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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톨릭의 구마(驅魔 엑소시즘) 의식이 의미하는 것
  글쓴이 : kopsa     날짜 : 01-09-11 13:43     조회 : 16404    
가톨릭의 구마(驅魔 엑소시즘) 의식이 의미하는 것

조선일보(2001년 9월 8일, 테레사 수녀와 엑소시즘 기도)에 의하면 "인도에
서 빈민구제활동을 벌여 ‘전세계 빈민들의 어머니’로 불리던 테레사 수
녀가 97년 선종하기 몇 달 전 심장질환으로 입원해 있던 병원에서 악령을
내쫓는 ‘구마(exorcism)’ 의식을 받은 적이 있다고, AP가 6일 인도 콜카
타 대주교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고 합니다.

1. 테레사 수녀와 구마 기도

'엑소시즘'을 악마(대체로 evil, devil, Satan 모두를 악마로 표기했습니다)를
내쫓는다는 '구마'(驅魔)라고 했는데, 한글 번역으로 무난할 것 같습니다.
테레사 수녀가 구마 의식을 받은 이유는, "앙리 드수자(D’Souza) 대주교
는 '테레사 수녀가 의학적 원인을 찾을 수 없는 불면증에 시달렸기 때문에
악마의 공격을 받고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며 '교회의 이름으로 악
령을 쫓는 기도(exorcism prayer)를 행하겠다고 제안하자, 그분도 흔쾌히
수락했다'고 말했다"라는 대목에 나타나 있습니다.

테레사 수녀가 악마가 들은 것은 아니었지만 성인도 인간적인 면을 갖고
있어 악마의 공격을 받기 때문에 이로 인한 것으로 추정되는 '의학적 원인
을 찾을 수 없는 불면증'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 구마 의식을 행한 것이
라고 합니다. 그 결과는 "구마 의식을 실행했던 로사리오 스트로스치오
(Rosario Stroscio) 신부는 '특별 기도를 시작하기 직전 그 분이 당황하면
서 이상한 행동을 보였다'며 '아마도 사탄이 그를 괴롭히고 있었던 것으로
생각되며, 기도가 끝나자 평정을 되찾았다'고 말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이를 보면 가톨릭이 악마의 존재를 믿고 악마의 공격을 받거나 악마가 들
었을 경우 인간 행동의 변화로 나타난다고 보는 것이 틀림없습니다. 기사
에 의하면 "가톨릭 교회 역사에서는 수백명의 성인이 비슷한 경험을 했
다”고 합니다. 또한 "종교 전문가들은 '가톨릭 교회의 구마 의식은 모든
생리적·신체적 설명이 불가능하고 행동에 극적인 변화가 있을 때에만 극
히 드물게 허용되는 일'이라고 말했다고 AP는 전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2. 가톨릭과 구마 의식

1999년 1월 26일 CNN에 의하면 가톨릭은 1614년이래 처음으로 구마 의식
에 대한 새로운 규정(지침)을 마련했다고 합니다. 차츰 설명하겠지만 과학
과 부합되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그러나 악마를 보는 시각에는 변
화가 없습니다. 가톨릭에서는 "악마의 존재는 원하는 대로 취사선택 할 수
있는 의견이 아니며 악마의 존재에 대한 믿음은 가톨릭 신앙의 하나의 교
의(敎義)이다"라고 합니다.

이때 가톨릭에서는 "악마란 인간을 기만하여 금전, 권력, 육체적 욕망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믿게 하고 인간을 어리석게 만들어 하나님이 필요
없고 거만하도록 만든다"고 말합니다. 다시 말해서 악마는 가톨릭 신앙에
서 요지부동의 것입니다. 

누구나 아는 것이지만 가톨릭에서는 주교에 의해 인정받은 신부가 구마 의
식을 행합니다. 1999년 채택한 새로운 구마 지침에서 가톨릭은 의식을 행
하는 신부(exorcist)가 "구마 의식을 행할지 영적 전문가와 상의한 후에 그
리고 적절하다고 생각되면 의학과 정신병리학의 전문가와 상의한 후에 신
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규정했다고 합니다. 

이는 악마 들음과 일반 질병, 특히 정신적 질병을 구별해야 한다는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악마 들음은 일반 정신적 질병과 어떻
게 다른 것일까요? 새로운 규정에서는 알려지지 않은 말(unknown
languages), 즉 방언을 하는 것과 연령과 신체에 걸맞지 않는 육체적 힘을
나타내는 것, 두 가지를 악마 들음의 특징적 증세라고 말합니다. 

새로운 규정에는 구마 의식 절차도 규정돼 있습니다. 자세한 절차 해설은
생략하고 절차상 새 규정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만을 말합니다
(Actual formula largely unchanged). 새로운 규정은 84 쪽의 라틴어 책으
로 돼 있는데 "악마는 라틴어를 이해하기 때문에" 다른 언어가 필요 없이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악마가 라틴어를 알기 때문에 예를 들어
"악마야 물러가라"는 말을 이해한다는 대목은 신기해 보입니다.   

가톨릭은 악마가 들은 사례가 "그리 많지 않고 희귀하다"라고 말합니다.
그렇지만 이  세계에서 "악마가 활동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로 봅니다. 예
를 들어 1987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독일을 방문중에 한 말이 있습니
다. 그는 나치 유대인 학살을 포함한 제2차 대전의 공포가 악마가 실제 활
동하고 있는 증거라고 했습니다. 교황자신도 고통으로 신음하는 한 여성을
위해 1982년 구마 의식을 행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3. 가톨릭의 신앙주의 배척

가톨릭에서는 분명 악마의 존재를 인정하고 악마가 들어 행동적 이상이 나
타난다고 봅니다. 이는 의학에서 말하는 정신적 질병 등과는 다르다고 봅
니다. 다시 말해서 의학에서는 정신적 병을 뇌 신경전달물질의 이상으로
해석하는데 악마 들음은 이와는 다르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가톨릭의
절차에 따른 구마 의식에 의해서만 해결할 수 있다고 봅니다.

앞서 말했으나 구마 의식에 대한 가톨릭의 새로운 규정은 과학을 가미하려
는 뜻에서 나온 것입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신앙주의(fideism)을 배
척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신앙주의란 종교적 진리가 이성이 아니
라 믿음에 의해서만 파악된다는 믿음입니다. 과학과는 별개라는 말입니다.
그러나 교황은 이성과 과학적 탐구가 가톨릭 교리에 대한 믿음을 방해하기
보다는 지원한다고 말합니다.

이와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것이 우리 나라에서 최근 김수환 전 주기경이
`사이언스북 스타트 국민운동' 상임대표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세
계일보(2001/08/17 16:40)에 의하면 6월 23일 서울지역 국민운동 선포식이
있었는데 이는 "자라나는 미래 과학도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 주기 위해
과학기술자가 학생들과 자매결연을 하고 과학도서를 보내는 운동이다"라고
합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가톨릭이 과학과 화해를 할 것인지는 다른 문제입니다.
CSICOP 회장 폴 커츠(Paul Kurtz)는 "이 화해로 보이는 것에 심각한 의심
을 갖고 있다"라고 하며 "스켑틱스는 교황의 이성과 과학적 탐구에 대한
지지에 동의할지 모르나 이것이 진정으로 교황 자신의 믿음을 지지할 것인
지 의문이 있다"라고 했습니다.

다시 말해서 가톨릭에서는 성경에 맞추어 과학의 전망을 설정하고 있으며
실제 과학이 이를 지지할 지 의문시된다는 말입니다. 이에는 우주와 인간
의 기원 등 큰 문제가 있으며 이에 관해서는 언제 정리해서 게시할 것이지
만 간단히 가톨릭의 구마 의식을 봅시다.

이들이 이성과 과학적 탐구를 지지한다며 바꾼 규정이란 의학적인 소견을
참조하라는 것뿐입니다. 악마와 악마 들음에 의한 행동 이상은 사실이며
구마 의식에 의해서만 정상으로 회복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이것이 진정
으로 과학에 의해 지지를 받을 것인지 의심이 된다는 말입니다. 

4. 종교와 스켑티컬 탐구 

가톨릭의 교리 등 종교적 문제를 과학적인 스켑티컬 탐구의 대상으로 할
수 있겠는지는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부정적으로 보는 스켑틱스도 있으
며 그 한계 설정에 대한 견해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에 대한
CSICOP 회장 폴 커츠의 견해가 '스켑티컬 인콰이어러'(July/August 1999)에
나와 있는데 간단히 살핍니다.

그는 결론적으로 종교적 교리도 스켑티컬 탐구의 대상이 된다고 했습니다.
종교적 진리가 이성이 아니라 믿음에 의해서만 파악된다는 신앙주의자의
경우 이들의 믿음이 과학과 배치되는데도 믿음을 합리화한다면 스켑틱스의
침묵은 잘못됐다고 했습니다. 또한 신앙을 지지할 충분한 증거가 있다고
보는 유신론자가 있습니다. 이때 이들의 주장을 과학을 초월한 종교라고
보아 무시할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사실상 신앙주의자든 부분-증거주의자든 이들은 주장을 하면서도 충분한
증거를 제시하지 않고 그대로 거증책임을 스켑틱스에게 넘겨 버리는 경향
이 있습니다. 이 경우 스켑틱스는 주장자가 입증할 책임이 있다고 분명히
합니다. 그럼에도 스켑틱스는 이들의 주장을 스켑티컬한 탐구의 대상으로
하여야 하며 이때 커츠가 말하는 과학적 스켑티시즘이란 실험적 과학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논리적 분석, 역사적 연구, 기타 합리적 탐구를 의미합
니다. 
 
좀더 세부적으로 말하면 종교는 이미 여러 학문 분야에서 과학적으로 연구
되고 있습니다. 기도, 의식, 종교적 경험, 성직자의 역할 등 모두가 연구의
대상입니다. 학자들은 진화과정에서의 종교의 역할, 종교적 신앙심의 근원, 
신앙심의 신경적 관련성 그리고 남을 위한 기도의 효과도 연구합니다. 성
서에 관한 역사적, 언어학적 연구도 합니다. 실제  노아의 대홍수가 있었는
지 등 연구가 이에 속합니다.

물론 종교에는 여러 기적적인 초정상적 현상에 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가톨릭의 성모상의 눈물, 성모 이미지, 예언, 성혈, 성흔 등등에
서 이를 발견합니다. 그리고 토리노 수의도 있습니다. 이들은 분명 스켑티
컬 연구의 대상이 되며 구마도 예외가 아닙니다. 

5. 구마 의식과 스켑틱스

스켑티컬 인콰이어러(January/February 2001)에 실린 조 니켈(Joe Nickell)
의 구마에 관한 글을 참조하여 스켑틱스의 시각을 정리합니다. 우선 의학
적 영역이 아닌 악마 들음을 어떻게 알아낼 수 있는지가 스켑틱스의 관심
입니다. 이는 분명 과학적인 입장에서 분석이 가능합니다. 니켈은 역사적으
로 악마 들음을 어떻게 보았는지 열거했습니다.

역사적으로 악마 들음은 경이로운 힘, 통증에 대한 무감각, 일시적으로 보
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것, 투시 등 이상 증상과 관련지었습니다. 특이한
증상으로 간질, 편두통, 툴렛 증상(무의미한 말을 되풀이하거나 추악한 말
을 하며 보이는 운동실조증)을 말하기도 했습니다. 정신신경역사학자는 정
신분열과 히스테리를 악마 들음이라고 보았으며 이것이 정신적 병이라는
것이 밝혀진 뒤에 악마에 대한 미신이 감소했다고 말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1999년 바티칸은 악마 들음과 정신병을 혼동하지 말도록 했
으나 정신적 육체적 질병이 아닌 또는 육체적 병인이 아닌 악마 들음이 있
는지는 다른 문제입니다. 이 증거를 가톨릭도 분명히 제시할 수 없을 것입
니다. 단지 악마 들음인 것 같으며 구마에 의해 증상이 회복됐다는 것이
이들의 악마 들음 주장이라고 생각됩니다.

조 니켈은 1991년 ABC 20/20에서 방영한 악마 들린 16세난 소녀의 구마
의식을 지켜 본 경험을 적었습니다.  가족에 의하면 이 소녀는 10가지
별개의 악마가 들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니켈은 그 소녀가 카메라를 몰래
훔쳐보는 것으로 보아 연기를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소녀는 경련 등 악마가 들은 증세를 보였다고 합니다. 물론 이
소녀는 구마 의식 다음에 증세가 호전됐다고 하는데, 실제 그녀는 정신적
문제를 가진 것으로 진단되어 계속 약을 복용했다고 합니다.

가톨릭의 새로운 지침에 의하면 초정상적 힘을 발휘하거나 방언을 하는 것
을 악마 들음의 증거로 받아들입니다. 이 소녀의 경우 방언이라고 하는 것
은 "Sanka dali. Booga, booga."라는 말이었다고 합니다. 이 소녀는 초정상
적인 힘을 발휘했나요? 그녀가 억누르는 신부들에 저항한 것은 사실입니
다. 그래서 신부 중 한 사람은 이렇게 누르지 않았다면 공중에 부양됐을
것이라고도 주장했다고 합니다.

심리학자, 마술사, 그리고 스켑틱스와 함께 모여 이 장면을 비디오로 보던
니켈은 함께 즐거운 목소리로 "그녀를 놔 두라! 그녀를 놔 두라"(Let her
go! Let her go!)라고 소리쳤다고 합니다. 그랬다면 그녀는 정말로 공중에
부양했을까요?

니켈은 노트르담 대학 신학과 주임교수를 역임한 가톨릭 학자 맥브라이언
목사(Rev. Richard McBrien)의 말을 결론으로 적었습니다. 그는 신문
(Philadelphia Daily News) 인터뷰에서 "구마에 대한 보고를 접할 때마다
나는 결코 이를 믿지 않는다"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는 "정신병리
학이라는 학문이 나오기 오래 전 그리고 의학이 발전되기 오래 전, 그러한
때에 (그것을 믿었고) 실제 악마 들음이란 정신적 육체적 질병 형태이다
"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는 구마 의식이 신앙을 조롱거리고 만든다고 본
것입니다. 

6. 기타

우리의 대체의학계에서는 대체의학을 나열하는 가운데 구마 요법을 함께
말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가톨릭 교리를 믿어서인지, 아니면 기도요법 등과
유사하다고 보아 이렇게 하는지는 모를 일입니다. 이 글을 쓰며 참조한 몇
개 문헌은 내용 중에 넣었습니다. 요한 바오로 2세의 신앙주의 배척과 관
련된 분석은 나중 과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