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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독교, 유물론, 창조과학, 진화론, 와인버그
  글쓴이 : kopsa     날짜 : 03-08-28 14:29     조회 : 6424    
기독교, 유물론, 창조과학, 진화론, 와인버그

주변 이야기부터 시작할까 합니다. 최근 신문(예 문화일보 2003년 8월27일)에 대구 유니버시아드 보조 경기장에서 북한을 비방 방송한 교회 전도사가 입건됐다는 보도를 읽었습니다. 그곳에서 훈련 중이던 북한 마라톤선수들이 항의한 뒤 연습을 중단한 채 철수했다고 합니다.

1. 한국 교단의 성격

한국 개신교 교단은 크게 보수주의를 표방하는 한기총과 진보 성향의 KNCC두 단체에 속해 있다고 합니다. 개신교의 보수주의란 근본주의, 복음주의에 닿아 있는 용어이기 때문에 한기총이 창조과학을 지지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교단, 교파를 잘 아는 분에게서 한기총과 KNCC의 차이는 정치적 성향의 차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한기총이 보수주의를 지향한다는 것이 성경 해석의 보수가 아니라 정치적 보수 성향이며 이북에 대한 태도와도 연관된다는 말이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는 교파 개개로 보아서는 어느 단체 소속인지로 그 성향을 100% 말하기 어렵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교회 전도사의 이북 비난 방송은 정치적 의미의 보수와도 연관돼 있을 것입니다. 가톨릭은 어떨까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반공을 강조하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파티마 예언 등도 이와 관련돼 있습니다. 오늘 아침 신문에서 읽은 김수환 추기경의 노 대통령 비판도 같은 맥락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2. 기독교, 유물론, 진화론 

그러나 이 정치적 의미의 보수주의라는 것이 실제는 성경 해석과도 관련이 없지는 않다는 생각을 합니다. 기독교계가 공산주의를 싫어하는 이유는 그것이 유물론적 정치제도이기 때문이 아닐까, 유물론이란 그대로 반 기독교주의이기 때문에 이들이 공산주의에 반대한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특히 행동으로 보이는 것이 보수주의 교단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한국창조과학회의 글에도 진화론을 유물론적 공산주의와 연관시킨 것이 있습니다. 사실상 개신교 근본주의자뿐만 아니라 모든 기독교계에서 진화론을 비판하는 핵심이 진화론이 유물론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가톨릭에서 진화론을 일정부분 인정하느니 하는 것도 그저 진화이지 다윈의 진화론은 아닙니다. 이들은 다윈의 진화론을 무신론, 유물론과 관련하여 배척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과학에서 배우는 진화론, 즉 다윈의 진화론은 유물론적인 것임이 당연합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과학은 자연주의적 탐구이며 자연주의의 뿌리는 유물론과 경험론에 있습니다. 초자연주의를 거절하는 자연주의에서 탐구가 유물론적인 것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보면 기독교와 과학은 상반됩니다. 이들 식이라면 성경에 그렇게 적혀 있다면 하늘의 별과 행성의 운동에도 하나님이 개입돼야 합니다. 중세기에는 그래서 갈릴레오 재판이 벌어졌습니다. 그러나 지금 행성의 운동은 너무나 분명하기 때문에 이들도 이를 문제삼지 못합니다.

그러나 과학으로 아직 다 규명하지 못한 우주의 시작, 빅뱅과 같은 경우에 이들은 문제삼습니다. 창조과학에서는 우주의 시작이 빅뱅이라는 것을 거절합니다. 빅뱅 자체로는 과학에서 상당히 규명되었지만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거절합니다. 그리고 말하는 것이 창세기에 적혀 있는 대로  우주, 자연, 인간이 동시에 창조됐다고 합니다. 창조과학회 소속 대학 교수들이 하는 말입니다. .

진화론의 경우 근본주의자뿐만이 아닙니다. 가톨릭에서도 이를 거절해야할 충분한 이유가 있습니다. 인간 생명의 역사를 다루는 진화론이야말로  기독교의 핵심과 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진화론을 과학으로 가르치는 것 자체가 신앙의 핵심을 흔드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앞서 가톨릭에서 다윈의 진화론을 거절한다는 말을 했지만 어떤 유신론적 진화도 다윈의 진화론에 의해 흔들린다는 것이 성경을 이해하는 사람의 분석입니다.

다시 말해서 어떤 기독교든 기독교는 다윈의 진화론을 거절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 유일한 방법이 진화론의 불충분성을 공격하는 것이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최초 생명의 창조, 인간 영혼의 문제, 또한 대진화를 부정하는 것이 이에 속합니다. 어떻게 보면 창조과학만큼 아둔한 전략은 없습니다. 과학으로 자명한 부분까지 들추어 자기 불신을 초래한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3. 기독교, 세속적 인본주의, 와인버그 

세속적 인본주의 선언을 어디엔가 게시한 적이 있습니다. 기독교계에서는 세속적 인본주의를 거세게 공격합니다. 종교를 부정하며, 종교의 폐해를 말하며, 종교가 없이도 과학과 이성의 철학만으로 이 세상을 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는, 기독교에 반대되는 철학적 운동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창조과학회 홈페이지에도 세속적 인본주의를 공격하는 글이 있습니다. 세속적 인본주의는 철학적 자연주의 사상입니다. 창조론자가 진화론을 진화론주의라고 하며 철학적 자연주의와 연관시키려는 것과 관련됐습니다. 진화론도 종교이며 종교 대 종교의 싸움이라고 하는 것이 이것입니다.  그러나 진화론은 과학, 즉 방법론적 자연주의를 바탕으로 나온 것입니다.

그리고 창조론자들이 진화론을 세속적 인본주의와 연관시키는 이유는 아마도 창조론 운동을 비판하는 학자들 중에 세속적 인본주의 반경의 학자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예를 들어 1979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스티븐 와인버그가 그런 학자입니다.

와인버그의 업적은 통일장 이론에 기여했다는 것인데, 구체적으로 전자기력과 약력을 통합하는 전기약력(electroweak force) 이론을 내었습니다.  이 우주가 빅뱅으로 출발하여 중력, 전자기력, 약력, 강력 등이 생긴 과정은 잘 알려져 있으며 와인버그는 또한 '최초 3분'의 저자입니다.

처음 진화론, 창조론 논쟁은 주로 생물학적 문제였을 것입니다. 이 때 와인버그는 창조론자를 공격하는 진화생물학자들이 부러웠다고 합니다. 그러나 점차 논쟁의 주제에 우주론이 포함되자 자신을 포함한 우주론자들이 진화 생물학자와 연대하여 한 몫을 하는데 보람을 느낀다고 했습니다.

4. 와인버그와 종교

다윈도 아인슈타인도 기독교에서 떠난 이유가 특히 창세기의 일들이 사실과 다르다는데서 시작됐습니다. 그리고 모두가 인간의 운명을 결정한다는 인격신을 혐오했습니다. 그러나 일반 신에 관해서 이들은 불가지론자의 입장이었습니다. 아마도 과학적인 사고자인 이들로서 신이 없다고 증명될 수 없는 한 모른다고 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입니다.

와인버그는 이들과는 다르게 공개적으로 기독교의 문제를 비판합니다. 직접 인용은 하지 않고 내용을 소개합니다. 그는 종교가 있건 없건 선한 사람은 선한 일을, 악한 사람은 악한 일을 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선한 사람이 악한 일을 할 때 종교를 따라 그렇게 된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또한 종교는 종교간에 그리고 종교 내에서 사람을 죽인다는 말도 했습니다.

곰곰이 생각하면 이해될 부분이 있습니다. 이념이나 도그마의 무서움을 말해 주는 대목입니다. 기독교의 도덕적 공헌이라고 하는 것도 그렇습니다. 와인버그는 인류의 도덕성 향상이(이 경우 도덕성은 인간 평등 등을 포함한 포괄적인 것입니다) 종교의 영향이 줄고 과학의 영향이 커진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5. 결론

이 글은 기독교를 부정하기 위해 쓴 것이 아닙니다. 기독교가 진화론과 근본적으로 배치된다는 사실과 기독교의, 특히 창조론자의 진화론 공격의 의미를 이해하라는 것이 주된 글의 목적입니다. 그리고 도그마보다는 과학과 이성, 합리성의 가치를 생각해 보라는 뜻도 있습니다. 스켑틱 활동이라는 것이 이와 관련됐기 때문입니다. 그만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