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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식은 몸에 좋은가?
  글쓴이 : kopsa     날짜 : 01-03-27 00:45     조회 : 9770    
생식은 몸에 좋은가?

중앙일보(2000년 12월 13일, 파괴되지 않는 영양… "생식이 좋다")에 그런
기사가 나와 있지만 생식 열풍이 뜨겁다. 그러나 각각 처방이 다르고, 효과
주장이 다르고, 특히 그 안에 주장을 합리화하는 해석 또는 과학적 근거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한 가지로 합리성 여부를 말하기는 어렵다. 이곳에서
는 생식 주장을 과학성, 논리성의 점에서 분석해 본다.

1. 중문대학 전세일 교수의 주장

중앙일보 기사는 "생식의 가장 뚜렷한 효과는 바로 열에 의해 손실되는 비
타민. 미네랄. 효소는 물론 식이섬유의 손실을 크게 줄여 준다는 점"이라고
하며 다음과 같이 전세일 원장의 말을 소개했다. 

"중문의대 대체의학대학원 전세일 원장은  '생식은 특히 엽록소와 곡류에
있는 비타민C. A. E와 우리 몸의 생화학반응을 활성화시키는 효소를 원형
그대로 우리 몸에 전달함으로써 노화를 억제하고 면역력을 높여 준다'고
말한다."
 
위 기사를 분석해 보면, 우선 비타민이 원형 그대로 보존돼 있다고 한다.
비타민은 열을 가하면 상당 부분 파괴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한가지 의문은
있다. 생식이 아니라도 우리는 일상 식사에서 비타민의 하루 필요량을 섭
취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위 기사는 비타민뿐만 아니라 "생화학 반응을 활성화시키는 효소"를 말하
는데, 어떤 근거가 있는지 의문이 있다. 생식 예찬론자는 흔히 식품 속의
효소를 소화와 관련지어 말하기도 한다. 이것이 열에 의해 파괴되면 인체
는 더 많은 효소를 만들어 내야 하므로 에너지를 소비한다는 것이다. 그러
나 실제 소화란 인체 내에서 분비되는 효소가 역할을 하는 것이지 식품의
효소는 아니지 않는가? 

또한 생식예찬론자는 이렇게 하여 앞서 기사에 있는 대로 "노화를 억제하
고 면역력을 높여 준다"고 말한다. 이 표현은 대체의학계에서 흔히 발견하
는 것이다. 장수한다, 얼마나 좋은 것일까? 면역력을 높여 준다, 질병에서
헤어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생식에 의해 이런 환상적으로 보이는
꿈을 달성할 수 있는지, 근거가 필요하다.

2. 과학적인 근거는?

앞의 전세일 교수가 말했다는 대목을 인용한 다음에 기사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또 다른 효과는 생식을 통해 섭취되는 풍부한 섬유질에 있다.  섬유질은
소화를 지연시켜 음식물이 위장에 오래 머물도록 한다. 다시 말해 적게 먹
고도 포만감을 느끼게 만든다는 것.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다이어트를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장운동을 활발하게 해 변비 예방은 물론 대장암과
같은 장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이 대목은 섬유질 드링크 광고 문안과 유사하다. 생식이라면 모두 이런 효
과가 있는 것인지 불명확하나 섬유질의 변비 예방, 대장암 예방은 과학적
인 근거가 있다. 하지만 생식 예찬론자는 이를 과학적인 근거가 없는 자연
요법의 독소론과도 유사하게 말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말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자연요법사는 관장이나 장세척에 의해 독소를 제거하여 암, 동맥 경화 등
만병을 예방 치료할 수 있다고 한다. 변비를 가장 문제되는 것으로 간주한
다. 생식 예찬론자는 이를 다른 식으로 각색하여, 식품을 가열함에 의해 부
산물로 독소가 생긴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생식에 의해, 독소 생성을 막을
뿐만 아니라 그 안의 섬유가 역할을 하여 변비를 예방도 하는 1석 2조의
효과를 강조한다. 

실제 생식의 다이어트 효과는 그 안의 섬유질이 역할을 하기보다는 생식 
처방, 즉 "조금 먹는 것"과 관련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특히 서양에서
생식열풍이 부는 것은 이 때문이다. 생식에 의해서만 변비를 예방하고 또
한 대장암과 같은 암을 예방할 수 있는 것일까? 생식이 아니라도 변비가
문제가 되면 섬유소의 양을 증가하고, 충분한 물을 마시고, 규칙적인 운동
을 한다면 변비 문제는 해결된다. 

물론 과일과 야채를 많이 섭취하면 암의 위험성을 낮출 수 있다. 또 과일
을 많이 섭취하면 심장마비를 낮출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이런 것을 알
기 때문에 우리는 과일과 야채를 많이 섭취하는 것을 권장한다. 그리고 생
식을 하면 더 많이 섭취할 터인즉 건강에 좋다는 것은 사실이다. 또한 생
식 처방 자체가 비만을 억제할 수 있어 좋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곳
에서는 생식예찬론자의 구체적인 주장의 과학성을 살펴보는 것이다.

중앙일보의 기사에는 "과학적인 연구"라는 제목을 달아 연세대 교수들의
연구도 소개했는데, 식품영양과 이종호 교수팀의 연구는 다음과 같다.

"관상동맥경화증과 고혈당 환자 38명을 대상으로 도정하지 않은 곡물 10여
종을 아침식사로 대용토록 했다. 그 결과 섬유소와 비타민 섭취량은 24%
와 50%가 각각 늘었다. 또 혈당과 혈청 인슐린 농도는 8주 후 25% 감소했
으며, 동맥경화를 유발하는 호모시스테인 농도는 30% 정도 감소했다. 반면
혈액응고를 막는 오메가6계 지방산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 환자에게 식사 조절이 필요한 것은 말할 필요가 없다. 당 섭취를
줄이고, 도정하지 않은 (whole-grain) 곡물, 야채, 과일 등을 섭취하여 섬유
소의 양을 증가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이교수가  "도정하지 않은 곡류의
섬유소가 탄수화물 흡수를 방해함으로써 혈당을 조절하고"라고 말한 대로
이런 식사는 당뇨병 환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비타민 섭취의 증가도 당연하다. 이에 관해서는 앞서 말했으나, 열을 가하
는 것이 좋은 경우도 있다는 사실도 알 필요가 있다. 야채를 열을 가할 경
우 흡수될 수 있는 철의 양이 증가한다. 예를 들어 양배추를 열을 가해 조
리했을 경우 흡수 철의 양은 6.7%에서 27%로 증가했다는 연구보고가 있
다.

또한 이 교수의 연구에는 이렇게 하여 "동맥경화를 유발하는 호모시스테인
농도는 30% 정도 감소했다. 반면 혈액응고를 막는 오메가6계 지방산은 크
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적혀 있다. 그는 이 이유를 "파괴되지 않은
필수 아미노산이 성인병 예방에 도움을 준다" 고 말했으나 좀 더 분석할
필요성을 발견한다.

심장마비 또는 뇌졸중과 관련된 위험 요소는 여러 가지다. 성이나 유전적
요소도 있지만 흡연, 고혈압, 당뇨병, 비정상적 콜레스테롤 농도 등 여러
가지다. 또한 위험 요소에는 높은 혈중 호모시스테인의  농도도 들어간다.
호모시스테인의 문제는 비타민 B12의 흡수와 관련된 것이며 비타민 B12
뿐 아니라 엽산과 비타민 B6를 함께 투여함으로써 보정된다. 이 글에 이유
로 나타난 "파괴되지 않은 필수 아미노산"이 어떤 근거에 기초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혈액 응고를 막는 "오메가6"도 있으나 이 지방산이 심혈관계
질병에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지 분명하지 않다. 혈액 응고를 막는 것이 무
조건 좋은 것인지도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 아닌가?

또 연세대의대 심혈관센터 장양수교수팀은 고지혈증 환자 18명에게 12주간
아침 대용으로 현미 씨눈을 복용케 한 결과 "체중은 1.3㎏, 체지방률 1.5%
감소했고,  총콜레스테롤치는 2~5%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했는데,
이것이 진정으로 무슨 의미가 있는 결과인지는 분명치 않다.
 
3. 생식의 문제

같은 중앙일보 기사에는 생식의 문제점도 나와 있다. 씨앗을 날것으로 먹
기 때문에 소화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풀무원기술연구소 연구원의 말을 빌
려  "씨앗은 셀룰로스라는 단단한 껍질에 둘러싸여 있는데 바로 이 섬유소
가 소화를 방해할 뿐 아니라 다른 영양소의 체내 흡수율을 떨어뜨린다"고
말했다. 

또 다른 문제점은 보건산업진흥원 식품산업단 이영환박사가  "대부분의 생
식제품들이 기타 가공식품으로 허가를 받아 잔류농약이나 중금속 오염에
대한 대책이 없다"라고 나와 있다. 이는 실제 생식 예찬론자가 말하는 복
잡한 조리 음식의 조미료, 화학물질 등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과
는 다르다. 

또한 생식은 이를 광고하기 위해 만들어 낸 프로파간다에 의사과학적인 색
채가 있는 문제가 있다. 이들은 가공하지 않은 식품은 생기력이 그대로 보
존된 살아 있는 식품(living food)이라고 말한다. 이 말은 과학과는 거리가
멀다. 그럼에도 심지어 가열하면 식품의 생명력이 줄어든다는 증거로 키를
리안 사진으로 찍어 보여주기도 한다. 

이들은 생명력이 죽는다고 할뿐만 아니라 화학적인 개념으로 이를 감각적
으로 이해시키려고도 한다. 예를 들어 가열하면 "생화학적 구조가 변한다.
자연이 준 식품의 분자가 깨지고 엉망이 된다"라는 식이다. 이들은 소화과
정에서 식품의 성분이 어떻게 분해되는지 모르고 하는 말일까?

이들은 또한 생명수 개념을 잊지 않고 "가열하면 식품속 물의 함량이 줄어
들고 물의 천연 구조가 변한다"라고도 말한다.

생식예찬론자는 이와 같이 생식이 건강에 좋다는 말만으로 그치지 않는다.
이들은 "만성피로, 궤양성 대장염, 또 무엇, 심지어 암 조차도 치료가 됐
다"라고 하며 질병 치료효과도 있음을 강조한다. 그러나 이것은 일화적 증
언일 뿐 과학적인 근거는 없다. 사실상 근거 없는 의학적 주장과 관련하여
이를 좀더 조사해서 분석할 필요성이 있다. 

4. 결론

이상 내용 신문기사와 인터넷 글 몇 개 찾아보고 적은 것입니다. 생식의
장점은 소식(小食)에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요즈음 광우병, 구제역 
등 문제 때문인지 채식을 선호하는 사람도 늘고 있습니다. 이때 전체적으
로 유기 농산물을 사용하면 금상첨화일 것입니다. 유기농산물은 본래 환경
적 측면에서 권장되는 것인데, 상품 자체를 광고하는 수단으로 이용되는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해서 진정으로 상품적 가치를 지닌 유기
농산물이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이 글에 대해 의견이 있으신 분은 언제
고 메일을 주십시오. (강건일 박사)