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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암예방학회의 문제, 약성분의 안정성, 동태에 대해
  글쓴이 : kopsa     날짜 : 06-05-26 21:01     조회 : 4331    
대한암예방학회의 문제, 약성분의 안정성, 동태에 대해 

대한암예방학회의 “암을 이기는 한국인의 음식”이라는 시리즈 글에서 우연히 
정안식 교수와 문자영 교수의 글을 발견하고 분석한 결과 약에 대한 과학적 개
념이 부족한 문제가 있다고 했습니다. 약이라는 것이 단순하지 않음을 보여주기
위해 이전에 책에 썼던 내용을 찾아보았는데 더 좋은 내용이 있을 것이지만 “약
성분의 안정성, 동태에 대해”라는 항목 글이 있기에 아래 그대로 복사해 게시합
니다.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읽기 쉽게 번호를 붙여 내용을 나누었습니다.

1. 약초 성분의 안정성   

필자는 1990년대 초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한 생약 전문회사를 방문한 적이 있
다. 그 회사는 규모면에서 국제적 회사로는 비교적 작았으나 생약 추출물과 향료
개발에 독자적인 영역을 유지하고 있었다. 아직도 회사를 설립한 조부의 집을 개
조하여 사무실과 일부 실험실로 이용하고 있는, 유럽공업발전의 일단을 볼 수 있
는 기업체였다.

식물추출 향료와 생약엑스 제조공장은 “현대화와 국제화”를 모토로 제조 및 품
질관리 시설이 현대적 설비로 된 곳이었다. 그곳에서는 생약엑스를 현대약으로
개발하기 위해 성분확인, 약리검색의 현대화를 표방하고 있었고, 추출 실험실에
서는 성분분석을 위한 현대식 기기들을 갖추어 추출효율과 엑스성분의 표준화에
가장 많은 비중을 두고 있었다. 회사의 규모가 작으니만치 약리실험이나 임상시
험은 외부에 용역으로 진행하고 있었다. 이런 노력으로 국내에서 광고되는 생약
제제에 이 회사 원료가 들어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 회사의 가장 인상 깊은 설비는 창고시설로, 냉장 및 냉동시설이 되어 있는 거
대한 창고를 갖추고 있었다. 그리고 냉장창고 안에는 전 세계에서 모아온 생약이
담긴 포대가, 냉동 창고에는 생약엑스를 담은 통들로 채워져 있었다.  이러한 시
설을 하지 않고는 그 안의 성분을 분해시키지 않고 오래 놓아둘 수 없기 때문이
라고 생각된다.
 
2. 약 성분 분해와 결과

화학을 아는 사람은 누구나 인정하듯이 정도에 차이가 있으나 모든 유기물질은
불안정하다. 오래 놓아두면 그 구조가 바뀐다는 것을 의미한다. 약의 경우 그 유
효성분의 구조가 바뀐다는 것은 우선 약효가 없어진다는 것과 같은 뜻이다. 어떤
경우는 독작용이 있는 구조로도 바뀐다. 약효가 없어진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
나 독작용을 나타낼 수 있는지에 관해서도 학자들은 많은 연구를 하고 있다.

필자가 외국에서 공부할 때 옆방에서는 주로 오래된 정제를 갖고 그 성분이 분
해되어 어떠한 구조로 바뀌는지 연구하고 있었는데, 실제 50mg중 1mg이 분해
되었고, 그것이 다섯 개의 성분으로 균등하게 쪼개졌다면 한 개의 분해성분은
0.2mg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하여튼 소량의 분해산물을 얻어 분리, 분석에 의해
구조를 규명하는 연구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분해산물의 구조가 밝혀지면 그것
을 실험실에서 합성하여 동물에 먹여보아 독성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이와 같이 분해란 약효가 없어지는 것이고, 잘못하면 독성을 가져오는 것이나,
화학자들은 분해를 구조의 변화로 보아 약효의 변화를 설명하는데도 이용한다.
약 중에는 사람 몸 안에 들어와 구조가 변해 효과를 나타내는 것도 있으므로, 이
때 어떻게, 어떤 구조로 변하는 지가 관심사이다. 약의 처리과정에서도 분해에
의해 사람에게 유리하게 구조가 변할 수 있으리라 예측되는 희귀한 예가 있는
데 그것이 홍삼이다.
 
홍삼이 약효가 좋다면 일반 삼에 열을 가해 쪘을 때, 그 성분 중에는 화학적으로
구조가 변한 것이 생기고, 그것이 약효에 보탬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홍삼의
약효를 과학적으로 비교한 자료가 없고, 또 인삼의 유효성분의 정체가 명확하지
않으니 전부가 애매하기만하다.  이런 자료가 없이도 옛날 사람의 좋다는 기록을
그대로 믿는 것은 현대과학시대에 인정될 수 없다.

3. 분해를 막기 위해 
 
유기화합물이 분해되는 정도는 온도가 높을수록 커지고, 수분이나 광선에 의해
분해는 촉진된다. 그리고 불순하여 금속과 같은 것이 섞여 있으면 더 잘 분해된
다. 일반적으로 말린 생약이 엑스보다 안정하고 엑스는 물에 녹여놓은 것보다 안
정하다. 이 점에서 한약 재료를 말려 보관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할 것이나 실제
말려 놓을 때까지 얼마나 분해되고 또 보관 중에 얼마나 분해되는지는 측정하지
않고는 모른다.

흔히 분해되는 정도를 색깔의 변화를 보고 알 수 있다고 하나, 색이 변한다는 것
과는 약간만이 관계있고, 그대로 구조가 바뀐다는 의미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
다. 분해되어도 색이 변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색이란 다행히도
분해된 물질의 구조상 특징 때문에 가시부의 광을 그 물질이 흡수할 수 있기 때
문에 사람이 눈으로 볼 수 있다는 의미이고, 구조가 변해도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없는 구조는 얼마든지 있다. 분해되어 색이 변한 아민도 산을 가해 염을 만들면
색이 없어지고 다시 알칼리를 가해 자유아민으로 만들면 색을 띄는 것을 흔히
본다. 이와 같이 눈으로 보는 색이란 분해여부를 단정적으로 말할 것은 못된다.

필자가 제약회사 연구실에 근무하던 20여 년 전만 하여도 약의 분해에 관한 연
구는 중요하게 취급되었다. 이것은 특히 액제 감기약이나 드링크 류에서 강조되
었으나 정제의 경우도 제조과정 중에, 그리고 시장에 나갔을 때 심하게 분해되는
경우가 많았다.  제조과정 중에 분해되는 경우는 과립을 말리는 조건을 섭씨 80
도에서 50도로 낮춘다든지 하는 공정을 수정하여 가능토록 했으며, 액제의 경우
에는 가능한 방법과 동시에 갈색용기를 사용하여 광분해를 막는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분해는 항상 원료가 불순할 경우 심했으므로 순도가 높은 원료를 사용토
록 했다.

이와 같이 분해를 막는 조처를 하더라도 모든 약은 오랜 기간 놔두면 분해된다.
약성분이 분해되면 약효를 보장하지 못하므로 소위 유효기간을 설정하여 유효기
간이 지난 것은 폐기하도록 한다. 양약에서 이런 세심한 주의를 하는 분해를 한
약에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는 문제를 심각히 생각하는 사람은 없는 것같이
보인다. 아무리 말려 보관한다 하여도 분해될 것이 분명한데도 말이다.

4. 한약을 달이는 문제

더욱이 한약 탕제는 전부가 추출용매로 물을 사용한다. 그리고 가열 조건은 직화
이다. 예전 선조들은 물이 유일한 추출용매였고 끓이도록 가열하는 것이 유일한
편리한 방법이었겠으나 물, 끓임은 가장 가혹한 분해 방법이다. 솔직히 말해 필
자는 약탕기 속의 까만 액을 보면 죽어있는 약성분을 연상한다. 우리 주위의 어
떤 약이고 이런 기혹한 조건에서 성한 것은 거의 없다. 식물로 말하자면 가지가
잘리고 잎이 떨어져 나간 것이다. 우리 주위의 약 중에는 이런 조건에서 완전분
해되는 것이 많고, 적어도 몇 십 %는 죽어버리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비싼 한약 속에 죽고 남아있는 일부의 유효성분을 먹고 있는지
모른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것을 실험적으로 밝혀 분해되지 않는 조건에서 최
대한 약효성분을 추출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한약의 과학화에 시급한 과
제이다. 그러나 이것은 유효성분이 무엇인지 알지 않고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다
시 이야기는 유효성분의 분리, 구조규명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돌아간다. 그런데
놀랍게도 한의약서를 보면 식물의 잎을 태워 먹는다는 처방까지 있고, 이것을 기
록대로 옳은 것으로 믿는 사람이 있으니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태우면 한약은
다 죽어버린다는 것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5. 성분의 흡수
 
약탕기 속에 분해되지 않고 살아남은 유효성분이 있다고 할 때 그 다음에 생각
할 것은 이 중 얼마만큼이 핏속으로 흡수될지 하는 것이다. 사람 몸 안에서 약효
를 나타내는 것은 흡수되어 핏속으로 들어온 것으로, 핏속 약은 혈액순환 과정에
서 필요 약작용부위로 이송되어 작용을 나타낸다.

양약인 경우 어떤 것은 100% 흡수되나 그렇지 않은 것도 많다. 그리고 흡수되
는 정도는 물에 녹인 형태로 먹었을 경우와 정제로 또는 가루로 먹었을 때가 다
르다. 우리가 인삼을 탕제로 먹었을 경우와 그대로 씹어 먹는 경우는 흡수정도가
다른 것이다. 똑 같은 양의 성분을 넣고 정제를 만들었을 경우도 만든 차이에 따
라 흡수되는 정도가 다르다. 또한 흡수되는 정도는 공복에 먹었는지, 식후에 먹
었는지에 따라 다르다.

약성분은 구조에 따라 전혀 흡수되지 않으므로 주사제로 투여하여야 하는 경우
가 많다. 주사로 약을 투여 받는 것은 불편하므로 같은 효과를 내면서 먹어 효과
가 있도록 약을 만드는 연구도 많이 진행되고 있다. 이 때 약성분은 그 자체 약
효가 없으나 흡수가 잘되도록 하여 사람몸 안에서 분해되어 약효를 나타내는 성
분으로 구조가 변하도록 하는, 소위 전구약물 디자인이 중요하다.

그러나 한약은 전부 먹어 효과가 있다고 보는 것이나, 어느 성분이 얼마나 흡수
되는 지 거의 자료가 없다. 인삼의 경우 면역증강효과를 내는 성분, 당뇨병 치료
효과를 가진 성분, 정신작용을 개선하는 성분 등이 각각 얼마나 흡수되는지 자료
가 없다. 그 성분의 정체를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과학적 자료를 만들어 낼 수
없는 것이다.  화학적 정체를 안다면 앞에 말한 전구약물 개념으로 디자인하여
한 첩을 먹고도 5첩을 먹은 것과 같은 효과를 가진 약을 만들 수 있는데 이것이
불가능한 것이다.
 
6. 성분의 대사, 결론 

다음에 생각할 것은 일단 흡수된 약성분의 동태에 관한 것이다. 인체는 방어메커
니즘이 있어 어떤 이방물질이건 몸 안에 들어오면 빨리 몸 밖으로 내보내려고 
한다. 몸 안의 여러 효소들이 맹렬히 약을 공격하여 그 구조를 바꾸어 되도록이
면 물에 잘 녹게 하여 지방층에 축적되지 않고 배설되도록 하는 것이다.  약성분
의 구조에 따라 지방층에 축적하는 능력이 다를 뿐 아니라 효소의 공격을 잘 받
는 것도 있고 그렇지 않는 것도 있다.
 
약의 문제는 체내에서 빨리 나가기 때문에 생기기도 하나 독성이 큰 물질인 경
우 오래 머물러 문제가 되기도 한다. 독성, 부작용이 없이 원하는 시간동안 작용
을 나타내도록 하기 위해서는 이런 약의 동태를 알고 적절한 용량, 용법을 정해
야 하는데 한약의 경우 전혀 자료가 없다. 옛사람의 조잡한 경험만 믿는 것이 얼
마나 우매한 일인지 알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유효성분의 분리, 안정성, 흡수, 분포, 대사, 배설에 관한 과학적 연
구를 기초로 설정된 용량, 용법에 따라 약을 사용하는 것은 현대 약의 기본개념
으로, 옛사람의 검증되지 않은 경험을 그대로 믿는 한약과는 다른 것이다. 그리
고 인삼의 유효성분을 정확히 안다면 그 구조를 바꾸어 좀 더 약효가 크고 부작
용이 적은 약을 만들 수 있다. 또한 약효구조를 그대로 두고도 더 흡수가 잘되
고, 원하는 기간 동안 체내에 남아있는 약도 설계할 수 있다. 이런 과학적 약들
이야 말로 약효가 보장된 산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