모란의 글을 보고 "어떻게 가변적 이론을 갖고 사실이라고 하느냐"고 했습니다. 앞서 말한대로 창조론자들이 흔히 하는 말입니다. 그러나 모란 글의 본래 뜻은 이것이 아니었고 "진화가 된다는 것은 사실이나 그 메커니즘에서 가변적이다"라고 한 것입니다.   이를 지적해야 마땅할 것이며 이렇게 되면 "원숭이에서 인간이 되었는지"에 관한 창조론, 진화론의 핵심 논쟁으로 발전할 것이지만, 불행히도 알로하는 다른 식으로 진화론을 옹호하였습니다. 알로하는 "우리는 우리의 어머니가 우리를 낳으셨다는 사실을 '사실'이라고 인정하고 있죠. '임신과 출산' 메커니즘에 대해서 정확히 모른다고 해서 '출산' 자체를 부정하는 찐따는 없어요"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정말로 "원숭이에서 인간이 됐다는 것"이 "어머니가 우리를 낳았다"는 것과 비교될 수 있을까요?  사실상 과학적 방법에서 "어머니가 우리를 낳았다"는 것은 그 첫 단계인 "관찰에 의해 수집한 자료" 보다도 더 확실성을 가진 진술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과학에서 "확립된 진리"는 없습니다.      4.  토론에 인신 비방이 어째서 필요할까   실제 하얀눈, 알로하의 문제는 이것이 아닙니다. 이런 것 그래도 토론 논리에 따라 학술적으로 잘 전개되면 그런 대로 배울 것도 남는 것도 있습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들은 외부에서 보기에 무엇인지조차 분명치 않은 자기 주장을 세우기 위해 인신비방 등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습니다.     하얀눈은 "마치 여기 홈페이지 운영자(주: 김진만을 말함)와 마찬가지...면박주기. 쪽주기. 깔보기. 상대방에게 모멸감을 줘서 토론이나, 대화를 할수 없도록 만들지"라고 말합니다. 그러자 알로하는 대꾸합니다. "하얀눈씨가 면박당하고 쪽팔리고 얕보이는건, 당신의 행위에 대한 반응이에요. 결국 할 말없으면, 욕설 도배나 하는 인간들 많이 봤죠. 특히 창조막가파."   창조론, 진화론 토의에서 이런 식 말이 나올 필요가 있습니까? 이곳 포럼에 누차 적은 김진만이는 그렇다고 치고 강박사는 알로하가 누군지 모릅니다. 그래서 그에게(그녀에게) 다음과 같은 메일을 보냈습니다.    "상대방 주장의 핵심만 찾아 반박할 것이 있으면 학술적으로 간단히 반박하면 됩니다. 그 외 다른 말들 다 불필요합니다. 토론이건 논쟁이건 상대방 얼굴보고 하는 것 아닙니다. 글 내용만 보고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상대 방 얼굴을 욕하며 반박할 필요 없습니다."   그런데 알로하는 강박사의 진심을 모릅니다. 그는(그녀는) 강박사가 보낸 메일을 공개한 다음에 "웃기지도 않습니다. 라고 말하면, 역시 제가 지금 취해 있는 상황이라서일까요?"라고 첫마디를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